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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월[靑月] 그리고 월계계승전[月界繼承戰]...09 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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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기나긴 밤이군."

 알퀘이드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미루일을 바라보았다. 미루일 역시 알퀘이드처럼 달을 보고 있다가 알퀘이드를 응시했다. 둘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기나긴 달밤이라고 말한 것처럼, 언제부터 싸웠고, 언제부터 지쳤고, 언제부터 이렇게 바라보기만 했는지.. 시간의 경계는 희미하기만 했다. 미루일은 피식 웃으면서 손을 들어 달을 잡는 시늉을 했다.

 "성마월의 달빛은 모든 것을 잊게 하나니, 선하지도 악하지도 아니함이니라. 신의 사랑 속에 있는 자들에게 내리는 황금의 빛은 햇살처럼 밝으니, 그는 분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온유함이 풍부하신 분이시로라."

 미루일은 그렇게 읊고서는 날개를 펼쳤다. 검은 깃털이 주위로 휘날렸다. 알퀘이드는 살짝 몸을 돌려서 미루일을 향했다. 미루일은 손을 내리고서는 날개를 다시 접었다. 황금빛으로 물든 대지는 햇살을 받는 것처럼 따스했다. 길고 기나긴 밤.. 햇살이 비취고 있는 그 밤은 밤일까? 아니면 그저 낮이라고 해야할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어.."

 "스슈슛!?"

 알퀘이드의 손이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튀어오르는 미루일의 신형에서 청록빛의 가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알퀘이드는 손톱에서 거칠을 충격파를 일으키며 가시들을 옆으로 밀어낸다. 청록빛의 물결이 갈라지고 진조의 붉은 눈이 반짝이며 황급빛으로 상대를 노려본다. 서서히 갈라지는 공기의 단층.. 그러나 상대는 역시 재빠르게 옆으로 구르며 피해버린다. 다시 둘의 사이는 벌어지고 둘은 서로를 노려본다. 그러나 누구 하나도 거칠은 숨소리 없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본다.

 "츠캉! 푸콱!"

***

 "애석하다."

 시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단도를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흩어져가는 검은 물질.. 그리고 부서져 버린 노란 안광과 그리고 하얀 이빨, 유리가 깨어질 듯한 목소리는 이미 울려퍼지지 않고 있었다. 그저 가만히 시키를 바라볼 뿐이었따. 시키는 가만히 서있었다. 싸움은 끝났다. 이전처럼 쓰러지지 않았다. 그래.. 이것은 단순한 죽음을 연결시켜준 행위. 직사의 마안이라는 가열한 힘에의해서 쓰러진 희대의 악마.. 간단한 일이었다.

 "이전에는 조금은 재미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남겨진 시간이 없어."

 "그.래.알.고.있.었.다."

 "널 죽이면서 알게 되었어. 아무래도 이 눈.. 이젠 볼것 안볼것까지 모조리 다 보여주잖아."

 "그.렇.기.에.이.리.된.것.이.겠.지."

 그 말과 함께 검은 물질은 사라졌다. 안경따윈 이제 필요 없어졌다. 한층더 푸른빛으로 진하게 물든 눈동자는 이제 하나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키는 걸음을 때었다. 더 이상 그와 볼일은 없다. 그의 모든 것을 사멸시켰다. 영혼이라는 형체마저도 사멸한 것. 완전한 침묵이다.

***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월계계승전이란 공중누각이었으니까."

 황금빛 달의 정중앙에 서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를 올려다 보는 존재들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달에서 내려와 지면에 내려섰다. 흔들려 보이는 그의 모습은  곧 쓰러질 듯이 희미해 보이기만 했다. 나풀거리는 금발을 다시한번 쓸어내리고서는 푸른 빛 눈동자와 청록빛 눈동자를 깜빡이고서는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청월의 모든 것은 끝나가고 있다. 푸른달의 의미의 달. 루시퍼라는 나의 의미는 루시펠이 되어 신의 곁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남겨진 루시퍼의 힘으로서는 의미의 달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미루일, 다크니스, 그리고 크로우.. 모두는 사라졌다. 그래. 푸른달을 기억하는 마지막 존재들은 사라졌고, 이제 푸른달로서의 나는 의미를 잃었지."

 그러면서 그는 천천히 날개를 폈다. 그리고 뿜어져 나오는 무서운 힘의 소용돌이는 곧 현실셰계에도 간섭현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황금빛 달을 중심으로 덮혀오는 검은 구름과, 그리고 휘몰아치는 바람.. 만약 종말의 징조가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이러한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하지만 웃기게도, 난 모든 것을 지니고 있었어. 그래서 더욱 이상한거야. '내가 존재하는 명제란 무엇일까?' 이런 쓸때없는 의문이 자꾸만 떠오르지."

 그의 주위로 더욱 강한 바람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몸을 피하는 자들은 한사람도 없었고, 다만 그 바람 가운데에 태연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그는 전혀 자제함이 없이, 마음이 내키는 만큼 바람을 쏘아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결심을 했지, 나의 이 명제를 해결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되었지. 하지만 다행이다. 너희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

 "이제 나에게 주어진 명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어. 너희와 싸우는 것이다. 이것이 명제의 해답이다. 승패따윈 아무래도 좋은 것이니까. 이 하나의 명제를 해결하면 모든 것은 끝나니까."

 그가 움직였다. 강한 바람이 멈추고 구름은 사라졌다. 검푸른 하늘에는 황금빛 달이.. 그리고 황금빛 대지에는 푸른달의 마지막 힘과, 그리고 그를 맞이하는 또 하나의 힘이..

***

 "챙강!?"

 검이 부러져 버렸다.

 "콰득!?"

 팔을 뜯겨져 버렸다.

 "쩌억!?"

 무기따윈 애초부터 부서졌다.

 "하아.. 하아.. 하아.."

 숨을 쉬는게 얼마만인지 신기하다.

 "스팍! 스팍! 쉬익!"

 이렇게 빠른 움직임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아아.. 그런 것이다. 저 힘은 강했다. 그래.. 너무도 강해서 그래서 스스로가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저렇게 난폭하게 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모두는 이미 지쳤다. 아니 전투가 불가능 하다.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몸뚱이와, 절반정도 남은 칼날과 칼자루.. 저 힘은 무섭다. 모든것을 깨어 부수고도, 이렇게 사람의 몸과 마음을 옥죄고 있다.

 "똑.. 똑.. 똑.."

 액체가 방울져서 떨어져 내린다. 서서히 굳어져가는 시간, 그리고 서서히 풀려져가는 시계.. 죽음에 가까울수록.. 시계에는 죽음들이 나에게 인지된다. 선과 점.. 아니.. 선과 점 뿐만이 아니다.

 이 눈은 얼마까지 그 가열한 힘을 느끼게 해 줄 것인가?

 뇌는 정지했다. 하지만 절반씩이나 남은 칼날을 밖으로 향한다. 이제 명령은 뇌에서 내리지 않는다. 죽음을 인식하는 눈에서 내린다. 나의 체내회로는 그렇게 뒤바뀌었다.

 이제 보이는 것은 선과 점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개념을 바라본다. 녀석이 느끼는 것은 죽음. 그러니까. 이 죽음의 개념을 죽인다면, 녀석은 죽는다.

 "스각.. 쿠웅.."

 둔탁한 소리. 이 얼마나 가열한 힘인가? 죽음마저 죽여버리는 이 사신의 시선. 이제 놈의 차례다. 나의 눈으로, 나의 팔로.. 놈의.. 그 힘의.. 죽음을 맞이하게 해준다.

 "극사. 나나야."

***

 "끝인가?"

 그는 그렇게 말했다. 서서히 벗겨져가는 검은 불꽃,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푸르고 맑은 불꽃은 그의 마음에 검은 구름을 걷어낸 듯이, 그는 화사하게 웃었다. 모두는 그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역시.. 해답을 알아내는 것이란 무의미 했군요."

 그리고는 곧바로 말을 잇는다.

 "왜 그분의 곁으로 돌아갔는지 알겠습니다."

 그러자 그의 앞에있는 청년은 단도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 역시 해답은 아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해두죠. 이 몸.. 아니 이 아이는 궁금한 거 못 참는 아이니까. 그럼 끝을 내주시죠. 마지막으로 저의 검은 불꽃을 태울 수 있도록."

***

 해가 떠올랐다. 길고 긴 밤은 끝났다.

 "준비해주세요. 코하쿠, 히스이."

 모두는 한 자리에 모였다. 오늘은 특별한 날. 그래.. 아주 특별한 날이다.

 "야호~ 여동생."

 "그러니까 여동생이라는 말씀은 그만둬 주세요."

 알퀘이드는 차의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제 두 사람이..

 "안녕하세요? 아키하씨."

 "오랫만입니다. 토오노양."

 푸른빛의 단발머리가 귀여운 소녀와 그리고 갈색빛 머릿결을 뒤로 넘겨 포니테일로 묶은 준수한 청년이 나타났다.

 "모두 모였군요. 그럼 어서가죠."

 두 사람도 자리를 잡고나서는 난 곧바로 차유리를 똑똑 두드렸다.

-------------------------------------

 "또 왔어요. 오라버니."

 "토오노군. 역시 토오노군답게 살풍경하군요."

 "집정관님? 이건 검소하다고 해야할껍니다."

 "거기 교회의 개 두마리는 짖지말고 조용히해."

 잠깐의 소란이 일어났지만, 붉은 머릿결은 그 소란마저 앗아가 버렸다.

 "오라버니의 말씀은 듣지 않겠다고 한 것처럼. 모두다 데리고 왔어요."

 "그런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도 되니까요."

 "원래 시키는 쌀쌀맞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부탁을 하는거라구. 여동생."

 푸른 하늘. 그 아래의 언덕과 한 그루의 작은 나무.. 모두는 그 나무 곁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하나하나 추억을 말한다. 이제 끝을 말하는 자는 없다. 모두다 또 다른 시작을 말하고 있다.

 "좋은 기분이야. 고마워.. 모두.."

 어디선가 이런 말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날.. 특별한 날..

 그의 끝은 다른 시작인 것처럼..

***

 청월 그리고 월계계승전[月界繼承戰] 종료..

 그리고..

 청월.. 종료..

***

 대망의 엔딩입니다. 으음.. 그간 기나긴 여정을 모두 마칩니다.

 시험기간인데다가 피카씨의 어이없는 노가다 작업까지 하고 있고..

 게다가 글까지 써올립니다.

 전투씬을 삽입할까 했는데.. 역시 저의 글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세계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이어질 껍니다. 남겨진 이 세계의 이야기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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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트』님의 댓글

†『릴리트』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오...........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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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토님의 댓글

긴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겨진 뒷세계의 이야기는..

마에스트로 알카드와

그의 돌 긴토가 펼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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