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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님의 수호자2기-황당한 결혼식(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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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정말 굉장하네!”

“설마 진짜로 할 줄이야.”

푸른 창공아래 천계의 광장에는 많은 신들로 북적거렸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여러 조각상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주변은 수많은 의자가 설치되어 있었다. 신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치안대원들이 입구에 배치되어 있었다. 광장에는 커다란 배리어가 설치되어 있었고, 혹시 모를 적들의 공격이 있을 수 있어서 예비 병력도 조금 배치시켜 놓았다. 물론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곳곳에도 병력을 배치시켜 놓았고, 광장중앙에는 또 다른 배리어가 가동대기 중이었다. 쉐도우가 미리 광장을 빌리는 허가를 받았고 이런 준비들은 치안본부가 한 것이다. 광장으로 들어갈 때 무기나 화학 약품 등 수상한 소지품이 있나 입구에서 검문을 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대단한(?) 일을 버리고 있는가! 그건 바로 파오와 세라피나의 결혼식!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버리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3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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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어떡하냐...”

“아, 진짜 머리 안돌아 가네.”

“무슨 좋은 방법이....”

 천계 최강 중에 4명의 남신들, 케이, 테오, 쉐도우, 가브리엘이 방에 모여 앉아 고뇌에 빠져들었다. 그들 방에 벽에는 ‘파오♡세라피나 결혼기획 회의’ 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붙여 있었다.

하지만 평소에 전투가 아니면 이런 일은 한 번도 없는지라 무슨 아이디어가 나오겠는가? 물론 여신들도 돕는다고 하였지만 테오가 이번일은 남신들만 기획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해 두었기에 다시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좀 뭐했다. 하지만, 이대로 라면 답이 없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사흘, 꾸미고 하는데 하루가 걸려 실질적으로는 이틀 동안 계획을 완벽하게 해두어야 했다.

 사실, 어떤 일을 기획한다는 것은 하루 아치에 되는 일이 아니며 꽤 오랜시간을 두고 해야 했다. 물론 그들도 그 점을 알고 있기에 파오가 신들에게 공포한 일주일 전에 바로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매일매일 모여 술 파티로 보냈는데 그 원인은 쉐도우와 테이크였다.

‘마셔! 자자, 쭉 들이 키고. 그런 거는~ 1시간이면 다 끝난단 말이야~ 이 쉐도우 님이 말이야~.’

‘그럼요~, 자, 여기 대장님도 한잔 하시고~.’

원래 테이크도 같이 시작하긴 했지만 식이 시작되기 4일전 에 밀린 업무를 해야 한다면서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고 없어진 후였다. 할 수 없이 4명이서 밖에 할 수 밖에 없었다. 4일째 밤부터 앉아서 생각하기만 18시간째.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한 가브리엘이 먼저 제안했다.

“으음...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되었나? 우선 자료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도서관에서 책을 한번 찾아보자고. 뭔가 도움이 될게 있겠지.”

 그들은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테오는 들어가자마자 바로 아무책이나 뒤져보았고, 나머지 세 명은 예술, 건축, 조형물 부분을 가각 나눠서 찾아보았다. 그들은 2시간동안이나 찾아보았지만 딱히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얻지 못했다. 케이는 잠시 숨을 돌리며 테오 쪽을 보았는데 그는 벌써 책장들을 다 떠넘기며 가장 안쪽으로 계속계속 들어갔다.

 천계도서관의 책장은 12겹으로 되어있었고, 새로운 책이 추가되면 앞쪽으로 책장이 생겼다. 그러다 공간이 일정범위로 좁아지면 공간을 조절 할수 있지만 건물 자체가 커지지 않는다. 워낙 거대하게 지어서 공간이 넓어진 적은 없다. 도서관 내부는 무한의 아공간으로 그 공간의 넓이는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지금은 책이 많아지면 건물을 또 짓자는 의견 쪽이 더 많아 지고 있어 변해질 예정이다.

 어쨌든 테오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책을 넘겨 가며 책을 뒤로 던지고 책장을 넘기더니 결국 마지막 벽에 이르렀다. 쉐도우는 그런 테오를 보며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이봐, 테오. 그렇게 아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찾으면 찾을 것도 못 찾...”

“찾았다! 모두 이리 와봐!”

 테오는 쉐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환호성을 질렀다. 케이들은 책을 찾는 것을 그만 두고 테오에게 모였다. 테오가 찾은 책은 한권짜리로 굉장히 굵은 책이었다.

 그 책은 굉장히 오래된 책이었다. 보존 술법이 걸려 있어서 새 책과 똑같지만 쓰인 언어가 신어(神語)로 되어 있지 않았다. 또 요즘 책들과는 달리, 자필로 쓰여 있었다. 요즘에도 자필로 쓰인 책이 있긴 하지만 거의 소수에 불과하며 손으로 쓰는 작가들은 거의 다 나이가 많은 신들이었다.

 게다가 출판 날짜가 적혀있지 않았다. 신계도서관에는 출판연도를 넣지 않은 책은 들여 넣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은 범상치 않은 책임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뭐야, 이거 잘못 들어온 책 아니야? 허탕만 쳤네.”

책을 살펴보던 케이가 불평했지만 그와 다르게 쉐도우는 그 책을 흥미롭다는 얼굴로 보고는 모두에게 말을 꺼냈다.

“아니, 이 책은 잘못 들어온 책이 아니야.”

 쉐도우를 뺀 나머지는 무슨 말이냐며 쉐도우를 쳐다보았고, 그는 설명을 계속했다.

“이 신계도서관에 있는 책은 분명히 책의 출판 날짜와 작가의 신분이 분명하게 젹힌 책만을 선별해서 들여놓긴 해.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가 있는 법이지. 이 책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시기의 책이야. 신계와 마계, 명계가 탄생한 시점부터 시간이 정해졌지. 즉 천계들이 탄생하기전인 태초의 시기, 혼돈의 시기라 불리는 시대에 말이야.”

 세 명 모두 쉐도우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확실히 천계이전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지만 그 시대가 어땠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쉐도우는 헛기침을 하고는 설명을 계속했다.

“태초의 시기에 만들어진 책은 당시의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어. 그러니 그 날짜가 적히지 않은 것은 당연해. 흘러가는 시간에 어느 날, 어느 시간 밖에 쓸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 태초시기의 사용된 문자는 지금의 신어의 토대가 됐던 거야. 대충 보면 알 수 없을 것 같지만 금방 해석할 수 있을 거야. 물론 마족의 언어의 기초이기도 하지. 그 예로 신어나 마어를 별로 다른 점이 없잖아? 그리고 원래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보존마법이 걸려서 손상이 안됐지만 이 책은 손상된 부분이 많잖아? 그리고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테오가 찾은 이 삽화의 남자의 얼굴은 지워졌지만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봐봐. 누구랑 닮지 않았어?”

 그들은 그 그림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얼굴은 천계에서 모를 신들이 없는, 초대의 여신 사디야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도 매우 슬퍼하는 표정이었다. 조금이라도 더있다 가는 바로 눈물을 흘릴 듯 한 그런 표정이었다. 그들이 아는 사디야는 절대 이런 표정을 지어본적이 없었다. 아무도 그녀의 이런 표정을 본적이 없었고 그건 쉐도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에서 사디야와 남자가 입고 있는 옷은 그들의 예복이야. 확실히 테오가 잘 찾았는데 내가 보았던 옷들 중에 이 옷을 능가하는 디자인의 옷은 없었어. 이것을 참고로 제작하면 될 것 같아. 아, 그리고 이 책을 계속 넘기다 보면 아마 조각상에 쓸 만한 그림들도 나올 거야.”

테오가 책을 몇 장 넘기자 정말 다른 그림들도 나왔다. 조각상으로 만들기에는 딱 좋은 그림들이었다.

“좋아. 이 정도라면 지금 시작해도 되겠는데? 어라? 근데 쉐도우는 어떻게...”

케이가 쉐도우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쉐도우는 이미 도서관 밖으로 나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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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탄생한 예식장. 광장 중앙에 원형으로 있는 곳에 가운데로 연한 금색과 은색이 바둑판식으로 되어 있는 카펫이 깔려 있었다. 그 양옆으로 조각상들이 가로수를 이루었고 그 옆, 원에는 대부분 의자가 설치되어 있었다. 또, 광장 중앙 원둘레 부분에도 조각상들이 있었다. 그리고 광장 계단과 공중에도 있었다.

 광장계단과 공중에는 동·식물들이 조각 되어 있었는데 천계와 마계에 있던 생물들과 처음 보는 생물들도 있었다. 광장 중앙 원둘레에는 기뻐하는 남녀의 조각상들이 있었는데 마치 축제인 듯이 춤을 추는 모습이었고 각각 표정과 행동들이 달랐는데 신기하게 그 조각상의 모습을 원둘레 방향해보면 춤이 되는데 어느 위치 어느 방향에서 시작해도 전부 하나의 춤이 되었다. 그리고 카펫양옆의 조각상들은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모습들이 하나 같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모든 조각상들이 생동감이 넘치고 당장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았다.

“어머~. 정말 예쁘다.”

“이건 뭐지? 상상의 동물인가?”

 신들의 반응도 좋았다. 보통 예식에선 본 것들을 또 보거나 예술작품이랍시고 자신만의 명 작품을 꺼내는 적도 있었지만 신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구경하던 신들은 광장 단상을 보고는 시선이 고정 됐다.

“저건...”

“멋있다...”

“저런 여신이랑 결혼해봤으면...”

 예식이 진행될 제단 바로 뒤에 커다란 2개의 석상이 있었는데 서로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짓고 있는 남녀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남녀가 이번에 결혼식을 하게 된 세라피나와 파오였다. 그들의 표정은 세상의 행복을 다 얻은, 그런 표정이었다. 게다가 그들의 예복 또한 참신하고 세련되어 보이며 멋있었다. 이 일로 인해 결혼의 환상을 가진 남녀가 늘어나는 소동도 발생했다.

 밖에서는 5시간째 검문이 이어졌다. 이미 식을 진행하기 전부터 의심되는 소지품을 소지하고 오지 말라고 천계전체에 소식을 알렸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들이 걸려들었다. 그런데...

“설마, 이렇게 걸릴 줄은...”

“내가 그랬지? 꼭 해야 했다고.”

“그래... 하지만 이건...”

 지금 광장의 남쪽 입구에는 케이와 파오가 같이 검문했는데 어찌 이상하게 세 명에 한 명꼴로 걸리는 것이다. 북문에는 테이크가 서문에는 쉐도우가 동문에는 가브리엘이 있었다. 원래 북문에 테이크와 케이가 있었지만 북쪽은 신들도 별로 오지도 않고 걸리는 신들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케이가 남문으로 내려오게 된 것은 바로 얼마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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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문에는 이상하게 검문에 걸리는 신들이 많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걸리는 신들 중 절반의 눈빛이 뭔가가 이상했다. 안으로 들어간 신들 중에서도 그런 눈빛을 지닌 자들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무언가를 노리는 그런 눈빛이었다. 걸린 신들은 신상만 적고 다시 돌려보냈는데 기웃거리면서 돌아가는 신들이 많았다. 검문 했던 천계치안본부 대원들은 당연히 이상하게 생각했다, 신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는데 그 뒤로 멀리 떨어지고 외진 곳에 주점가가 있었는데 원래 이 시간에 열지 않은 곳이지만 한곳만이 열려있었고, 모습이 들어나지 않게 얼굴을 가리고 오는 자들이 하나 둘씩 그 주위로 몰려들었고, 그중에 몇 명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모인 무리들은 세 개로 분류되어 정렬하고 있었다.

 주점 안에 들어간 이들은 정확히 열두 명. 그들은 커다란 원형탁자에 앉고나서 하나둘씩 가렸던 얼굴을 들어냈다. 역시 신들이라 다들 미남 미녀였다. 남신 6명, 여신 6명. 먼저 이야기를 꺼낸 이는 붉고 긴 머리의 미녀였다.

“나는 ‘파오 아내후보연합’의 연합주인 레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세라피나친위대’의 대장인가요?”

“그렇소. 내 이름은 마르코, 그리고 내 옆에 계신 분이 바로 ‘화려한 솔로부대’대장이신 폴로님 이십니다.”

“반갑소.”

  연두색머리의 짧은 머리의 남신이 그의 옆에 파란색의 약간 긴머리의 남자를 소개했다. 그리고는 다른 이들도 각각 자기소개를 했다.

 가브리엘 아내후보연합과 세라피나 친위대. 말은 그럴싸하지만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빠돌이와 빠순이 군단이다. 그리고 화려한 솔로부대라 하지만 실제로는 옆구리가 시린 외로운 솔로부대이다. 공원에 연인들을 보고 분노와 부러움을 동시에 느끼는 그들! 그리고 가끔 그런 연인들을 내쫒는 용기(?)를 가진 그들! 그들이 바로 솔로 부대이다. 사실 신들 중에 이런 놈들이 있을 리 없다 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분명 외모는 뛰어나다. 하지만 그들의 가진 성품, 이상한 취미들 뭐 기타 등등이 그들의 매력을 하락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빠돌이와 빠순이들이 솔로부대에 속하지 않은 이유는 언젠가 그들의 옆자리를 자신들의 우상들이 차지해 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한가지. 세라피나와 파오의 결혼식을 막기 위해서다. 우연의 일치지만 이들, 세모임의 공동 목표가 된 것은 굉장히 우연이었다. 먼저 폴로가 11명에게 품에 있던 종이를 나눠 주었다. 총 두 장이었는데, 한 장은 계약서 같았고 한 장은 새한마리가 날개를 활짝 핀 그림이었다. 그는 다 나눠 주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 일을 성공 시키려면 체계적 이여야 합니다. 우선 계약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하루지만 오늘 전체 통솔권을 저에게 주셨으면 합니다. 의견이 분산되면 일을 성사시키기가 어려우니까요. 많이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몇 가지 명령을 해주면 그대로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요.”

“뭐, 이정도 쯤은 괜찮겠지요.”

“동의 하오.”

 마르코와 레이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폴로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계속 이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승낙하셨다는 걸로 알고... 계약서에 다른 사항들은 이미 이곳에 오신 분들 이라면 다 각오하신 것들이라 믿고 먼저 서약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천천히 읽어 보신 후에 결정을 내리십시오. 뭐, 제 생각에는 모두 서약하실 것 같습니다만...”

 폴로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천천히 계약서를 읽어보고 동의하는 듯이 고개를 조금씩 끄덕이고는 이내 서약을 했고, 폴로에게 제출했다. 폴로는 계약서를 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작전에 대해 넘어 가야겠죠? 이번 작전에는 변수가 몇 가지 존재 하는데, 그 것중에 가장 큰 것은  치안본부 대원들입니다. 그들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번 일이 실행되고 안 되고가 결정 됩니다.”

 폴로의 설명을 듣는 이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렇게 모인 이유가 치안본부 대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강력한 무력을 지닌 무장 단체. 잠시 적대관계가 되어야할 그들에게는 큰 산이 아닐 수가 없었다.

“또, 하나의 변수는 광장주위에 있는 강력한 결계입니다. 그 결계가 공격받으면 치안 본부는 물론이고 다른 무장 단체가 우리를 쫒아 올지 모릅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진형부터가 중요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 진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진형의 형태는...”

 폴로는 여러 가지 진형들과 비교를 하고 이번 일에 대한 특성에 관한 것과 진형의 효율성 등 여러 가지를 열변을 토하며 설명했다.

 그는 전투에는 참가한 경험이 없지만 전투에 관해 관심을 가졌고 조금이나마 남들보다 많은 전투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말을 통해 그것이 입증되었다.

“...해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이의나 질문 있으신 분 있습니까?”

 폴로의 말에 11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언의 동의였으리라. 폴로는 빙긋 웃고는 모두를 데리고 나갔다. 밖에는 수없이 많은 무리들이 서있었다. 폴로는 그들에게 자기소개를 한후 그들이 할 일들을 간단하게 알려주었다.

 다시 광장, 여전히 많은 신파가 몰려드는 남쪽 문이었다. 광장입구를 지키던 대원들중 1명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야, 너희, 소문 들었어?”

“뭔데?”

“오늘 파오님과 세라피나님들의 결혼식 말이야 어떤 무리에 의해서 아수라장이 될 거래.”

“야, 그걸 막기 위해 우리가 이렇게 있는 거 아니냐?”

“그렇긴 한데, 그 수가 십만이 넘는다나봐.”

“엑? 십만이나? 무슨 결혼식 때문에 마족이 쳐들어 오냐?”

 옆에서 듣고 있던 대원이 십만이라는 소리를 듣고 놀랐으나 먼저 말을 꺼낸 대원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진짜야, 이미 여기저기 퍼져있다고. 어떤 소문은 그 광장을 파괴하고 바로 유그드라실까지 파괴한다는 것도 있다니까?”

“에이, 소문들이 다 그렇지 뭐. 뭐야, 그럴 거면 뭐 하러 광장부터 치겠냐? 바로 유그드라실 부터 치겠지.”

“뭐 그 말도 맞지만...”

“신경 쓰지 마. 우리가 누구냐?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최정예부대가 아니냐? 그런 놈들 쯤이야 십만이 아니라 백만이 와도 안 무섭겠다!”

“정말?”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렇게 대원들도 소문에 의해 마음을 추수릴 수 없는 날이었다. 이런 소문들은 이미 신들에게 퍼지기 시작했지만, 다들 헛소문을 치부해버렸다. 솔직히 십만이 쳐들어 올 정도면 마족 정도인데, 이런 사소한(?)일에 그들이 공격을 해오겠다는 것은 말이 안됐다. 게다가 차라리 유그드라실을 건드릴 것이라면 안 건드리는 게 더 나은 생각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한 대원이 광장 쪽으로 뛰어오며 소리쳤다.

“큰일났다! 엄청난 신파가 몰려오고 있다!”

 뛰어오는 대원의 뒤에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무리가 위협사격인지 작은 술법들로 위협해왔다. 대원들은 그들의 눈빛을 보고 섬뜩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아까 전에 검문하면서 보았던 눈빛들과 같았다. 그리고 흉흉한 기세로 각자의 무기를 들고 입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를 본 테오가 다급하게 외쳤다.

“모두 당황하지 말고 연계 대 방어진을 쳐라!”

 약 일백 명의 부대원들이 입을 맞춰 술법을 전개하자 세겹의 베리어가 대원들 앞에 나타났다. 연계 대 방어진이란 모두 일정한 마나를 소모 시켜 유지 시키고 일반 방어진보다는 더 강했다. 그리고 그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강하고 견고했다. 선봉에 서있던 폴로가 명령을 내렸다.

“모두 진형을 서시오!”

  폴로의 말에 정체모를 무리들은 서서히 균형 있게 정렬하며 다가 왔는데 위에서 보면 꼭 그 모습이 새가 날개를 활짤 핀 모습이었다.

“집중 공격!”

 폴로가 다시 한 번 외치자 그 수많은 무리가 대 방어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펑!펑!펑!펑!...

 계속되는 공격에 태산 같이 버티던 방어진도 주춤했다. 대원들의 표정은 모두 일그러져 있었고, 신병들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지금 역으로 공격했다간 방어진을 푸는 순간 바로 끝나는 것이다. 비록 정규군보다 한참이나 약한 술법들에 불과 했지만, 그것이 몇 백, 몇 천대를 맞으면 그만큼 데미지 증가하게 되어 지금은 방어진을 풀 수가 없었다. 테오는 대열이 무너질까 염려하여 크게 소리쳤다.

“흔들리지 마라! 모두 당하는 고통은 같다! 이런,,, 마리드! 제라드! 갈리드!”

“예!”

 테오의 부름에 세 인영이 그 앞에 나타났다.

“마리드는 광장내부에 신들을 진정시키고, 안에도 적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재빨리 제압하고 내부의 병력을 이끌고 오너라!”

“예!”

“그리고 제라드는 각 북, 동, 서쪽 입구에서 될수 있는 한 병력을 많이 데려와라! 한시가 급한 일이다!”

“명령대로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리드는 본부로 돌아가 지원 병력을 이끌고 오너라!”

“알겠습니다!”

세 명 모두 대답을 하고 바로 사라졌다.

‘빨리 와야 한다! 제발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테오는 이렇게 기도했다.

 갈리드가 본부에 가서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 수는 고작 1천에 불과 했다. 이유는 지금은 타 지역으로 대규모 원정 토벌이 진행되고 있어서 남아 있는 수가 얼마 없었다. 그는 1천의 대원들을 데리고 빠르게 전투지역으로 갔다.

 제라드도 각 입구에 병력을 지원했으나 그 수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언제 다른 입구로 공격이 올지 모르고 아직 공격하고 있는 무리의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얻을 수 있는 병력은 고정 이백 여명과 케이였다. 가장 많이 지원해주는 것은 북문이었는데, 북문에서는 거의 파리만 날리고 있어서 그렇게 많은 병력이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부족한 병력대신 케이를 보낸 것이다.

 마리드가 광장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난리가 나고 있었다. 무언가 박살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난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리드는 일단 신들이 한곳으로 피신해있다는 것을 알고 진압에 참가했다.

 그렇게 모인 천이백 명의 대원들과 케이. 하지만, 함부로 공격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공격하는 무리 역시 신족들이었고, 아직 큰 범죄수준 까지 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그 수는 약 5만 많다면 많은 숫자이다. 대원들이 충분히 이길 수 는 있었으나 대원들은 그들에게 공격 술법을 사용할 수 없었고, 반면에 방어진을 공격하는 무리들은 충분히 대원들을 공격할 수 있었다. 지금 케이와 천이벽명이 모인 곳은 방어진을 공격하는 무리들의 후방이었다.

 고뇌하는 것은 케이도 마찬가지, 하지만 전투경험이 많다는 케이도 이번에는 힘들었다. 술법없이 아무도 다치지 않고 공격한다.

‘술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는데... 어? 그렇다면!’

 그때 케이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 간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술법 동결진!’

 술법 동결진. 말 그대로 술법을 사용할 수 없게 마나를 술법에 동요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술법 동결진에서 술법을 사용하려면 시전자보다 강해야하고, 만약에 시전자보다 약함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술법을 시전하려 하면 큰 내상을 입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케이는 그 술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원래 자라면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술법 중에 하나인데 케이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케이는 일단 호시 가능 할지 몰라서 대원들에게 물었다.

“이중에서 술법에 가장 강한 자가 누구요?”

“제라드입니다.”

“제라드 부관님밖에 없지요.”

하나같이 제라드가 가장 강하다고 했다. 케이는 두 번째 질문을 하였다.

“제라드씨, 저 무리 중에 당신보다 강할 것 같은 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시오?”

“없습니다.”

 제라드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만큼 자신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술법쪽이 더 강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부관의 자리에 있어 일반 대원보다 근접전에도 강하긴 하나같은 부관급에서는 많이 달린다. 하지만 술법에서 만큼은 같은 부관이 아니라 자신보다 상관보다도 강했다. 물론 테이크나 테오같은 대장급에게는 안 되지만.

“그럼, 지금부터 작전을 짤 테니 이리 모여 보시오.”

 케이는 대원들을 모두 불러 차근히 작전을 설명했다. 대원들의 반응은 좋았고, 굉장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30분째 방어진을 펼치고 있던 테오와 대원들은 꿋꿋이 버티고 있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고, 신병들도 그들의 몫을 잘해주고 있었다.

‘젠장!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테오는 이렇게 생각하며 문득 상공에서 느껴지는 많은 기운들을 감지하고 하늘을 보았다. 자신들을 공격하는 무리위에 케이와 다른 대원들이 보였다. 테오는 기뻐하며 대원들을 격려 해줬다.

“지원군이 왔다. 앞으로 조금만 더 버텨라!”

“와아!”

“드디어... 인가.”

 대원들은 사기를 얻어 더 방어에 열중했다. 앞에서 맹공격을 하던 폴로가 방어하는 대원들의 표정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케이와 대원들이 있었고 그는 놀라며 소리쳤다.

“후방에 있는 이들은 뒤를 맡으시오!”

수천에 달하는 무리들이 뒤로, 케이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케이는 그것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작전 개시!”

작전 명령이 떨어지고 제라드는 앞으로 나와 빠르게 술법을 시전했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여! 나의 의지로 그 강력한 힘을 봉쇄한다! 술법 동결진!]

 광대한 범위에 푸른 마법진이 일렁이고 술법들은 모두 사라졌다. 다음으로 케이가 술법을 시전했다.

[모든 것을 잡아버려라! 휴즈 웹!]

 술법 동결진보다 약간 더 큰 범위로 하얀 반구의 형태의 막이 생겨나 술법동결진 주위로 생성 되었다. 이제 웹 밖으로는 아무도 나갈 수 가 없게 되었다. 갈리드는 대원들에게 명령했다.

“모두, 조져버려!”

와아아!...

 대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무서운 기세로 쇄도했다. 그러자 광장입구 쪽에서도 테오가 수십의 대원들을 데리고 뒤쪽에서 오고 있었다.

“받은 것 보다 몇 배로 더 갚아줘라! 모두 진압해!”

우아아아!

 비록 수십에 불과했지만 목소리는 수 백명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렇게 접전이 시작되었다.

 전에도 한번 말했지만 기초훈련만 받은 신들은 절대 정규군을 이길 수 없다. 기본적인 무기 다루기만 배웠기에 전문적으로 배운 치안본부 대원들을 이길 수 없었고, 무엇보다 그들은 직접 전투에 참가해 보지 않았기에 훈련받은 이후로 휘두르지 않은 무기들은 더욱 무디기만 했다.

 일반 신들은 도망 다녔지만 잡힐 수밖에 없었고, 각양각색으로 하나둘씩 빠른 속도로 진압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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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진압이 끝난 후 또 다른 무리의 공격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검문에서 걸렸 다. 다른 이들은 다 풀어 주었지만, 공격하다 잡힌 무리들은 놓아주지 않고 경비를 두어 못가게 했다. 그래봐야 10명이었지만.

 하지만 그들은 도망갈 수 없었다. 이미 신상정보가 치안본부로 넘어갔고, 무엇보다 앞으로가 더 두려웠다. 일주일 전에 파오가 엄포해놓은 말. 만약 그 말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그들은 아마도 천계에서 추방되어 살 곳이 없어진다.

“케이씨~”

 신들이 서있던 줄옆에 베르단디, 페이오스, 울드, 스쿨드, 파오, 세라피나, 린드가 오고 있었다.

“어서와!”

 테이크와 케이는 그들을 반겨주었다. 베르단디는 입구 옆에 잡혀있는 이들을 보고 케이에게 물어봤고, 케이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니 당연히 처음 들은 이들을 놀랄수 밖에 없었다.

“케이씨, 그럼 다친데는 없어요.”

“없어. 난 대원들을 조금만 도와줬을 뿐이야. 그리고 내가 누군데 다치겠어.”

“푸훗, 그것도 그렇군요.”

“그런데 더 급한 건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문제인데...”

“당연히 명계로 압송해야지.”

  파오가 케이의 말을 끊고 말하며 엄청난 살기를 방출시켰다. 그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수있을 만큼 강한 살기였고, 다른 신들이 무서워하는 것을 당연했다. 파오는 붙잡혀있는 신들을 째려보고는 그들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혀...형...”

“형, 잠깐...”

 케이와 테오가 만류했지만 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천천히 걸어올 때 마다 그들은 더욱 공포에 떨어야했다. 그때, 그의 앞을 막은 건 다름 아닌 세라피나였다. 다른 신들의 의외라 생각하며 놀랐고, 그건 파오도 마찬가지 였다. 세라피나가 먼저 입을 열어 파오에게 부탁했다.

“파오, 내가 이들을 제가 맡을테니까 일단 참아줘요.”

“세, 세라... 하지만...”

“알아요. 당신이 나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고 있다는 거. 솔직히 기뻐요. 하지만, 지금 당신은 너무 위험해요. 마치 이들을 당장이라도 죽일듯한 그런 느낌이 나요. 그러니까 일단 먼저 들어가서 기분을 좀 가라앉혀요. 제발, 부탁해요.”

“후... 알았어. 알아서해. 하지만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안들어줄꺼야.”

“알았어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흐흐흐흐.”

  파오는 음흉하게 웃더니 세라피나에게 귓속말을 하고는 먼저 들어갔다. 그 말을 들은 세라피나는 귀까지 붉어 졌고, 다른 신들은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세라피나는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방금 전까지 두려움에 덜덜 떨었던 수많은 신들을 보고 입을 열었다.

“어느정도 이야기는 들었어요. 저와 파오를 좋아해주신 것은 감사하게 생각해요. 아, 물론 그 목적으로 오신분 들이 아닌 분들도 있지만...”

“...”

 그들은 침묵을 지키며 세라피나의 말을 경청했고,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우선 저와 파오에 관한 이야기는... 저와 그이가 처음 만난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그때가...”

 세라피나는 천중옥에서 자란 시절부터, 파오를 만나고 그녀의 목숨을 4번이나 구해지고, 이미 결혼했다는 사실도 말해줬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신들과 달리 천사를 가질수 없다는 것 까지도 옛날의 상처를 회상하며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파오와의 십여년동안의 이별, 그녀는 그 부분을 말할 때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너무나 슬픈 기억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파오가 명계의 왕이 되는 것 등 있는 대로 꾸미지 않고 전부 말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그이를, 파오를 사랑하게 됐어요. 만약 제가 말씀하시는 것처럼 저와 그런 인연을 맺어지시는 분이 계신다 해도, 파오를 사랑했을 것 같아요. 그는 저 때문에 2번이나 죽을 위기를 넘기고, 특히 명계의 왕이 될 때는 엄청난 고통 따르게 되는데 옛날 기록에 보면 소멸의 고통의 10배 이상이 된다고 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신들은 소멸의 10배라는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소멸. 그것은 말 그대로,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다. 육신과 영혼은 물론, 그가 살아있던 세상에 남겨진 흔적과 그와 관련된 기억까지 다 사라지는 엄청난 일이었고, 그 일은 실로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하였다. 보통 신들은 소멸의 고통을 받고 정신을 차린 일이 없었고, 오직 파오이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저는 파오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설령 사랑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어요. 물론 그런 상상은 해본적도 없지만, 그에게 받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의 곁을 떠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여러분들도 충분히 멋있으시고 잘생기셨는데 왜 이렇게 까지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알아요? 이중에서 커플이 나올지도. 한순간 이지만 같이 싸운 동료니까 처음 만나는 것보다 더 쉽게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와 파오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밤에 어찌나 극성인지... 아참, 제가 무슨 소리를... 어, 어쨌든 무언가 부족해도 서로가 그것을 쓰다듬어 주고 서로 고쳐주려고 하면 그게 가장 아름다운 연인사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 일에 관한 것에 대해서 말인데요. 저희 결혼식에 참석 하셔서 저희들의 얼굴을 보시고 나중에 결혼 하실 때 그런 표정을 지어주세요. 그렇게 정해도 되겠죠?”

 그녀가 긴 말을 끝으로 테이크에게 묻자 테이크는 크게 소리쳤다.

“마음대로 하십쇼!”

“와아아!”

 테이크가 한 말은 곧 불문에 부치겠다는 말이다. 그들에게는 세라피나가 정말로 고마울 따름이다. 테이크도 치안본부에서 2인자의 자리에 있음으로 그 정도는 해줄 권한이 있었다.

웅성웅성웅성...

 광장 안은 오랜만에 꽉 차 있었고 자리가 없어서 공중에서 보는 신들도 있었다. 밖에서 지키고 있던 치안본부 대원들도 안에 있는 수정구를 연결해서 광장의 커다란 결계를 스크린 삼아서 같이 보고 있었다. 밝았던 수정구가 하나둘씩 꺼지고 웅성거리던 신들도 조용해졌다. 그리고 잠시 후 하나의 빛이 사회자석에 있는 테이크를 비췄다. 그는 광장 밖까지 들릴듯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 목소리는 광장 안에 울려퍼졌다.

“지금부터! 강하고 핸썸한 파오님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라피나님의 결혼식을 거행하겠습니다.”

와아아아...

 그의 한마디에 엄청난 함성과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다. 박수갈채가 끝나자 테이크는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 이 결혼식을 빛나게 해주신 분들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이 결혼식을 기획하고 광장에 자리를 마련해주신 케이님, 경비를 맡아주신 테오님, 그리고 의상 및 디자인에 쉐도우님, 그리고 특수효과를 해주신 가브리엘님, 그리고 대법관 아스트랄님께서 바쁘신 업무에 비록 오시지는 못했지만 수정구로 연결하여 잠시동안 주례를 맡아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그럼! 첫 번째 순서로 신랑!입장!”

 테이크를 비추던 빛이 사라지고 잠시 고요한 가운데 누군가의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신들은 처음에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했는데 갑자기 은은한 피리소리가 작게 들리고, 광명을 비추는 커다란 구체가 환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광장 중앙의 카펫위로 파오가 걸어가고 그가 입장한 방향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듯했다. 빛나는 구가 광장의 정점에 떠오르자 피아노소리와 같이 어우러져 생동감 있는 소리를 내었다. 파오의 예복은 옅은 금빛을 내는 비단같은 옷이었고 그의 가슴 중앙과 뒤에 달린 망토 중앙에 은색의 초승달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파오가 제단위에 올라가자 그 구는 잠시 빛을 내지 않았다.

“이어서! 신부입장!”

 어두워진 광장에 갑자기 은은한 빛이 비춰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초승달이 생기었고, 그위에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푸르스름하고 차가운 빛 그 빛을 머금고 초승달에서 한 여인이 내려왔고 그곳은 카펫의 가장 앞부분이었다.

또각 띠리링 또각 띠리링...

 그녀의 발소리에 맞춰서 하프의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플롯의 소리가 들려왔다. 은은하면서도 감미로운 소리. 그녀의 옷은 은색으로 된 드레스로 가슴과 등에 새겨진 문양은 옅은 금색의 태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녀가 제단에 오르자 꺼져있던 태양의 구가 빛을 환하게 비추었고, 악기들은 잠시 동안 어울려 소리를 내다가 사라졌다. 음악소리가 사라지자 테이크는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 순서로 아스트랄님의 주례가 있겠습니다. 내빈분 들은 공중에 스크린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공중에 커다란 정육면체가 나타났다. 직육면체의 스크린은 빛이 나더니 어느 업무실을 보여줬는데 산더미 같은 서류 더미에 은발의 남자가 열심히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가 바로 아스트랄이었는데, 그뿐이었고 주례는 언제 할 생각인지 마냥 업무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

“저기... 아스트랄님? 아스트랄님!”

 신들은 입이 다물어 졌고 그건 사회를 보는 테이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례는 대체 언제 시작한단 말인가? 테이크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단 아스트랄을 불러 보았다. 그의 말은 스크린을 통해 아스트랄의 집무실에도 들렸다. 아스트랄은 들은 체도 안하고 계속 일만 하고 있었다.

“아!스!트!랄!님!”

 테이크는 그가 들을 수 있게 최대한 크게 소리 질렀다. 그러자, 그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이마에 주름이 잡히더니 불평을 터트렸다.

“뭐야? 이런 걸 누가 갔다 놨어? 이런 걸로 나와 얘기하려는 모양이지?”

 아스트랄의 집무실에서 광장은 작은 상자에서 보여 졌다. 아스트랄은 테이크가 자신을 귀찮게 구는 것으로 알았다.

“아스트랄님! 저, 저... 어제 부탁...”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바쁘니 내일 이야기 하세.”

뚝!

 아스트랄이 먼저 회선을 끊어 버렸다. 잠시 동안의 정적... 주례를 해야 되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주례를 기다리려고 20만의 신들이 광장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한다는 말인가?

웅성웅성웅성....

“아스트랄 뭐하는 놈이냐!”

“지금 장난 하자는 거야 뭐야!”

“아스트랄 사라져버려!”

 신들은 웅성거리고 심지어 용까지 퍼부는 신들도 있었다. 이 결혼식을 준비한 케이들은 물론, 결혼 당사자인 세라피나와 파오는 불안불안했다. 어쩌면 결혼식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씨팔! 이게 뭔 상황이야!’

 테이크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처음 하는 사회가, 이틀 밤낮으로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연습하고 연습한 사회가 물거품을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이 일을 것 같아서 대책들도 세워봤지만 이런 경우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들이 아스트랄을 주례사로 부르기 위해서 간절히 부탁하지도 않았는가. 그나마 파오가 그를 알고 있어서 부탁한 건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니 말이다.

“그, 그럼 주례를 생략하고 축가를...”

팟!

 바로 그때 꺼졌던 스크린이 다시 켜지고 아스트랄의 모습이 보였다. 축가를 준비하려 했던 베르단디들은 멈칫하고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야, 이거 미안하네. 내가 잠시 깜빡해서... 흠흠, 어쨌든 지금부터 주례를 시작하겠네. 결혼이란 서로의 여원의 맺음이며 계약으로 여기서 말하는 계약이란... 중얼중얼...”

 그는 갑자기 주례하다 말고 결혼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늘어놓더니 완전 삼천포로 빠졌다. 말하는 도중 갑자기 자신의 책을 홍보를 하질 않나 자신의 딸이 이쁘다는 등 주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뿐이다. 일반 적인 주례도 길어지면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이런 이야기가 신들의 귀에 들어 올 리가 있겠는가? 누구는 서로 떠들기 시작했고 대부분 졸고 어떤 신은 시작하자 자는 신들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이야기를 하던 아스트랄이 이야기를 멈추고 대뜸 소리를 질렀다.

“거기 너! 지금 감히 내가 말하고 있는데 졸고 있어? 거기 너! 떠들지 말고 잘 들으란 말이야!”

 어떻게 눈치 챘는지는 모르겠지만 졸고 있는 신들을 다 깨우고 또 다시 자기만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시간이 없다고 오지도 않았던 아스트랄이 왜 그리 말이 많은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주절 된지 1시간. 그는 슬슬 마무리를 했다.

“...해서 이정도로 해두고, 파오, 자네는 언제나 아내를 지겨주고 다른 여자들에게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세라피나양을 반려자로 받아들일 것을 맹세하겠는가?”

“예! 맹세하겠습니다!”

“세라피나양은 영원히 남편을 사랑하고 반겨주고 변치 않을 것을 약속하겠는가?”

“네 약속합니다.”

“이들은 이제부터 천신님의 가호와 축복을 받아 아스트랄의 이름으로 부부의 연을 맺음을 선포합니다!”

 와아아아... 펑펑펑!...

 아스트랄의 선포와 함께 함성과 아름다운 불꽃이 하늘에 수놓았다. 그리고 그들 위의 두 천사가 나타나 그들의 왼쪽 약지에 들어가더니 파오는 은색의, 세라피나는 연한 금색의 문야의 동일한 문양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럼 다음순서는 아름다운 축가가 진행되겠습니다!”

 파오와 세라피나는 잠시 옆으로 나왔고 단상위로 베라단디, 울드, 스쿨드, 페이오스, 린드, 아야카가 차례로 올라갔다. 신들의 박수소리가 줄어들자 은은한 피리소리가 들려왔다.

 그 피리소리는 긴장감과 평온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소리였고, 이어서 베르단디를 시작으로 한 명씩 한 명씩 노래를 이어 불렀다. 이 노래는 하나의 오라를 만들어 내더니 다른 신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다른 신들도 따라하고, 천계 전체로 퍼져나갔다.

 세라피나의 양 볼에 눈물이 계속 흘렀는데, 세라피나는 그것을 닦지 않았다. 파오가 그것을 보고 놀라 급하게 물었다.

“세, 세라 왜 그래?”

“기뻐서... 흑... 너무나 기뻐서... 고마워, 파오. 그리고... 사랑해요.”

“나도.. 언제나...”

 마주보던 둘은 그대로 서로 입을 맞춘다.

TO BE CONTINUED...

그동안 못올려서 ㅈㅅ 합니다(꾸벅)

이제 몇편있으면 이글도 끝이군요. 끄때까지 잘 지켜봐주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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