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 Load #08 -8차 종족회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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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 Load #08 -8차 종족회의 下-
"Fixierung EilSalve!!!(조준, 일제사격!)"
발포구령과 함께 200여개의 머스킷이 정문의 적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 정문을 통과하는 슬링거와 테즈메니아들을 벌집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계획이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성문이 워낙 넓고 높게 지어졌고, 무대기로 달려드는 적은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서서히 뒷걸음질 치며 혈전을 벌였다. 전투가 시작된지 10분도 안되었지만, 폰타 교차로는 벌써 사람과 짐승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도데체 몇마리나 되는거야! 이봐!!"
머뭇거리는 RACS기병을 밀친 무르시엘은 방아쇠를 당겼다.
[탕!]
슬링거였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체 뒤로 고꾸라지는 슬링거를 뒤로 하고 노인은 바쁘게 다음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철컥!]
총알이 떨어졌는지 리볼버는 빈 실린더만 돌려댔다. 급히 몸을 숙이고 근처에 떨어져 있는 머스킷 라이플을 집어들었다.
"제기랄놈들 기껏 보호번식을 도와줬더니 이딴식으로 값으려 들어??"
테즈메이아들에게 욕지거리를 밷은 그는 기병과 대치중인 테즈메니아 를 향해 발포후 머스킷을 버렸다.
파이프 담배를 문 채로 리볼버의 실린더를 채우던 무르시엘은 놀란 표정으로 몇발 채우지 못한 실린더를 급하게 재장전 하고 노리쇠를 당겼다.
몸을 돌려 좌측을 겨눈후 그의 눈매는 그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가늘어 졌다.
"키릭스..."
.
.
"여긴가요?"
한 5분 정도 뛰었을까... 길 앞에 커다란 흰색의 건물을 향해 뛰어가는 에른스트를 뒤쫏으며 슈웰이 물었다.
"예 고모님께서 계시는 곳입니다. 아버지께서 만드신 학교죠. 주로 귀족 집안 자제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업료가 엄청 비싼게 흠이긴 하죠. 하핫"
'고모?? 그럼, 올가?'
드디어 서서히 담장이 보이기 시작했고, 너무 조용하다 못한 이 적막감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에른스트!! 늦어!"
학교 정문쪽이었다. 나이는 12살도 되지 않는 푸른 머리카락과 보라빛이 노는 눈을 가진 꼬마아이는 에른스트에게 달려들어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이 집안은 어찌 정상이 하나도 없는거야. 휴...'
"아흣... 헤센 고모님 죄송합니다. 할아버님께서 고모님을 모시고 피하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아아악!"
뒤쪽에서 말 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헤센의 주먹질을 몸으로 막던 에른스트는 뒤를 돌아보았다.
"마차... 잖아..."
쌍두마가 이끄는 마차가 슈웰, 에른스트, 헤센 앞에 멈추었다. 머스킷 소총을 든 마부의 어께 쪽에는 RADD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어서 타십시요. 이제부터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레미씨? 다행이에요."
레미는 마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올해까지 기숙사 생활 하신다고해서 이리로 왔는데, 잘 생각했던거군요."
23살 조카에 12살 고모, 여자같은 목소리의 비서 겸 지금은 집사 노릇하는 남정네, 전임 울프로드 일행이 탄 마차가 출발했다.
"마르가리타 씨. 바질 성 으로 가죠. 거기까진 못들어올껍니다."
에른스트의 당부에 레미는 노블레스 의 중앙으로 마차를 몰았다.
"영감님이 둘째딸도 두셨을 줄은 몰랐네요. 능력도 좋아. 그럼 올가랑은 6살 차이인가요?"
뚱한 표정으로 슈웰의 말을 무시하고 있던 꼬마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그냥 말 놓으세요. 큰언니랑 말 놓고 지내는거 같은데... 아악!"
"니트로!!? 이런 젠장!!!"
헤센의 말이 끝나기 전에 폭팔음과 레미의 비명이 들리면서 마차가 뒤집혔다.
"내가 뭐라고 했어! 이쪽으로 지나갈꺼라고 했잖아. 이겼으니까. 100리라, 빨리 줘!"
4~5명 정도의 사내들이 마차 주위로 몰려 들었다. 아마도 그들은 슈웰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것 같다.
그중 한명이 거의 다 부서진 마차의 문짝을 열어 재꼈다.
"응?"
은색인걸로 보아 총구 처럼 보이는 물체가 남자의 머리를 겨누었다.
[타앙!]
머리에 구멍이 뚫린 사내는 그대로 고꾸라 졌고, 슈웰은 욕지꺼리를 하며 밖으로 나왔다. 충격이 있었는지,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런... 몸에 무늬가 있는걸로 봐선 테즈메니아... 이런 종만한 세퀴들!!"
몇발의 총성이 들렸고, 일 처리가 끝난 슈웰은 헤센과 에른스트가 마차 밖으로 나오는 걸 도와주었다.
저 쪽에선 튕그러져 나가 떨어진 레미 마르가리타가 겨우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하하... 니트로 글리세린을 던질줄은 몰랐네요... 걸어서 가야겠는데요, 다들 괞찮은거죠?"
슈웰은 쓰러진 테즈메니아 들 중에 아직 숨이 붇어 있는 놈의 멱살을 쥐어 잡았다.
"키릭스 는 어디 있지. 빨리 말해! 그놈도 여기 온거지!"
"그렇게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 슈웰 엔시스님."
뒤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슈웰은 뒤를 돌아보았다.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머리, 적색 눈동자에 호리호리하게 마른 몸에는 적당한 근육이 붇어있었다. 그는 파이프 담배를 들고 있었다.
"키릭스... 설마 성 정문으로 들어온건 아닐테지."
"에... 좀 고생좀 했죠. 무르시엘에게 저지당해서 좀 늦었습니다."
키릭스는 웃으며 슈웰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파이프 담배를 던졌다.
"너 설마..."
슈웰은 자신의 발 밑으로 떨어진 파이프 담배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러 기억이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친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느낌의 노인이었는데...
"나이는 70에 가까운 노인이 뭐 그리 질긴지... 아참 깜빡했..."
키릭스의 말이 끝나기 전에 슈웰은 소울드라이버에 시동을 걸었다.
"케스팅!!!"
왼쪽에께의 소울드라이버 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생긴 작은 빛 덩어리는 빠르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갔다.
빠르게 케스팅을 진행시켜 몸에 무리가 갔는지 슈웰은 이를 악물었다.
"오랜만이구나 하룻강아지. 아직도 범 무서운지 모르고 설치고 다니는 거냐?"
꼬리에 흑, 백 의 털이 교차로 나 있는 에티오피아 늑대가 키릭스에게 물었다.
"뭐... 상관 없습니다. 이제는 하룻강아지가 범을 잡을 시간이군요?"
느긋하게 말한 키릭스는 시동 영창도 없이 바로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호명했다.
"카르멘."
카르멘이라는 소리를 듣자 드와이드는 발톱을 새우며 궁시렁거렸다.
'망했군... 30분 정도는...'
"30분이다 슈웰..."
슈웰의 앞에 있던 드와이드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30분 안에 쓰러트릴수 있다는 소리야??"
슈웰은 머스킷을 장전하면서 드와이드에게 말했다.
"30분 안에 쓰러진다. 그 아싱 시간은 못벌어줘..."
그 말을 듣고 슈웰의 눈이 잠시 꿈틀거렸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 룸이 소울메이트를 버리는 경우가 어디있냐."
드와이드는 발톱으 새우며 자신 앞에 있는 검은 늑대를 바라보며 슈웰에게 부탁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부탁이니까 제발 가라."
"하지만..."
슈웰의 말에 드와이드는 소리를 쳤다. 처음으로 주인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젠장!!! 남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있는데!! 빨리 꺼져!!!"
그 말에 슈웰은 한방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일행들과 뛰기 시작했다.
"살아서 보자. 드와이드."
"어쩌면..."
일행들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가지 기다리던 드와이드는 카르멘 이라는 검은 늑대를 쳐다보았다.
"어째서 결말이 이렇게 나는 겁니까. 아무도 이런 결말을 바란적이 없습니다!"
"나는 내 주인의 방침을 따를 뿐이다. 어쩔수 없다 드와이드... 너 또한 그렇겠지."
그 말을 들은 드와이드는 자신의 방침을 카르멘에게 말하였다. 힘이 넘치면서도 슬프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저도 제 주인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드와이드는 발톱을 새우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
.
.
"크흣..."
슈웰은 자신의 왼쪽 어께를 움켜쥐었다.
살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어느정도 누르러지자 그녀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니가 내 룸이라고?]
구름한점 없던 푸른 하늘이 보이는 11년전의 여름... 에티오피아 늑대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9살 짜리 꼬마를 바라보았다.
푸른색과 붉은색의 오드아이를 가진 그 소녀는 그 늑대에게 자신의 왼손을 내밀었고,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던 늑대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11년 동안 모실 주인의 어께에 자신의 드라이버를 인스톨했다.
[Install]
소울드라이버에서 나오는 밝은 빛에 슈웰의 기억은 베이지 빛 으로 물들었다.
.
"크아아악!"
카르멘에게 목을 짓눌린 드와이드는 비명을 토했다. 이미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버린지 오래였다.
"드와이드 구지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안그래요?"
키릭스는 만신창이가 된 드와이드 옆에 앉아서 그에게 물었다.
"너... 이자식... 권한도 없는... 이미 로드가 선출된 이후에. 쿨럭..."
피를 토하면서 질문을 하는 드와이드에게 키릭스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글쎄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 로드 라는거."
미친듯이 웃는 키릭스의 표정을 보고 있는 드와이드의 눈에는 완벽한 절망이 보았다. 겨우 몸을 일으키면서 키릭스에게 말했다.
"빨리 이쯤에서 끝내... 약속시간 30분 다 됬다...하아... 제길..."
키릭스도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아직은 안됩니다. 당신을 슬링거로 만들어서 한번 써볼려고..."
키릭스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이빨이 뼈를 부러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무슨짓이야 카르멘!!"
키릭스가 소리를 질렀고, 카르멘은 물고 있던 드와이드의 시체를 내려놓았다.
"이게 드와이드에게 편할꺼다. 나 하나로도 족해."
카르멘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섞여 있었다. 마치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거 같은 느낌이었다.
.
.
.
"저한텐 친 할아버지 같은 분이셨죠..."
기운이 빠졌는지 슈웰의 어께는 아래로 축 처져 있었다.
"전 어렸을때 고아원에 버려졌었어요. 그 제수 옴 붇는다는 오드아이 인 이유때문에... 사실 재수 옴붇는다는거 터무니 없는 예기에요."
애써 웃는 슈웰. 하지만 그 표정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자신과 지신의 동생으로 인해 무르시엘과 드와이드가 죽었다는거에 대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8살 때였을 꺼에요. 처음 무르시엘 소장님을 만난게... 11년째니 무척 질긴 인연이었죠."
에른스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들어가죠. 너무 지치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할아버님이 아직 돌아가셨다는 것도 확정 지을수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당하실 분은 아니니까요."
에른스트의 부축으로 침실 안으로 들어온 슈웰은 헤센이 누워 잠든 침대에 무너지듯 누웠다.
눈물이 흘러 커버 시트를 적셨다. 입으로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머리 위에 있던 배개로 얼굴을 파 묻었다.
'그때 너를 불러내지 말았어야 했어. 미안해 미안해 드와이드.'
슈웰은 오른손으로 소울드라이버가 지워진 왼쪽 어께를 감쌌다.
.
.
"크읔!!"
무르시엘은 오전의 부상 입은 왼팔의 상처를 찟은 천으로 묶었다. 피투성이가 된 팔은 이제 감각도 없었고 음직이지도 않았다 가끔 이상하게 돌아가는걸 봐선 부러졌을지도 모른다.
처음의 상황과 달리 RACS들이 밀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극 소수의 인원만 살아남았다.
'바질 성 까지는 들어가지 못할테니...'
다시 한번 상처 위의 천을 동여맨 그는 키릭스와의 전투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까 그 검은 늑대는 뭐지... 소울드라이버 아니면 Ego 인가??'
그는 팔이 흔들리지 않게 나무 판자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머스킷을 집어 들었다.
"키릭스... 살아서 다시 보게되면 네놈부터 쏴 죽여주마... 제기랄."
그렇게 욕지거리를 궁시렁거리며 골목 사이로 사라졌다.
폰타 교차로에서 마차나 말로는 10분도 안될 거리인데, 걸어서 바질 성 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오래 걸릴줄 몰랐다는 난감한 표정이었다.
'벌써 전멸인가! 200기나 되는 드라군 기병이 그렇게 쉽게...'
오는동안 아군을 한명도 발견하지 못한 무르시엘은 낙담했다. 그때 저만치 떨어진 폐허에서 총성이 울렸다.
[타앙!]
"어엇!!"
급하게 몸을 숨긴 무르시엘은 '죽을 뻔 했잖아.' 라는 표정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RACS 인가!"
그는 몸을 숨기고 그렇게 자신을 쏜 장본인에게 물었다.
"그렇게 묻는 댁은 뉘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전중에 에른스트 곁에 같이 있던 스트로기노브 였다.
"스트로기노브, 이런 개잣샤! 죽을 뻔했잖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무르시엘은 다시 잠궜던 해머를 풀었다.
"무르시엘 소장님?! 빨리 일로 오세요!"
무르시엘은 주위를 둘러보고 적이 없다는걸 확인한 후에 다시 뒤에다 대고 소리쳤다.
"닥쳐! 니가와!!"
무르시엘의 고함에 여러 발소리가 그쪽으로 음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다란 말야?"
하나, 둘, 셋... 여섯?? 200명RACS 중 고작 6명만 살아남았다. 무르시엘까지 포함하면 7명.
"예... 그나마 상태 멀쩡한 놈들만 여섯 입니다. 바질 성으로 가서 보급을 받아야..."
스트로기노브의 말이 끝나기 전에 한쪽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적이다!!"
[타다다당!]
그와 동시에 머스킷 라이플이 불을 뿜었다. 달빛만 비추는 폰타 교차로에는 몇번의 섬광이 번쩍이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이상태로 가다간 이 인원도 모두 죽어...'
숨이 끊어진 슬링거를 확인사살하는 무르시엘의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자들이 RACS와 무르시엘을 둘러 쌋다. 그림자 사이에선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 약간 마른 채격의 남자의 그림자 였다.
"얼마 않있으면 우리 헤센 생일인데."
테즈메니아 한마리가 무르시엘을 향해 도약을 했고, 그는 오른손으로나마 머스킷으로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역시 한손으로 90Cm가 넘는 총기를 다룬다는건 무리였다. 정조준이 어긋난 탄환은 목표물을 맞추지 못하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끝인가...'
눈을 감았다. 마지막이라면 고통없이 단번에 숨이 끊어지길 바랬다. 그때 뒤쪽에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포유류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공중으로 도약을 했다.
[캐앵!]
달빛에 반사되어 더욱 환하게 보이는 은색의 장모종 화이트 팽(White Fang). 그 화이트 팽은 테즈메니아의 목덜미를 물어 단번에 숨을 끊어버렸다. 덩치는 테즈메니아들 보다 큰걸로 봐선 상당히 오랜 산 놈인듯 하다.
"무사하십니까."
"예끼 이사람! 갑자기 말없이 여행이나 떠나서 연락도 없나."
화이트팽의 출현으로 테즈메니아들은 약간 주춤하는 기새였다. 이윽고 그 늑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얼룩 무늬의 포유류 들에게 경고성 맨트를 날렸다.
"돌아가라! 여긴 울프로드 께서 계시는 신성한 도시다!"
화이트팽이 한발짝 앞으로 내딛자 그만큼 테즈메니아들이 뒤로 물러났다. 전략적으론 이쪽은 한마리, 저쪽은 적어도 마흔 이상의 숫자지만 힘의 레벨에서는 밀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첫째 딸이라면 몰라도, 당신을 꺽으려면 아직 먼것 같군요."
그렇게 말한지 몇초 되지 않아 슬링거와 테즈메니아들은 노블레스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적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무르시엘은 근처에 있던 박스에 주저 앉았다.
"휴... 진짜 가는줄 알았네. 자네 돌아온거 슈웰도 아나?"
"아뇨. 바로 이리로 왔습니다. 애들은 어디에 잇죠?"
"에른스트와 바질 성으로 가라고 했는데... 무사히 도착 했겠지."
늑대는 어느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오른쪽 귀에는 4개의 귀걸이가 보였고, 머리카락은 털색과 같은 은흰색 장발이었다.
그는 무르시엘이 일어나는 걸 부축했다.
"그만 바질성으로 가시죠. 저도 슈웰 얼굴이 보고 싶네요."
힘겹게 일어서던 무르시엘은 하늘을 보며 궁시렁 거렸다.
"늙으면 일찍 죽어야 해... 안그런가 이즈엘?"
"하하... 그렇게 말하는 사람중에 정말 일찍 돌아가신 분은 없던데요."
P.s 제목하고 내용하고 따로 놀죠?? 어쩔수 없었습니다..ㅜ_ㅜ
"Fixierung EilSalve!!!(조준, 일제사격!)"
발포구령과 함께 200여개의 머스킷이 정문의 적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 정문을 통과하는 슬링거와 테즈메니아들을 벌집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계획이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성문이 워낙 넓고 높게 지어졌고, 무대기로 달려드는 적은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서서히 뒷걸음질 치며 혈전을 벌였다. 전투가 시작된지 10분도 안되었지만, 폰타 교차로는 벌써 사람과 짐승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도데체 몇마리나 되는거야! 이봐!!"
머뭇거리는 RACS기병을 밀친 무르시엘은 방아쇠를 당겼다.
[탕!]
슬링거였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체 뒤로 고꾸라지는 슬링거를 뒤로 하고 노인은 바쁘게 다음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철컥!]
총알이 떨어졌는지 리볼버는 빈 실린더만 돌려댔다. 급히 몸을 숙이고 근처에 떨어져 있는 머스킷 라이플을 집어들었다.
"제기랄놈들 기껏 보호번식을 도와줬더니 이딴식으로 값으려 들어??"
테즈메이아들에게 욕지거리를 밷은 그는 기병과 대치중인 테즈메니아 를 향해 발포후 머스킷을 버렸다.
파이프 담배를 문 채로 리볼버의 실린더를 채우던 무르시엘은 놀란 표정으로 몇발 채우지 못한 실린더를 급하게 재장전 하고 노리쇠를 당겼다.
몸을 돌려 좌측을 겨눈후 그의 눈매는 그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가늘어 졌다.
"키릭스..."
.
.
"여긴가요?"
한 5분 정도 뛰었을까... 길 앞에 커다란 흰색의 건물을 향해 뛰어가는 에른스트를 뒤쫏으며 슈웰이 물었다.
"예 고모님께서 계시는 곳입니다. 아버지께서 만드신 학교죠. 주로 귀족 집안 자제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업료가 엄청 비싼게 흠이긴 하죠. 하핫"
'고모?? 그럼, 올가?'
드디어 서서히 담장이 보이기 시작했고, 너무 조용하다 못한 이 적막감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에른스트!! 늦어!"
학교 정문쪽이었다. 나이는 12살도 되지 않는 푸른 머리카락과 보라빛이 노는 눈을 가진 꼬마아이는 에른스트에게 달려들어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이 집안은 어찌 정상이 하나도 없는거야. 휴...'
"아흣... 헤센 고모님 죄송합니다. 할아버님께서 고모님을 모시고 피하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아아악!"
뒤쪽에서 말 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헤센의 주먹질을 몸으로 막던 에른스트는 뒤를 돌아보았다.
"마차... 잖아..."
쌍두마가 이끄는 마차가 슈웰, 에른스트, 헤센 앞에 멈추었다. 머스킷 소총을 든 마부의 어께 쪽에는 RADD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어서 타십시요. 이제부터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레미씨? 다행이에요."
레미는 마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올해까지 기숙사 생활 하신다고해서 이리로 왔는데, 잘 생각했던거군요."
23살 조카에 12살 고모, 여자같은 목소리의 비서 겸 지금은 집사 노릇하는 남정네, 전임 울프로드 일행이 탄 마차가 출발했다.
"마르가리타 씨. 바질 성 으로 가죠. 거기까진 못들어올껍니다."
에른스트의 당부에 레미는 노블레스 의 중앙으로 마차를 몰았다.
"영감님이 둘째딸도 두셨을 줄은 몰랐네요. 능력도 좋아. 그럼 올가랑은 6살 차이인가요?"
뚱한 표정으로 슈웰의 말을 무시하고 있던 꼬마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그냥 말 놓으세요. 큰언니랑 말 놓고 지내는거 같은데... 아악!"
"니트로!!? 이런 젠장!!!"
헤센의 말이 끝나기 전에 폭팔음과 레미의 비명이 들리면서 마차가 뒤집혔다.
"내가 뭐라고 했어! 이쪽으로 지나갈꺼라고 했잖아. 이겼으니까. 100리라, 빨리 줘!"
4~5명 정도의 사내들이 마차 주위로 몰려 들었다. 아마도 그들은 슈웰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것 같다.
그중 한명이 거의 다 부서진 마차의 문짝을 열어 재꼈다.
"응?"
은색인걸로 보아 총구 처럼 보이는 물체가 남자의 머리를 겨누었다.
[타앙!]
머리에 구멍이 뚫린 사내는 그대로 고꾸라 졌고, 슈웰은 욕지꺼리를 하며 밖으로 나왔다. 충격이 있었는지,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런... 몸에 무늬가 있는걸로 봐선 테즈메니아... 이런 종만한 세퀴들!!"
몇발의 총성이 들렸고, 일 처리가 끝난 슈웰은 헤센과 에른스트가 마차 밖으로 나오는 걸 도와주었다.
저 쪽에선 튕그러져 나가 떨어진 레미 마르가리타가 겨우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하하... 니트로 글리세린을 던질줄은 몰랐네요... 걸어서 가야겠는데요, 다들 괞찮은거죠?"
슈웰은 쓰러진 테즈메니아 들 중에 아직 숨이 붇어 있는 놈의 멱살을 쥐어 잡았다.
"키릭스 는 어디 있지. 빨리 말해! 그놈도 여기 온거지!"
"그렇게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 슈웰 엔시스님."
뒤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슈웰은 뒤를 돌아보았다.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머리, 적색 눈동자에 호리호리하게 마른 몸에는 적당한 근육이 붇어있었다. 그는 파이프 담배를 들고 있었다.
"키릭스... 설마 성 정문으로 들어온건 아닐테지."
"에... 좀 고생좀 했죠. 무르시엘에게 저지당해서 좀 늦었습니다."
키릭스는 웃으며 슈웰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파이프 담배를 던졌다.
"너 설마..."
슈웰은 자신의 발 밑으로 떨어진 파이프 담배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러 기억이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친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느낌의 노인이었는데...
"나이는 70에 가까운 노인이 뭐 그리 질긴지... 아참 깜빡했..."
키릭스의 말이 끝나기 전에 슈웰은 소울드라이버에 시동을 걸었다.
"케스팅!!!"
왼쪽에께의 소울드라이버 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생긴 작은 빛 덩어리는 빠르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갔다.
빠르게 케스팅을 진행시켜 몸에 무리가 갔는지 슈웰은 이를 악물었다.
"오랜만이구나 하룻강아지. 아직도 범 무서운지 모르고 설치고 다니는 거냐?"
꼬리에 흑, 백 의 털이 교차로 나 있는 에티오피아 늑대가 키릭스에게 물었다.
"뭐... 상관 없습니다. 이제는 하룻강아지가 범을 잡을 시간이군요?"
느긋하게 말한 키릭스는 시동 영창도 없이 바로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호명했다.
"카르멘."
카르멘이라는 소리를 듣자 드와이드는 발톱을 새우며 궁시렁거렸다.
'망했군... 30분 정도는...'
"30분이다 슈웰..."
슈웰의 앞에 있던 드와이드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30분 안에 쓰러트릴수 있다는 소리야??"
슈웰은 머스킷을 장전하면서 드와이드에게 말했다.
"30분 안에 쓰러진다. 그 아싱 시간은 못벌어줘..."
그 말을 듣고 슈웰의 눈이 잠시 꿈틀거렸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 룸이 소울메이트를 버리는 경우가 어디있냐."
드와이드는 발톱으 새우며 자신 앞에 있는 검은 늑대를 바라보며 슈웰에게 부탁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부탁이니까 제발 가라."
"하지만..."
슈웰의 말에 드와이드는 소리를 쳤다. 처음으로 주인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젠장!!! 남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있는데!! 빨리 꺼져!!!"
그 말에 슈웰은 한방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일행들과 뛰기 시작했다.
"살아서 보자. 드와이드."
"어쩌면..."
일행들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가지 기다리던 드와이드는 카르멘 이라는 검은 늑대를 쳐다보았다.
"어째서 결말이 이렇게 나는 겁니까. 아무도 이런 결말을 바란적이 없습니다!"
"나는 내 주인의 방침을 따를 뿐이다. 어쩔수 없다 드와이드... 너 또한 그렇겠지."
그 말을 들은 드와이드는 자신의 방침을 카르멘에게 말하였다. 힘이 넘치면서도 슬프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저도 제 주인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드와이드는 발톱을 새우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
.
.
"크흣..."
슈웰은 자신의 왼쪽 어께를 움켜쥐었다.
살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어느정도 누르러지자 그녀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니가 내 룸이라고?]
구름한점 없던 푸른 하늘이 보이는 11년전의 여름... 에티오피아 늑대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9살 짜리 꼬마를 바라보았다.
푸른색과 붉은색의 오드아이를 가진 그 소녀는 그 늑대에게 자신의 왼손을 내밀었고,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던 늑대는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11년 동안 모실 주인의 어께에 자신의 드라이버를 인스톨했다.
[Install]
소울드라이버에서 나오는 밝은 빛에 슈웰의 기억은 베이지 빛 으로 물들었다.
.
"크아아악!"
카르멘에게 목을 짓눌린 드와이드는 비명을 토했다. 이미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버린지 오래였다.
"드와이드 구지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안그래요?"
키릭스는 만신창이가 된 드와이드 옆에 앉아서 그에게 물었다.
"너... 이자식... 권한도 없는... 이미 로드가 선출된 이후에. 쿨럭..."
피를 토하면서 질문을 하는 드와이드에게 키릭스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글쎄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 로드 라는거."
미친듯이 웃는 키릭스의 표정을 보고 있는 드와이드의 눈에는 완벽한 절망이 보았다. 겨우 몸을 일으키면서 키릭스에게 말했다.
"빨리 이쯤에서 끝내... 약속시간 30분 다 됬다...하아... 제길..."
키릭스도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아직은 안됩니다. 당신을 슬링거로 만들어서 한번 써볼려고..."
키릭스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이빨이 뼈를 부러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무슨짓이야 카르멘!!"
키릭스가 소리를 질렀고, 카르멘은 물고 있던 드와이드의 시체를 내려놓았다.
"이게 드와이드에게 편할꺼다. 나 하나로도 족해."
카르멘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섞여 있었다. 마치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거 같은 느낌이었다.
.
.
.
"저한텐 친 할아버지 같은 분이셨죠..."
기운이 빠졌는지 슈웰의 어께는 아래로 축 처져 있었다.
"전 어렸을때 고아원에 버려졌었어요. 그 제수 옴 붇는다는 오드아이 인 이유때문에... 사실 재수 옴붇는다는거 터무니 없는 예기에요."
애써 웃는 슈웰. 하지만 그 표정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자신과 지신의 동생으로 인해 무르시엘과 드와이드가 죽었다는거에 대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8살 때였을 꺼에요. 처음 무르시엘 소장님을 만난게... 11년째니 무척 질긴 인연이었죠."
에른스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들어가죠. 너무 지치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할아버님이 아직 돌아가셨다는 것도 확정 지을수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당하실 분은 아니니까요."
에른스트의 부축으로 침실 안으로 들어온 슈웰은 헤센이 누워 잠든 침대에 무너지듯 누웠다.
눈물이 흘러 커버 시트를 적셨다. 입으로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머리 위에 있던 배개로 얼굴을 파 묻었다.
'그때 너를 불러내지 말았어야 했어. 미안해 미안해 드와이드.'
슈웰은 오른손으로 소울드라이버가 지워진 왼쪽 어께를 감쌌다.
.
.
"크읔!!"
무르시엘은 오전의 부상 입은 왼팔의 상처를 찟은 천으로 묶었다. 피투성이가 된 팔은 이제 감각도 없었고 음직이지도 않았다 가끔 이상하게 돌아가는걸 봐선 부러졌을지도 모른다.
처음의 상황과 달리 RACS들이 밀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극 소수의 인원만 살아남았다.
'바질 성 까지는 들어가지 못할테니...'
다시 한번 상처 위의 천을 동여맨 그는 키릭스와의 전투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까 그 검은 늑대는 뭐지... 소울드라이버 아니면 Ego 인가??'
그는 팔이 흔들리지 않게 나무 판자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머스킷을 집어 들었다.
"키릭스... 살아서 다시 보게되면 네놈부터 쏴 죽여주마... 제기랄."
그렇게 욕지거리를 궁시렁거리며 골목 사이로 사라졌다.
폰타 교차로에서 마차나 말로는 10분도 안될 거리인데, 걸어서 바질 성 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오래 걸릴줄 몰랐다는 난감한 표정이었다.
'벌써 전멸인가! 200기나 되는 드라군 기병이 그렇게 쉽게...'
오는동안 아군을 한명도 발견하지 못한 무르시엘은 낙담했다. 그때 저만치 떨어진 폐허에서 총성이 울렸다.
[타앙!]
"어엇!!"
급하게 몸을 숨긴 무르시엘은 '죽을 뻔 했잖아.' 라는 표정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RACS 인가!"
그는 몸을 숨기고 그렇게 자신을 쏜 장본인에게 물었다.
"그렇게 묻는 댁은 뉘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오전중에 에른스트 곁에 같이 있던 스트로기노브 였다.
"스트로기노브, 이런 개잣샤! 죽을 뻔했잖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무르시엘은 다시 잠궜던 해머를 풀었다.
"무르시엘 소장님?! 빨리 일로 오세요!"
무르시엘은 주위를 둘러보고 적이 없다는걸 확인한 후에 다시 뒤에다 대고 소리쳤다.
"닥쳐! 니가와!!"
무르시엘의 고함에 여러 발소리가 그쪽으로 음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다란 말야?"
하나, 둘, 셋... 여섯?? 200명RACS 중 고작 6명만 살아남았다. 무르시엘까지 포함하면 7명.
"예... 그나마 상태 멀쩡한 놈들만 여섯 입니다. 바질 성으로 가서 보급을 받아야..."
스트로기노브의 말이 끝나기 전에 한쪽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적이다!!"
[타다다당!]
그와 동시에 머스킷 라이플이 불을 뿜었다. 달빛만 비추는 폰타 교차로에는 몇번의 섬광이 번쩍이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이상태로 가다간 이 인원도 모두 죽어...'
숨이 끊어진 슬링거를 확인사살하는 무르시엘의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자들이 RACS와 무르시엘을 둘러 쌋다. 그림자 사이에선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 약간 마른 채격의 남자의 그림자 였다.
"얼마 않있으면 우리 헤센 생일인데."
테즈메니아 한마리가 무르시엘을 향해 도약을 했고, 그는 오른손으로나마 머스킷으로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역시 한손으로 90Cm가 넘는 총기를 다룬다는건 무리였다. 정조준이 어긋난 탄환은 목표물을 맞추지 못하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끝인가...'
눈을 감았다. 마지막이라면 고통없이 단번에 숨이 끊어지길 바랬다. 그때 뒤쪽에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포유류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공중으로 도약을 했다.
[캐앵!]
달빛에 반사되어 더욱 환하게 보이는 은색의 장모종 화이트 팽(White Fang). 그 화이트 팽은 테즈메니아의 목덜미를 물어 단번에 숨을 끊어버렸다. 덩치는 테즈메니아들 보다 큰걸로 봐선 상당히 오랜 산 놈인듯 하다.
"무사하십니까."
"예끼 이사람! 갑자기 말없이 여행이나 떠나서 연락도 없나."
화이트팽의 출현으로 테즈메니아들은 약간 주춤하는 기새였다. 이윽고 그 늑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얼룩 무늬의 포유류 들에게 경고성 맨트를 날렸다.
"돌아가라! 여긴 울프로드 께서 계시는 신성한 도시다!"
화이트팽이 한발짝 앞으로 내딛자 그만큼 테즈메니아들이 뒤로 물러났다. 전략적으론 이쪽은 한마리, 저쪽은 적어도 마흔 이상의 숫자지만 힘의 레벨에서는 밀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첫째 딸이라면 몰라도, 당신을 꺽으려면 아직 먼것 같군요."
그렇게 말한지 몇초 되지 않아 슬링거와 테즈메니아들은 노블레스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적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무르시엘은 근처에 있던 박스에 주저 앉았다.
"휴... 진짜 가는줄 알았네. 자네 돌아온거 슈웰도 아나?"
"아뇨. 바로 이리로 왔습니다. 애들은 어디에 잇죠?"
"에른스트와 바질 성으로 가라고 했는데... 무사히 도착 했겠지."
늑대는 어느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오른쪽 귀에는 4개의 귀걸이가 보였고, 머리카락은 털색과 같은 은흰색 장발이었다.
그는 무르시엘이 일어나는 걸 부축했다.
"그만 바질성으로 가시죠. 저도 슈웰 얼굴이 보고 싶네요."
힘겹게 일어서던 무르시엘은 하늘을 보며 궁시렁 거렸다.
"늙으면 일찍 죽어야 해... 안그런가 이즈엘?"
"하하... 그렇게 말하는 사람중에 정말 일찍 돌아가신 분은 없던데요."
P.s 제목하고 내용하고 따로 놀죠?? 어쩔수 없었습니다..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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