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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 종말의 칸타타 # 2-13 평행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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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전체적인 윤곽은 잡혀들어갔습니다만... 프롤로그 쪽에서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많군요.
전에 있던 글 중 한번 지적되었던 문제가 다른 곳에서 또 지적되었으므로 고친 곳이 있습니다.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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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 평행괴(平行壞)


[슈욱]

한 쪽에서 붉은 빛의 검이 휘몰아치면 다른 쪽에서는 그 검의 잔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받아친다. 서커스의 쟁반돌리기를 보는 것처럼 그들 서로에게 불어닥친 검과 지팡이라는 쟁반을 너무나도 태연하게 수평선상으로 유지시키는 몸놀림은 잔혹하고 추잡한 이미지의 싸움과는 거리가 멀다.

[치치직]
[타칵]

검날이 점의 모습으로 찌르기를 시도하면 지팡이는 그 궤도를 바꾸어버리게 만든다. 예술! 이들에게는 질투와 투쟁의 부산물인 싸움마저도 하나의 전위예술인 것이다. 두 소녀는 간신히 눈으로나마 따라잡을수 있었을 무기의 모습을 전부 맞받아치고 있었다, 마치 미리 동작을 맞추는 영화의 액션신처럼. 다만 이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상대의 무기를 맞받아치지 못하는 짓은 어느 한 명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미리 짜두는 액션신따위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

[쳉]
[스르르르르륵]

무기들이 엇갈려 닿으며 듣기 싫은 고주파를 만들어 낸다.

“하...아,아...”
[츠윽]
“...”
“하아,”

지친다. 숨소리의 진동수가 점자 그 수치를 늘려온다. 인과적으로 맞다, 지치는게 당연한 것. 헌데 체격에서 안 밀리는 류애쪽이 먼저 체력을 바닥내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 처음 몇 번의 놀림을 주고 받았을 때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끝없이 닿지 못할 것같은 평행선의 싸움을 만드는 것으로 보였다. 류애는 지팡이를 씀에도 검술실력과 속도에서 이 소녀와 거의 대등하게 맞서고 있었다. 요컨대 이들 둘의 싸움에서 민첩성만큼은 세계 최상위급의 결전이라 불러도 될 만큼 우열을 가리는 것은 복권 숫자를 맞추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했다.

“류애에! 조,
[쉬익]
심해!”

그러나 무기가 달랐다. 메리샤의 무기는 검! 것도 보통 검이 아니다. 검이자 지팡이의 면모를 갖춘 밸런스 파괴 근접무기와 원거리에서 마나를 화살처럼 찍어대는 류의 지팡이가 펼치는 싸움. 마나 덩어리를 발산시킬 시간을 벌기위한 안정적인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일정거리를 유지해야하는 류애에게 있어 서로에게 대등한 속도는 거리를 벌리는 것은 물론 좁히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오히려 거리를 좁히면 지팡이를 쓰는 류애쪽이 손해다). 애초에 근접전으로 상황을 만들었던 것은 류애의 치명적인 실수. 한번 거리를 좁혔으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것, 상대방의 속도를 계산하지 않은 그녀의 오산이었다. 왜 가까이에서 무기를 주고 받을 생각을 한 걸까. 그녀는 자신과 대등한 속도를 가진 자는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던 걸까. 결국 거리를 못 벌리는 상황에서 검 대 지팡이의 근접전은 이미 승부처를 지나온 것! 류애에게 후회의 시간을 주기도 전에 메리샤의 붉은 검은 그녀의 점퍼 뒷자락을 베어버렸다!

“아깝다. 옷만 잘랐네.”
“아아아... 너어, 빠르구나...나중에는 확실히 베 줘. 안 그러면 너가 먼저 베일꺼니까.”
“언니, 사돈남만하지 마시죠? 자아, 그럼 유카인 오빠는 이제 내 꺼 당첨?”

그녀의 옷은 이제 입는 게 아닌 걸레가 되어 그녀의 옷가림을 해주는 용도로 전략해 버렸다. 그녀의 하얀 정령사의 윗 옷 등짝 부분은 정확히 좌우로 양분되어 가위질 된 것마냥 절개되어 있는 것이 하얀 속살을 내보이게 만들어 이런 상황에서도 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어어, 엘프 언니...? 저, 저기...”

판소리 칸막의 숨고르기를 하듯 전위예술 같던 싸움이 멈추어 졌다. 그녀들은 서로를 응시한다. 류애는 정면이 아닌 옆모습을 보여주며 초점을 붉은 눈동자에 맞춘다. 붉은 눈동자는, 조금, 그 초점의 위치가 달랐지만.

“등의 검은 문신...”

메리샤의 초점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류애의 S 라인 등에 박혀 있었다. 그녀의 등에서 메리샤가 보고 있는 것은 어깨부분의 등줄기를 따라 허리까지 내려오는 칼 끝으로 붓을 그린듯 내려오는 검은 문신.

“문신, 처음 보니?”

어벙벙한 모습의 메리샤를 일순간에 깨우는 류애의 정신적 공격.

“그냥 문신이 아니잖아! 그건, 그러니까... 나 알어! 언니는 윈더가 맞는거지!”
“윈더...? 참 별 걸 다 아네, 어떻게 아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말하지마!”

윈더가 무엇인지 좀체 알 길이 없는 주위의 군인들과 인질범들은 새로운 해설첨부를 바라며 그녀들의 입에서 새로운 단어가 첨가되기만을 기다렸다(한편 유카인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귀 길쭉한 엘프의 등짝이 홀라당 적나라하게 까진 뒤로 싸움은 임시휴전상태.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싸움을 멈추게 만들었는지 제3자의 입장에서는 알턱이 없는지라 그들은 ‘문신’과 ‘윈더’라는 단어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언니가 윈더였다면 힘든 일도 아니었구나. 내 속도를 따라오는 게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구, 언니는 반칙! 나빠나빠! 윈더였다니!”
“너는 반칙같은 거 없다는 거야! 페어플레이를 안하는 건 바로 너, 자기자신도 정정당당하게 마법사라면 마법을 써.”

엮였던 실타래 가운데를 떡하니 베인 순백의 상의가 모랫바람에 넓게 활개하며 맞부딫쳤다. 그녀의 새 하얀살이 모랫바람에 조금씩 조금씩 찌들어간다. 군살하나 남기고 있지 않은 그녀의 허리는 이 모랫바람에 맞서기엔 한 없이 가날프다. 그 엘프다운 허리에 겉도는 공허감을 채워 주는 융단과도 같은 그녀의 갈색 머릿빛이 그녀를 더욱더 가날프게 만든다. 그녀의 머리칼도 모랫바람에 휘날린다. 그녀도 이 모랫바람에 휘날릴것 같다. 하지만 휘날리지 않는다. 마지막잎새의 희망을 바라는 누군가의 소망을 들어주려는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는 휘날리지 않는다. 하얀 스커트가 바람에 파묻혀 다리라인을 다 드러내게 되어버렸어도 그녀는 서있다.

“언니도, 페어플레이 안하고 숨기고 있잖아!”

메리샤의 말과 함께 류애는 우울증 환자와 같은 무초점의 눈을 띄었다. ㅡ이 소녀는 윈더를 알고 있다는 걸까. 사실 겉모습은 애같아도 실제로는 100살이 넘어가는 식자층이란 말이야? 아닐거야. 언행으로봐서는 도저히 10대 이상의 나이를 쳐줄 수 없는 자기중심적인 태도. 그럼 어떻게 이렇게도 잘 아는 것일까. 도대체, 이 소녀는 무엇이길래? 설령 메리샤라는 이 아이가 백발 넘은 노인이고 자슈르의 3대 대마법사 반열에 든다하더라도 윈더의 실체를 알 리가 없어, 그래 알 리가 없는거야, 실체를 본 사람은 죽었으니까. 아니면 이틀 전에 있던 그 사건에서 내 모습을 봤던 것일까. 아니 거기에 이런 소녀가 있었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왜 알고 있는걸까. 어, 어떻게...ㅡ

“너, 정체가,
[슈우우우우]

다시 또 한 번 검이 불타오르며 달려든다. 류애에게 자문자답할 기회는 주지도 않은 채 석양의 안개를 내뿜으며 시야를 가득 채우는 화염이 검의 뒤를 따른다. 아니, 따르는게 아니다. 화염이 먼저 검을 앞서간다. 검의 속도에 마법 자체의 속도를 얹은 가속도, 허를 찌르는 공격이라는 것은 건 이런 것일까.

화염이 자신의 목을 휘감기게 될 시간이 점점 줄여지는 불과 소수점의 초가 붙은 시간동안 그녀는 인과관계를 갖춘 명제를 창출했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명제의 조건을 충족시켜줄 답에 도달했다. ㅡ메리샤는 악마의 피로 더럽혀진 윈더다.ㅡ

자신의 목을 파고드는 노을빛의 검에 박았던 그 시선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필연적인 직감으로 류애는 느낀다. ㅡ피해야 해, 상대는 인간이 아니야ㅡ

“낙엽 풍경.”

강풍에 휘날려 날아가듯 빠르게 발음된 두 단어임에도 정확하게 귀에 들려오는 류애의 말.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그 말과 함께 아래로 향해있던 그녀의 손에서 노을빛 검의 색과 비슷한 계통의 단풍들이 발현된다. 세 갈래로 명확히 뻗은 입줄기, 캐나다의 국기에 심어진 문양을 보는 것만 같은 단풍들 수 십개가 류애의 손에서 흩어짐과 함께 물리학의 진리를 무시하며 검의 궤도를 바꾸어버렸다. 궤도를 바꾸기 위해 단풍들은 발작하는 화염을 지나갔음에도 불타지 않았다. 주위의 시선은 속도에 속도를 보탠, 거기에 그것을 단시간 마법으로 돌파해버린 마법까지, 이 모든 실시간 동영상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탓에 볼 수 없었다. 그녀들을 휘감으며 낙화하는 단풍만이 그들이 볼 수 있던 전투 풍경의 전부. 짧은 초단위 이하의 시간에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지 못해도 그들은 결과만큼은 알 수 있었다. 전혀 다른 방향. 그녀들은 엇갈렸다.

“정령계열인거야? 이런 것도 만들다니. 참 예쁘고도 재밌는 마법이구나. 그런데 나는 그런 걸 원한게 아니라고.”

상행선과 하행선처럼 옆으로 눈을 흘기는 것이 금방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말하는 메리샤의 말 한 어절 어절이 잡음없이 갈색 머릿결 사이로 모습을 들이내민 류애의 귀에 가시박히듯 꽃혀 들어갔다.

“보여 줄 수 없어. 나는 약속했어.”

무슨 말이 그녀를 자극했는지 몰라도 날카롭게 옆으로 홀겨보던 메리샤의 시선은 눈녹듯이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돌변해 있었다.

“에에, 언니 그 말은... 유카인 오빠를 나한테 그냥 준다는 거지?”
“그 유카인과 약속했어. 보여주면 안 된다고.”

서로의 시선이 서로를 향했다. 마주볼 때의 설렘, 머쓱함, 부끄러움, 이런 감정들은 여기서는 호화스러운 미사어구. 그 교차되는 시선을 비유하여 나올 수 있는 표현은 류애의 깊은 눈동자에 메리샤의 붉은 눈동자가 잠식해 들어간다는 표현이 지금 할 수 있는 표현능력의 한계.

“이제 재미없어. 나 그냥 갈래.”

메리샤가 자신의 머리를 휘날리며 류애와 엇갈린 방향으로 더 나아가더니 드레스의 뒷구석에서 돌맹이 비슷한 것을 꺼내들었다.

“라 지그르트, 엔 크라 마다카르시어스!”

바닥에검은 빛을 띈 돌맹이가 떨궈짐과 동시에 그녀가 외친 말로 메리샤 자신의 앞 지표면에서 검은 원의 형태를 띈 무언가가 영역을 확장시키며 사람만한 크기까지 뻗어졌다.

“저기 에리샤... 대장, 우리는 어떻게 도망가라고! 노, 노라크루드 대장님이 분명 군을 처치하라고 했잖습니까!”
“줄마노를 이용한 흑마술! 인간이 흑마술을 다룬다는 얘기는 들어 본적이 없는데...”
“알아서들 도망가세요~!”

급속히 냉각화 시키던 분위기는 사춘기미만의 한 소녀에 의해 녹고 있었다. 지휘자의 도피행각에 당황하는 인질범들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며 멍한 표정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군(軍), ‘역시 저 아이도 바보인거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유카인과 지표면에 붙은 끝없는 흑의 원안으로 들어가는 메리샤. 그 외 침을 질질 흘리며 당황하는 기타 등등들(비서 제외). 금방이라도 갈릴 것 같던 전세는 어느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전세라는 단어의 존재자체를 숨기며 상황을 더욱 더 난해하게 만들었다.

“내 순결은 내놓고 가!”

차마 쫓아갈 수는 없고 뒤에서 악 지르는 류애. 다만 그 순결은 원래 뜻하고 거리가 먼거 같은데.

“엘프 언니 미안, 내 옷 더렵혀지면 집사한테 혼난단 말야. 오빠 나중에 보게 될 때는 나하고 데이트다아아!”

이 쪽은 순결의 의미를 아예 모른다.

“닥치고 도망치지마! 감히 이틀동안 나를 이렇게 만들어! 나와, 나와!”

뒤늦게 상황 전개가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한 유카인, 패닉 모드 한 번 더 풀 가동이 들어갔다. 유카인 자신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보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언니는 알지, 진실을...”

흑의 원으로 점점 그 형체를 발 끝에서부터 숨기던 메리샤의 모습은 붉은 머리카락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와 비슷한 속도로 끝없던 흑의 원도 본래 있지도 않았다는 듯이 자취를 감추었다. 잠시 후 그칠 줄 모르는 짙은 모랫바람 한 줄기만이 흑의 원이 사라져버린 그 곳을 채우는 물감의 전부.

무슨 일이 일어났던, 총성이 울렸던, 진실이 무엇이었든 간에 모랫바람은 멈추지 않고 한 엘프 소녀의 빰을 때리고 있었다.

ㅡ모랫바람은 분다, 불고 있다. 그게 다지만, 수많은 것들이 찾아 헤매던 불변의 진리에 끝없이 불어닥치는 이 모랫바람이 일순간의 진리가 되어 줄 수는 없을까. 적어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 모랫바람이 불 거라는 건 진실. 나는 유카인에게로 걸어가고 있다. 이게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진리야. 너희들이 그걸 가지고 구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구현되어져서는 안돼. 구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것이 나에게는 가장 확실한 진리니까. 나는 그걸 따르는 거야. 막겠어, 반드시.ㅡ 귀가 긴 엘프 소녀는 초승달 형상을 띄고 있던 지팡이를 머리핀과 귀걸이로 바꾸고 유카인에게로 가볍게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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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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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淚§은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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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묘사가 좋은것 같아요 ^^ 재미도 있공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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