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knight - #1 2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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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와의 전쟁이 수그러든지 어느새 20년 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들은 처음 테라마스 대륙에 아무 이유없이 침투해 무자비한 학살을 일삼다가, 어느 순간 아무 이유없이 사라져 버렸다. 어느 누구도 그들이 쳐들어 온 이유와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인간들 사이에서 점점 잊혀져갔다.
"후…"
험난했던 세월을 설명해 주는 듯, 얼굴에 수많은 주름살이 새겨진 늙은이가 어둠이 깔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머리에 한눈에 봐도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었고 그가 입고있는 옷 또한 왕관못지 않게 화려했다. 게다가 그가 있는 거대한 방은 온통 붉은 카펫으로 깔려있었으며 중간 중간에 고품스러워 보이는 동상들이 줄줄이 서있는 호화스러운 방이였다. 그는 푸른 달빛이 스며드는 창가에 서서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벌써 20년이 지난 건가? 세월참 빠르군. 나도 벌써 70을 바라보고 있다니…'
20년 전. 즉, 암흑의 군대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테라마스 대륙에 있는 한 왕국엔 커다란 변혁이 일어났다. 바로 죽은 왕가를 대신해 그 나라의 공작이 왕이됐던 것이다. 그의 이름은 베텔리아 트로이. 현재, 베르니아 왕국에서 베텔리아 제국으로 이름을 바꾼 한 제국의 황제이다. 처음, 베르니아 왕국의 왕족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주변 국가들은 왕이 없어진 나라를 자신의 나라에 귀속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트로이 공작이 베르니아 왕국의 왕으로 오르자 주변 국가들은 베르니아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트로이 공작이 실권을 쥐고있는 군대와, 무엇보다도 그를 호위하는 기사단은 다른 왕국하나 쯤은 간단히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타 국가의 아무런 간섭없이 왕위에 오른 트로이 국왕은 우선 민심을 잡는데 애썻다. 세금을 2/3로 줄이고 암흑의 군대와의 전쟁 때문에 다 망가져 버린 영토를 개간하고, 병든 백성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등 민심을 얻기위한 노력을 수 없이 실행했다. 그 결과 그는 어느정도 백성의 신뢰를 받는 왕으로 거듭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튼실하게 다지며 타 왕국과 활발한 교류를 하였다. 이런 그의 노력에 힘입어 베르니아 왕국은 테라마스 대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왕국으로 자라나며 그 세력을 조금씩 넓혀갔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어느정도 힘을 갖췄다고 생각한 트로이 황제는 매년 한번씩 열리는 국가간의 정상 회의에서 엄청난 충격 발언을 했다.
"이제부터 베르니아를 왕국이 아닌 제국으로 국호를 바꾸고 그 이름도 베텔리아로 명명하겠소"
그의 발언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왕족이 모두 죽고 반란을 일으킨 귀족이 실권을 잡은 나라. 그후 10년 밖에 지나지 않은, 어떻게 보면 초 신생 왕국이라고 볼 수도 있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국명을 바꾸며 국호 또한 제국으로 바꾼 다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던 일일 뿐 더러 테라마스 대륙의 천 이백년 인간 역사상 한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일이였다. 각 왕국의 왕들은 그의 의견에 전부 반대했다. 일부는 그럴 경우 전쟁까지 하겠다는 나라도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 황제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 일을 진행시켰다. 독단적으로 국명을 바꾸고 국호마저 제국으로 바꿔버렸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베텔리아 제국은 다른 왕국들과 깊은 골이 패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각 왕국이 모여서 만든 연합이 베텔리아 제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비록 군대의 질에 있어선 많이 밀리지만 수적으로 제국을 밀어 붙인다는 것이 연합을 결성한 왕들의 생각이였다. 하지만 트로이 황제가 보유하고 있는 군대는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막강한 무력을 자랑했다. 그때, 어둠의 군대와 전쟁이 끝난지는 약 10년이 지난 상황. 당시보단 낫다고 할 수 있으나 그때 잃은 수많은 기사들을 보충할 시간으론 10년이란 시간은 충분하지 못한 시간이였다. 이런 연유로 연합군이 보유한 순수 병력의 수는 약 17만 정도 됐지만, 그 중 기사들의 수는 약 3천명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소드 엑스퍼트급 이상 기사는 150명이 돼지 못했고 소드 마스터는 체 10명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암흑전쟁 당시 암암리에 자신의 기사단을 전장에 내보내지 않고 계속해서 인제를 발굴해 키워낸 트로이 공작. 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사들의 수는 약 5천으로 연합군보다 2천이 더 많았으며 소드 엑스퍼트급 이상 기사는 250여명, 거기다 소드 마스터는 15명이 존재했다. 일반 병력의 수는 약 9만 정도로 순수 병력에 있어선 연합군에 크게 밀릴지 몰라도 기사들의 질과 양적인 면에선 베텔리아 제국이 연합군을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합국은 병력의 수만 믿고 전쟁을 감행했다. 기사들의 수에선 조금 밀리지만 일반 병사의 수에선 월등히 압도적이기 때문에 전쟁을 쉽게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였다. 그러나 그 조금 밀리는 기사들의 수. 그중에서도 마나를 다룰 수 있는 기사들이 문제였다. 그들은 엄청난 무력으로 전장을 헤집고 다녔으며 연합군의 기사단과 맞서 한번도 패하지 않는 불패의 신화를 이룩하였다. 각 왕국의 왕들은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베텔리아 제국의 기사들이 이토록 강력할 줄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테라마스 대륙 전체를 경악에 떨게 할 엄청난 사실이 밝혀졌다.
베텔리아 제국의 군대를 총괄하는 총수. 황제를 직접 호위하는 근위 기사단의 단장. 테라마스 대륙에서 300여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기사들의 지존. 테라마스 대륙에 단 한명밖에 없는 유일한 그랜드 소드 마스터. 엡솔루트 더 가르시아 공작. 소드 마스터조차 상대가 안돼는 궁극의 경지. 모든 검의 최고봉 이라고 일컬어 지는 존재가 적국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연합국 병사들의 사기는 땅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소드 마스터의 완벽한 오러 블레이드 조차 두동강 내버리는 그의 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적의 무위. 처음 그가 전장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 그가 보여준 상상을 초월한 무력은 일부 기사들로 하여금 그를 '검술을 배운 드래곤'이라고 부르게 할 정도였으니… 일반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안그래도 밀리는 상황에 그랜드 마스터의 존재가 밝혀지자 전쟁은 연합국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고 최후의 격전지인 베텔리아 평원에서 연합군이 패함으로써 연합을 도모한 왕들은 그들 스스로 백기를 들어야만했다. 후에 그들은 베텔리아를 제국으로 인정하는 한편, 매년마다 제국에 일정양의 공물을 바치게 됐으며 제국에게 내정 간섭까지 받게되었다.
잠시 과거를 회상했던 트로이 황제는 침대에 몸을 눕혔다. 모든 고난과 역경은 이길 수 있어도 세월 만큼은 이길 수 없는 듯, 많은 집무와 국정에 시달려 온 그의 늙은 몸은 오랫동안 서있는 것조차 견디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후후후… 나도 많이 늙었군. 서있는 것 조차 힘들다니"
*
현재, 베텔리아 제국에서 추앙받는 존재는 총 3명이 있다. 집권 20년만에 자신의 나라를 대륙 최강의 국가로 만든 베텔리아 트로이 황제와 10년전 벌어졌던 연합국과의 전쟁당시 상상을 초월한 무력을 보여주었던 엡솔루트 더 가르시아 공작. 이 둘의 존재는 제국의 백성들에게 있어 가히 신급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리고 나머지 한 존재는 이미 일반 백성들 사이에선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그가 사라진지 어느덧 20년이란 세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기사들 사이에서 가르시아 공작 만큼이나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기사의 길로 접어든 사내. 전 베르니아 왕국의 근위 기사단으로서 왕녀의 곁에서 그녀를 직접 호위하던 인물. 22세란 젊은 나이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 케이. 그가 이룬 22세에 소드 마스터란 업적은 아직까지도 모든 기사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대단한 것이였다. 일부 기사들은 그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가르시아 공작, 혹은 그 이상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없다. 20년전 암흑의 군대와의 전쟁이 종결될 무렵 그는 종적을 감추었다. 후에 사람들은 그가 마계와의 전쟁도중 마물들에게 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 갔고 수련을 하는 기사들의 입에서나 오르 내리는 존재가 돼었다.
검은 망토를 걸친 사내가 길도 나있지 않은 깊은 숲속에 홀로 서있었다. 놀랍게도 그곳엔 작은 무덤과 함께 하얀 비석이 세워져 있었는데 오랫동안 관리가 안됀 듯, 무덤과 그 주위엔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히 자라 그곳을 덮고 있었다. 사내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말없이 무덤을 지켜 보았다. 무덤을 바라보는 사내의 눈에서 애틋한 연민의 정이 피어오르는 한편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빛이 타오르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이군요.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계도…"
뿌드득. 누군가에게 크게 분노 한 듯 사내는 이를 갈았다. 그리고선 사내는 미련없이 자리를 돌아섯다. 은은하게 떨어져 내리는 달빛에 사내의 얼굴이 들어났다. 남들 보단 꽤나 잘 생긴 얼굴에 하얀색 피부. 그와 대조를 이루는 짙은 흑발. 심오한 어둠을 품고있는 검은 눈동자. 그렇게 들어났던 사내의 얼굴은 그가 걸음을 옮김으로써 다시 어둠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몬스터가 많기로 유명한 숲이였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밤은 몬스터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그 숲을 걸어가고 있는 사내에게서 태양빛처럼 줄기차게 뻗어나온 범상치 않은 기운이 몬스터들을 자신의 둥지속에 꼭꼭 숨어버리게 만들어서 그런 것 일지도 모른다. 터벅. 터벅. 사람들이 사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사내. 그는 한없이 무심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러나 깊게 가라앉은 그의 눈동자 속에선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네놈들을 지옥에 보내줄 테니까"
그의 끝을 모르는 분노가 누군가를 향해 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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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드디어 시작이로세!
그런데.. 케이의 수행 과정을 나중에 그려주심이..
그러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노르넨씨 화이팅!
[다음편 초 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