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あっ!女神さまっ 62화 아직 안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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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일이..."
눈을 뜬 스쿨드의 첫 마디였다. 방금전 벨제뷔트의 강대한 번개공격과 일행이 생성시킨 결계가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 여파로 스쿨드는 잠깐동안 정신을 잃었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떳을 때
본 것은 이미 그 흔적이라곤 남아있지 않은 마을의 풍경이였다. 넓은 거리도, 아담한 집들도, 작
은 과일가게도... 결계를 친 반경 몇 미터 안을 제외한다면 모든 것들이 한줌 흙덩이로 변해 있었
다. 그리고 스쿨드를 더욱더 놀라게 했던 것은 입에서 붉은 선혈을 토해낸 페이오스, 린드, 다크
엔젤의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번개가 그들이 친 결계와 부딪히며 결계를 생성한 장본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 결과 스쿨드를 제외한 모두는 막대한 타격을 입어 그자리에서
혼절해 버렸다. 마신의 공격 단 한방에 일어난 일이였다.
스쿨드의 눈은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은 기절했고 발드르는 죽었
고.. 여기서 남아 있는 것은 그녀 혼자였다. 손등으로 눈을 몇번 훔친 스쿨드는 쓰러져 있는 페이
오스를 흔들었다. 그러나 기절한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고 이건 린드나 다크엔젤도 마찬가지 였
다. 그리고 저 옆에 쓰러져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 발드르를 보자 스쿨드의 눈에서 작은 구슬들이
폭포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훌쩍,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 발드르.. 훌쩍"
모두의 이름을 한번씩 불러본 스쿨드. 그리고 불현 듯 그녀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걷잡을 수 없
는 분노. 이것은 그녀의 하늘위에 떠있는 한 사내를 향하고 있었다. 스쿨드는 눈에 분노를 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본 벨제뷔트는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크큭. 결계를 쳤군? 그런데 서 있는 것은 고작 한명이라니... 크하하하하하!!!"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이야... 이 바보오!!!!!"
파아앗!! 스쿨드의 안에 내제된 힘이 분노로 표출되었다. 덕분에 퍼어억. 방심했던 벨제뷔트는
직빵으로 그녀의 힘에 노출되었고 잠시동안 그의 몸은 큰 원을 그리며 허공을 헤메다 겨우 자세
를 고쳐잡았다.
"크으윽. 망할 계집. 설마 잠재된 힘을 방출할 줄이야..."
"아... 아.."
갑작스럽게 분출된 자신의 힘에 스쿨드가 당황하고 있을때, 탁. 누군가 발을 땅에 내딛는 소리
에 스쿨드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퍽. 벨제뷔트의 커다란 주먹이 갸냘픈 스쿨드의 몸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너 같은 건 미리 싹을 뽑아둬야해"
"흐윽, 아.. 아파..."
빠악. 어린 소녀를 인정 사정없이 걷어 차는 벨제뷔트. 스쿨드는 잠들어 버린 발드르의 옆으로
나가 떨어졌고 벨제뷔트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자아냈다. 그 어떤 악마도 저보단 사악해 보
일 수 없었다. 지금 벨제뷔트의 모습은 말그대로 사악 그 자체였다. 스쿨드는 혼미해져 가는 정
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쓰러져 있는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과 잠이
든 듯, 식어있는 발드르의 얼굴을 보자 눈물만이 그녀의 눈에서 흘러나왔다. 지금 그곳엔 그녀
를 도울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스쿨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사람...
"(울드, 베르단디 언니...)"
*
파앗. 베르단디와 울드의 마음속에 왠지모를 불길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방금전 엄청난 번개 줄
기들이 마을로 떨어진데 이어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만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마음이 다
급해진 울드는 속도를 올려 마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울드를 따라 베르단디
도 속도를 올리자 케이(현재 궁그닐의 창과 빙의된 상태), 카르마, 베르스퍼도 눈썹이 휘날릴 정
도로 빠르게 상공을 날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의 곁에 거의 다달았을 때, 거대한 무언가가 그
곳을 감싸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울드는 손으로 눈을 몇번이나 씻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저게 뭐지?"
"벨제뷔트가 직접 친 결계 라고 하는데?"
창과 빙의한 케이의 대답이였다. 원래 케이는 창과 빙의할 마음이 없었으나 창이 그러면 전투능
력이 떨어진다는 둥 속도가 느리다는 둥 잔소리를 하며 그의 몸과 빙의했다. 덕분에 케이는 걷보
기엔 인간이지만 속을 들여다 본다면 그 어떤 신족보다 뛰어난 인간아닌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
리고 창이 생각하는 것들을 케이가 느낄 수 있었기에 케이는 창이 자신의 마음속에 뭔가 말을하
거나 생각을 하면 그것을 자신의 입을 통해 일행에게 얘기해 주었다.
'야 주인아 의식 전체를 나한테 넘겨라. 그게 의사전달이 빠를 것 같아'
"그건 좀... 몸까지 지배당하고 있는 판국에 의식까지 완전히 지배당한다면..."
'이런 멍청이! 뛰어난 전투가나 신족이였으면 모를까 평범한 인간인 네가 맨몸으로 나를 들고 싸
울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래서 내가 네 몸을 빌린거고. 그리고 이왕 준거 의식까지 넘겨버려'
창의 말이 사실이였기는 하지만 그래도 케이는 의식만큼은 절대로 넘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창이 자신의 입을 통해 무슨 망언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창의 계속돼는 요구에도 케이는 끝끝
내 그 요구를 거절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일행은 벨제뷔트가 쳐놓은 결계 근처에까지 왔다. 멀리
서 봤을땐 그냥 원형의 돔 형태의 결계로 보였었는데 지금 여기서 보니 작은 마을하나는 어렵지
않게 덮을 정도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케이, 베르단디, 울드, 베르스퍼, 카르마는 결계의 안
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기위에 결계 주위를 한바퀴 삥 둘러봤다. 그러나 은은한 붉은빛을 풍기는
결계에선 어떤 결점도 찾아낼 수 없었다. 결계를 유심히 들여다 보던 케이가 입을 열었다.
"그냥 힘으로 부숴야 돼겠는데?"
"호호호 그렇다면 나에게 맡기시길! 폭뢰강림!!"
꽈르릉 꽈광. 울드의 번개가 붉은빛 결계에 부딪혔지만 결계엔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그 모습
을 보고 열받은 울드가 이번엔 굉뢰천열참을 있는 힘껏 내리찍었으나... 결과는 결계의 승리였
다. 울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힘껏 결계에 타격을 가했으나 결과는 항상 결계의 승리였다.
"헥.. 헥. 무슨 놈의 결계가 이리 단단하다냐?"
"언니.. 아무래도 이건 모두가 힘을 합해야 될 것 같은데..."
"무슨소리!! 이 따위 결계 하나쯤이야 내 힘으로 뚫을 수 있다고 모두들 내게 맡겨!"
그렇게 소리치며 주위를 둘러보는 울드. 그러나 일행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자 울드가 자신을
무시하는 거냐고 소리를 버럭 질르면서 화를냈다. 곧 이어 베르단디는 화난 울드를 잘 다독거리
기 시작했고 케이는 울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울드, 벨제뷔트의 결계를 뚫을 수 있는 신족이나 마족은 세상에 몇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천계와 마계측의 높은 인물들과 그외에 뛰어나다고 알려진 전투부들이 녀석의 결계를 뚫을 수
있지. 아마 지금의 나라면 혼자서 녀석의 결계를 뚫는 건 무리가..."
"케이... 언제 그렇게 많이 알게됬지? 게다가 혼자서 결계를 뚫는다니?"
"아.. 지금 건 내가 말한게 아니라 그냥 궁그닐의 창이 내 마음속에 말한 걸 내가 대신 말해준거
야"
"그, 그래?"
"그건 그렇고 이 결계를 어떻게 부술까나..."
그러면서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 케이. 그러나 그 시간은 체 3초도 돼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
을 한번 딱 마주치더니 입을 열었다.
"아하! 그냥 우리 힘을 모아서 이걸 부숴버리면 돼겠네"
어영부영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이번은 케이답지 않은 행동이였다. 이것은 필시 궁그닐의 창에
의한 영향이 분명했다. 달라진 그의 태도에 모두들 조금 놀란 듯 했지만 일행 모두는 그의 의견
에 동의했다.
"자 그럼, 모두의 힘을 창 끝에..."
"후훗. 그렇게는 안돼죠"
"응?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하면서 위를 바라보는 케이. 상공엔 짧은 치마를 걸친체 바람에 휘날리는 긴 선분홍색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순간 아무생각 없이 위를 바라봤던 케이의 코에서 한
줄기 코피가 흘러나왔다.
"보, 보라색 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케이. 궁그닐의 창한테 받은 영향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상공에
선 낭랑한 세르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겐 안돼지요. 만에하나 당신들이 결계를 깰 경우 이들의 생명은 책임 못 집니다."
두아앙. 세르핀의 왼손 위에 생성돼는 커다란 크기의 원. 그 속엔 수많은 엘프들이 불안함과 초
조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아공간 속에 갇혀있는 것이 분
명해 보였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케이는 코에서 흘러 내리는 피를 한번 훔치더니 진지한 눈빛
으로 세르핀을 바라봤다. 일행들 모두 세르핀을 응시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차가운 미
소를 머금고 있을 뿐이였다.
*
털썩. 마신창이가 된 스쿨드의 몸이 봉제 인형처럼 너무나 힘없이 쓰러져 버렸다. 어떻게 보면
죽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간헐 적으로 들려오는 숨소리가 그녀가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었
다. 그리고 그녀를 이렇게 만든 사악한 악마는 잔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큭큭. 역시 아까 그 힘은 요행이였나? 이봐 꼬마 아가씨 어디 아까처럼 나를 날려보라고"
"나, 난.. 꼬..마가... 아니야 이.. 바보야..."
"여전히 입만 살았군. 이젠 끝내주지"
쓰윽. 품속에 있던 다크 스커스 블레이드를 꺼내든 벨제뷔트. 그는 섬뜩한 빛이 감도는 검고 붉
은색의 검을 스쿨드에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파앙. 어디선가 날아든 하얀 빛줄기
한방이 벨제뷔트의 팔을 얼려버렸다. 얼어붙은 팔을 무심한 눈빛으로 한번 쳐다본 벨제뷔트는
이내 빛줄기가 날아든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두명의 천사와 황금의 눈동자를 드러내고 있
는 린드가 있었다.
"오호? 심각한 내상을 입었을 텐데 벌써 일어서다니. 보통이 넘는구나 발키리"
"후욱-! 스쿨드 빨리 도망쳐! 이곳은 나한테 맡기고"
"후후? 이 꼬마 아가씨 말인가? 벌써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 게다가 이곳은 나의 영역. 어디로
도망가도 내 손바닥 위란 말이지"
"사악한 녀석. 아직은 어린 소녀를..."
"크큭. 네 걱정이나 하시지?"
슈웅. 작은 바람소리와 함께 벨제뷔트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눈앞에서 그의 모습을 놓친 린드
가 놀라며 주위를 살피자 스쿨드의 작은 음성이 그녀의 귓속을 파고 들었다.
"리, 린드.. 뒤에..."
"뭐?"
"여기다 여기"
그렇게 들려오는 섬뜩한 음성과 함께 린드의 등뒤로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 린드가 빠르게 반응
하며 팔꿈치를 뒤로 날렸지만, 탁. 그녀의 공격은 벨제뷔트의 왼쪽 손에 막혀버렸다. 곧 이어, 뻐
어억 거리는 듣기 거북한 소리와 함께 황금색으로 불타는 벨제뷔트의 오른손이 린드를 날려버렸
다. 그다음 이어진 것은 벨제뷔트의 일방적인 구타였다. 퍽. 꽈광. 빠악. 뻑. 린드가 흘린 피가 이
리저리 낭자했다.
"크크!! 결계를 치는 바람에 내상을 입은 탓인지 힘이 굉장히 약해져 있군."
"컥. 크윽."
아까 결계를 치면서 소비한 힘과, 번개가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 여파로 내상을 입었던 린드. 황
금의 눈동자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녀의 힘은 현저히 약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녀는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벨제뷔트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스쿨드는 작
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폭포수와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우흑..흐윽.. 제발.. 제발... 누가 좀 도와줘!!!"
간절한 그녀의 외침. 그 순간, 쿠화아아!!! 스쿨드의 뒤에서 엄청난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갑작
스럽게 불기 시작한 바람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스쿨드. 바람이 워낙 세게불어서 눈이 조금씩 감
겼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우둑허니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서 한눈에
도 알아 볼 수 있는 짙고 칠흑같은 마기가 폭풍처럼 소용돌이 치며 사내의 몸에서 분출돼고 있었
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스쿨드가 멍하게 그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
속을 파고 들었다.
"누굽니까? 아가씨를 그렇게 만든 망할 자식이.."
"바, 발드르?! 발드르 맞지? 살아있던 거야?"
발드르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체 자신의 힘을 써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녀가 어
느정도 혈색을 되찾고 나서야 발드르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예. 살아 있었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드리죠. 그나저나 누굽니까? 아가씨를 다치게 한
놈이.. 저 망할 자식입니까?"
그러면서 스쿨드의 눈앞에서 사라진 발드르의 모습. 스쿨드가 그의 모습을 찾기위해 주위를 이
리저리 살폈을 때, 그녀의 눈엔 어느새 벨제뷔트의 옆으로 가있는 발드르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제는 괜찮겠지?..."
그러면서 스쿨드는 힘겹게 잡고있던 정신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벨제뷔트와 마주하게 된
발드르는...
"망할 아저씨 또 만났군.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가겠어 아가씨를 다치게 했으니까..."
"크큭... 질긴놈 아직 살아있었나? 뭐 내가 끝내주마. 아, 그리고 저건 선물이다."
그러면서 쓰러져 있는 페이오스와 다크엔젤 그리고 땅속에 쳐박혀 있는 린드의 모습을 보여주
는 벨제뷔트. 그리고 발드르가 온몸에 피를 묻힌체 땅속에 박혀있는 린드의 모습을 본 그 순간,
그의 눈에서 광노의 빛이 타올랐고, 곧 이어 쿠콰과광. 고막이 터질 듯한 폭음이 그들이 있던 자
리에서 들려왔다.
눈을 뜬 스쿨드의 첫 마디였다. 방금전 벨제뷔트의 강대한 번개공격과 일행이 생성시킨 결계가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 여파로 스쿨드는 잠깐동안 정신을 잃었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떳을 때
본 것은 이미 그 흔적이라곤 남아있지 않은 마을의 풍경이였다. 넓은 거리도, 아담한 집들도, 작
은 과일가게도... 결계를 친 반경 몇 미터 안을 제외한다면 모든 것들이 한줌 흙덩이로 변해 있었
다. 그리고 스쿨드를 더욱더 놀라게 했던 것은 입에서 붉은 선혈을 토해낸 페이오스, 린드, 다크
엔젤의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번개가 그들이 친 결계와 부딪히며 결계를 생성한 장본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 결과 스쿨드를 제외한 모두는 막대한 타격을 입어 그자리에서
혼절해 버렸다. 마신의 공격 단 한방에 일어난 일이였다.
스쿨드의 눈은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은 기절했고 발드르는 죽었
고.. 여기서 남아 있는 것은 그녀 혼자였다. 손등으로 눈을 몇번 훔친 스쿨드는 쓰러져 있는 페이
오스를 흔들었다. 그러나 기절한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고 이건 린드나 다크엔젤도 마찬가지 였
다. 그리고 저 옆에 쓰러져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 발드르를 보자 스쿨드의 눈에서 작은 구슬들이
폭포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훌쩍,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 발드르.. 훌쩍"
모두의 이름을 한번씩 불러본 스쿨드. 그리고 불현 듯 그녀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걷잡을 수 없
는 분노. 이것은 그녀의 하늘위에 떠있는 한 사내를 향하고 있었다. 스쿨드는 눈에 분노를 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본 벨제뷔트는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크큭. 결계를 쳤군? 그런데 서 있는 것은 고작 한명이라니... 크하하하하하!!!"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이야... 이 바보오!!!!!"
파아앗!! 스쿨드의 안에 내제된 힘이 분노로 표출되었다. 덕분에 퍼어억. 방심했던 벨제뷔트는
직빵으로 그녀의 힘에 노출되었고 잠시동안 그의 몸은 큰 원을 그리며 허공을 헤메다 겨우 자세
를 고쳐잡았다.
"크으윽. 망할 계집. 설마 잠재된 힘을 방출할 줄이야..."
"아... 아.."
갑작스럽게 분출된 자신의 힘에 스쿨드가 당황하고 있을때, 탁. 누군가 발을 땅에 내딛는 소리
에 스쿨드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퍽. 벨제뷔트의 커다란 주먹이 갸냘픈 스쿨드의 몸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너 같은 건 미리 싹을 뽑아둬야해"
"흐윽, 아.. 아파..."
빠악. 어린 소녀를 인정 사정없이 걷어 차는 벨제뷔트. 스쿨드는 잠들어 버린 발드르의 옆으로
나가 떨어졌고 벨제뷔트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자아냈다. 그 어떤 악마도 저보단 사악해 보
일 수 없었다. 지금 벨제뷔트의 모습은 말그대로 사악 그 자체였다. 스쿨드는 혼미해져 가는 정
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쓰러져 있는 페이오스, 린드, 다크엔젤과 잠이
든 듯, 식어있는 발드르의 얼굴을 보자 눈물만이 그녀의 눈에서 흘러나왔다. 지금 그곳엔 그녀
를 도울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스쿨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사람...
"(울드, 베르단디 언니...)"
*
파앗. 베르단디와 울드의 마음속에 왠지모를 불길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방금전 엄청난 번개 줄
기들이 마을로 떨어진데 이어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만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마음이 다
급해진 울드는 속도를 올려 마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울드를 따라 베르단디
도 속도를 올리자 케이(현재 궁그닐의 창과 빙의된 상태), 카르마, 베르스퍼도 눈썹이 휘날릴 정
도로 빠르게 상공을 날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의 곁에 거의 다달았을 때, 거대한 무언가가 그
곳을 감싸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울드는 손으로 눈을 몇번이나 씻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저게 뭐지?"
"벨제뷔트가 직접 친 결계 라고 하는데?"
창과 빙의한 케이의 대답이였다. 원래 케이는 창과 빙의할 마음이 없었으나 창이 그러면 전투능
력이 떨어진다는 둥 속도가 느리다는 둥 잔소리를 하며 그의 몸과 빙의했다. 덕분에 케이는 걷보
기엔 인간이지만 속을 들여다 본다면 그 어떤 신족보다 뛰어난 인간아닌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
리고 창이 생각하는 것들을 케이가 느낄 수 있었기에 케이는 창이 자신의 마음속에 뭔가 말을하
거나 생각을 하면 그것을 자신의 입을 통해 일행에게 얘기해 주었다.
'야 주인아 의식 전체를 나한테 넘겨라. 그게 의사전달이 빠를 것 같아'
"그건 좀... 몸까지 지배당하고 있는 판국에 의식까지 완전히 지배당한다면..."
'이런 멍청이! 뛰어난 전투가나 신족이였으면 모를까 평범한 인간인 네가 맨몸으로 나를 들고 싸
울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그래서 내가 네 몸을 빌린거고. 그리고 이왕 준거 의식까지 넘겨버려'
창의 말이 사실이였기는 하지만 그래도 케이는 의식만큼은 절대로 넘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창이 자신의 입을 통해 무슨 망언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창의 계속돼는 요구에도 케이는 끝끝
내 그 요구를 거절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일행은 벨제뷔트가 쳐놓은 결계 근처에까지 왔다. 멀리
서 봤을땐 그냥 원형의 돔 형태의 결계로 보였었는데 지금 여기서 보니 작은 마을하나는 어렵지
않게 덮을 정도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케이, 베르단디, 울드, 베르스퍼, 카르마는 결계의 안
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기위에 결계 주위를 한바퀴 삥 둘러봤다. 그러나 은은한 붉은빛을 풍기는
결계에선 어떤 결점도 찾아낼 수 없었다. 결계를 유심히 들여다 보던 케이가 입을 열었다.
"그냥 힘으로 부숴야 돼겠는데?"
"호호호 그렇다면 나에게 맡기시길! 폭뢰강림!!"
꽈르릉 꽈광. 울드의 번개가 붉은빛 결계에 부딪혔지만 결계엔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그 모습
을 보고 열받은 울드가 이번엔 굉뢰천열참을 있는 힘껏 내리찍었으나... 결과는 결계의 승리였
다. 울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힘껏 결계에 타격을 가했으나 결과는 항상 결계의 승리였다.
"헥.. 헥. 무슨 놈의 결계가 이리 단단하다냐?"
"언니.. 아무래도 이건 모두가 힘을 합해야 될 것 같은데..."
"무슨소리!! 이 따위 결계 하나쯤이야 내 힘으로 뚫을 수 있다고 모두들 내게 맡겨!"
그렇게 소리치며 주위를 둘러보는 울드. 그러나 일행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자 울드가 자신을
무시하는 거냐고 소리를 버럭 질르면서 화를냈다. 곧 이어 베르단디는 화난 울드를 잘 다독거리
기 시작했고 케이는 울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울드, 벨제뷔트의 결계를 뚫을 수 있는 신족이나 마족은 세상에 몇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천계와 마계측의 높은 인물들과 그외에 뛰어나다고 알려진 전투부들이 녀석의 결계를 뚫을 수
있지. 아마 지금의 나라면 혼자서 녀석의 결계를 뚫는 건 무리가..."
"케이... 언제 그렇게 많이 알게됬지? 게다가 혼자서 결계를 뚫는다니?"
"아.. 지금 건 내가 말한게 아니라 그냥 궁그닐의 창이 내 마음속에 말한 걸 내가 대신 말해준거
야"
"그, 그래?"
"그건 그렇고 이 결계를 어떻게 부술까나..."
그러면서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 케이. 그러나 그 시간은 체 3초도 돼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
을 한번 딱 마주치더니 입을 열었다.
"아하! 그냥 우리 힘을 모아서 이걸 부숴버리면 돼겠네"
어영부영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이번은 케이답지 않은 행동이였다. 이것은 필시 궁그닐의 창에
의한 영향이 분명했다. 달라진 그의 태도에 모두들 조금 놀란 듯 했지만 일행 모두는 그의 의견
에 동의했다.
"자 그럼, 모두의 힘을 창 끝에..."
"후훗. 그렇게는 안돼죠"
"응?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하면서 위를 바라보는 케이. 상공엔 짧은 치마를 걸친체 바람에 휘날리는 긴 선분홍색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순간 아무생각 없이 위를 바라봤던 케이의 코에서 한
줄기 코피가 흘러나왔다.
"보, 보라색 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케이. 궁그닐의 창한테 받은 영향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상공에
선 낭랑한 세르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겐 안돼지요. 만에하나 당신들이 결계를 깰 경우 이들의 생명은 책임 못 집니다."
두아앙. 세르핀의 왼손 위에 생성돼는 커다란 크기의 원. 그 속엔 수많은 엘프들이 불안함과 초
조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상황을 보아하니 아공간 속에 갇혀있는 것이 분
명해 보였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케이는 코에서 흘러 내리는 피를 한번 훔치더니 진지한 눈빛
으로 세르핀을 바라봤다. 일행들 모두 세르핀을 응시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차가운 미
소를 머금고 있을 뿐이였다.
*
털썩. 마신창이가 된 스쿨드의 몸이 봉제 인형처럼 너무나 힘없이 쓰러져 버렸다. 어떻게 보면
죽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간헐 적으로 들려오는 숨소리가 그녀가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었
다. 그리고 그녀를 이렇게 만든 사악한 악마는 잔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큭큭. 역시 아까 그 힘은 요행이였나? 이봐 꼬마 아가씨 어디 아까처럼 나를 날려보라고"
"나, 난.. 꼬..마가... 아니야 이.. 바보야..."
"여전히 입만 살았군. 이젠 끝내주지"
쓰윽. 품속에 있던 다크 스커스 블레이드를 꺼내든 벨제뷔트. 그는 섬뜩한 빛이 감도는 검고 붉
은색의 검을 스쿨드에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파앙. 어디선가 날아든 하얀 빛줄기
한방이 벨제뷔트의 팔을 얼려버렸다. 얼어붙은 팔을 무심한 눈빛으로 한번 쳐다본 벨제뷔트는
이내 빛줄기가 날아든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두명의 천사와 황금의 눈동자를 드러내고 있
는 린드가 있었다.
"오호? 심각한 내상을 입었을 텐데 벌써 일어서다니. 보통이 넘는구나 발키리"
"후욱-! 스쿨드 빨리 도망쳐! 이곳은 나한테 맡기고"
"후후? 이 꼬마 아가씨 말인가? 벌써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 게다가 이곳은 나의 영역. 어디로
도망가도 내 손바닥 위란 말이지"
"사악한 녀석. 아직은 어린 소녀를..."
"크큭. 네 걱정이나 하시지?"
슈웅. 작은 바람소리와 함께 벨제뷔트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눈앞에서 그의 모습을 놓친 린드
가 놀라며 주위를 살피자 스쿨드의 작은 음성이 그녀의 귓속을 파고 들었다.
"리, 린드.. 뒤에..."
"뭐?"
"여기다 여기"
그렇게 들려오는 섬뜩한 음성과 함께 린드의 등뒤로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 린드가 빠르게 반응
하며 팔꿈치를 뒤로 날렸지만, 탁. 그녀의 공격은 벨제뷔트의 왼쪽 손에 막혀버렸다. 곧 이어, 뻐
어억 거리는 듣기 거북한 소리와 함께 황금색으로 불타는 벨제뷔트의 오른손이 린드를 날려버렸
다. 그다음 이어진 것은 벨제뷔트의 일방적인 구타였다. 퍽. 꽈광. 빠악. 뻑. 린드가 흘린 피가 이
리저리 낭자했다.
"크크!! 결계를 치는 바람에 내상을 입은 탓인지 힘이 굉장히 약해져 있군."
"컥. 크윽."
아까 결계를 치면서 소비한 힘과, 번개가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 여파로 내상을 입었던 린드. 황
금의 눈동자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녀의 힘은 현저히 약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녀는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고 벨제뷔트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스쿨드는 작
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폭포수와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우흑..흐윽.. 제발.. 제발... 누가 좀 도와줘!!!"
간절한 그녀의 외침. 그 순간, 쿠화아아!!! 스쿨드의 뒤에서 엄청난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갑작
스럽게 불기 시작한 바람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스쿨드. 바람이 워낙 세게불어서 눈이 조금씩 감
겼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우둑허니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서 한눈에
도 알아 볼 수 있는 짙고 칠흑같은 마기가 폭풍처럼 소용돌이 치며 사내의 몸에서 분출돼고 있었
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스쿨드가 멍하게 그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
속을 파고 들었다.
"누굽니까? 아가씨를 그렇게 만든 망할 자식이.."
"바, 발드르?! 발드르 맞지? 살아있던 거야?"
발드르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체 자신의 힘을 써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녀가 어
느정도 혈색을 되찾고 나서야 발드르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예. 살아 있었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드리죠. 그나저나 누굽니까? 아가씨를 다치게 한
놈이.. 저 망할 자식입니까?"
그러면서 스쿨드의 눈앞에서 사라진 발드르의 모습. 스쿨드가 그의 모습을 찾기위해 주위를 이
리저리 살폈을 때, 그녀의 눈엔 어느새 벨제뷔트의 옆으로 가있는 발드르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제는 괜찮겠지?..."
그러면서 스쿨드는 힘겹게 잡고있던 정신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벨제뷔트와 마주하게 된
발드르는...
"망할 아저씨 또 만났군.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가겠어 아가씨를 다치게 했으니까..."
"크큭... 질긴놈 아직 살아있었나? 뭐 내가 끝내주마. 아, 그리고 저건 선물이다."
그러면서 쓰러져 있는 페이오스와 다크엔젤 그리고 땅속에 쳐박혀 있는 린드의 모습을 보여주
는 벨제뷔트. 그리고 발드르가 온몸에 피를 묻힌체 땅속에 박혀있는 린드의 모습을 본 그 순간,
그의 눈에서 광노의 빛이 타올랐고, 곧 이어 쿠콰과광. 고막이 터질 듯한 폭음이 그들이 있던 자
리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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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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