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한겨울에 까푸쓰타~!&아프간의 소용돌이(4), 작가의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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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암.”
“까삐딴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 건가?”
평소와 다른 진지한 표정의 이반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의 옆에 붙어 있는 인줴는 대답 대신 침묵으로 그의 혼잣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였다. 하지만 걱정은 되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안절부절 못 하고 있었다. 인줴는 얼굴에 ‘나 졸립소’라고 쓰인 듯 기나긴 하품을 내뱉으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펴며 이리저리 몸을 몇 번 움직이고 제자리에 앉은 인줴는 아무것도 없는 문밖을 응시하였다. 금방이라도 안나가 빨리 빨리 일 하라고 재촉하며 문을 열 것 같았다.
째깍째깍.
케이네 집안은 평소와 달리 조용하다 못해 침체된 분위기였다. 모두들 자신이 산 주가가 폭락하는 장면을 목격한 주식투자자라도 된 양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밤을 샌 두 마족들처럼 잔뜩 피곤에 절은 눈을 하고 마족들에게 물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론 안나라는 기세등등한 마족은 돌아오지 않았다는 당연한 답변이 돌아왔고 모두들 세면실로 직행하였다.
“도대체 뭘 하고 있길레! 뭘 어떻게 했기에 법술과 마술도 통하지 않는 거죠?!”
“글쎄요. 탄막이라도 친 것일까요?”
“.........”
물어본 내가 바보지! 생기를 잃었지만 특유의 장난기를 잃지 않은 이반의 말투에 페이오스는 자책하며 그의 곁으로 다가와 사정없이 그의 볼을 늘려버렸다. 하얀 살들이 옆으로 쭉 늘어날 때마다 그의 비명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런 식으로 안나에 대한 자신의 화풀이를 맘껏 해댄 페이오스가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세면대로 향하였다. 그녀는 궁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
이상했다. 베르단디와 모두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자신의 아바타(분신)를 뽑아내 뒷산을 쥐잡듯이 뒤졌다. 뿐만 아니라 시내까지 뒤졌고, 그녀가 갈 만한 곳은 모두 뒤져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하여 네코미 시의 약 70%를 뒤졌지만 안나의 코빼기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안나라는 존재가 이 도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아무런 기척도,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풍덩.
‘잡히면…….가만 안 둘거예요. 안나!’
페이오스는 속으로 그녀에 대한 원망을 주문 외우듯 퍼부으며 두 손으로 충혈된 눈동자를 열심히 씻었다.
째깍째깍.
복잡한 심정의 케이 일행들을 자각하지 못하는 물체 ‘시계’의 초침이 분주하게 움직일 뿐. 케이일행의 집에는 어떠한 생명체의 미동도 감지되지 않는 듯 했다.
“......”
안나는 1시간 전부터 더욱 거세지기 시작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기 앞에 서 있는 은발의 여자를 응시하였다. 탐스러운 은발과 탄력 있는 갈색피부는 여자의 잘빠진 몸매를 더욱 자극적인, 신비로운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안나에게 말했다. 평소처럼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짓고 있지만 무뚝뚝한, 냉기가 철철 흐르는 여자의 말투는 굉장히 화가 많이 났음을 안나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무 얼 하 고 계 신 가 요 ? 한 심 한 군 인 나 으 리 ?”
은발이 바람에 날려 옆으로 휘날리고, 안나를 무섭게 노려보는 울드의 모습은 흡사 전투에 흥미를 느끼고 무지막지한 힘을 발산하는 힐드와 똑같았다. 역시 모녀인가? 안나는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울드는 안나의 웃음에 화가 났는지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째려보았다.
“뭐가 그렇게 우습지! 지금 장난하냐”
“훗. 달밤의 체조중. 휠체어 타고 왔다갔다 중?”
“얼어 죽고 싶나?”
“걱정 말라우. 영하 20도 정도야 기본이니까. 오히려 지금보단 더 추워져야 까푸스타의 숙성이 잘 돼서 더욱 먹음직스럽거든.”
울드가 으르렁거리며 그녀를 위협하자 안나는 더욱 세게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위협을 받아쳐냈다. 그녀의 여유로운 미소에 울드가 먼저 달려들었다. 로켓부스터라도 단 것처럼 재빨리 날아와 순식간에 안나 앞에 나타났다. 울드의 두 눈이 새빨갛게 물든 것처럼 보였다. 안나는 순간 긴장하며 뭐라 말하려 했다.
척.
“큭”
“너. 대체 여기 온 목적이 뭐지? 묠니르가 온 것은 그렇다 쳐. 페이오스를 따라 휴가 왔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묠니르를 찾으러 왔다고? 그녀석이 떠난 지 얼마 안돼서 너희가 왔다.”
울드는 안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과시하며 그녀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안나는 울드의 괴력에 자신의 몸이 휠체어에서 허공으로 떠오름을 느끼며 발버둥을 쳤다. 숨이 텁텁 막혀왔다.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흔들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고통은 멈추지 않고 더욱 목을 세게 조여 왔다. 현기증이 나는 것을 느끼며 안나는 울드의 말을 들었다. 울드는 안나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었다.
“너. 뭘 원하는 거냐. 이곳에 와서는 네멋대로 집안을 들쑤시질 않나? 난데없이 식객들을 늘리지를 않나. 돈 이야기를 꺼내면서 우리 여신들을 농락하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흐흐.”
“내 동생을 울려? 너. 정체가 뭐야!”
그런 것인가? 안나는 울드가 오밤중에 여기까지 쫓아온 이유를 깨닫고 웃음인지, 신음소리인지 모를 이상한 소리를 흘렸다. 그녀의 행동은 울드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지만 여기서 힘을 더 주면 질식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분화하려는 분노를 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너. 까푸스타를 맛있게 먹자고 제의해놓고서는 여기서 사진 한 장 놔두고 보드카와 당근가지고 뭘 하는 거냐?”
“킥킥킥....네 녀석이 알바 아니다 이 더러운 잡종아!”
“!!!”
안나가 내뱉은 욕지거리에 울드의 눈이 번뜩여졌다. 어라? 이상하다. 아까까지만 해도 힘겨운 듯 말도 못하고 자신의 화난 눈만 똑바로 쳐다보던 녀석이 힘이 빠진 듯 축 늘어진 채 말을 하고 있었다. 숨이라도 쉬지 않는 시체마냥 말이다. 하지만 분명 힘이 빠진 것이 아니었고, 시체가 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 힐드 녀석의 자식답군. 확실히 성격하나는 묠니르보다 더 물불안가리는 성격이군. 아니 생각이 없다고 봐야 정확할까?”
“뭐?!”
그게 무슨? 으악!! 울드는 안나의 말에 어리둥절하며 그녀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의 힘을 풀어버렸다. 울드의 힘이 풀리기 무섭게 안나의 주먹이 울드의 가슴에 꽂혔다. 콜록. 울드는 가슴에 정확히 파고든 주먹을 맞고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 이제 쥐와 고양이가 바뀌어 있었다. 안나는 군화발로 울드의 허벅지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훗. 말 안 하고 있으면 네가 힐드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 같았나?”
“콜록. 콜록.”
안나는 가슴을 부여잡고 기침만 하는 울드를 내려다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안나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미소를 지으며 울드에게 부드럽게 말하였다. 그러나 울드가 느끼기엔 안나의 미소는 미소가 아니라 비웃으며 킥킥 거리고 있었다. 마치 책속에 나온 인간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다고 여기는 소악마같은 웃음이었다. 안나는 쥐가 되어 쓰러져 있는 울드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무시하며 계속 말하였다.
“이상하지 않나? 묠니르가 온 뒤에 그동안 조용했던 마족들이 두 번씩이나 나타났다.”
“콜록. 1번일텐데? 기억력에 문제가...”
“분명히 2번이다. 한번은 묠니르가 너희들을 데리고 외식 하러 대형매장에 갔을 때. 물론 그 때의 그 하급마족(상급이라니깐! -마라 왈)은 너희들이 파악하지 못 했을 것이다. 직원으로 변신해 있었다고 들었거든.”
“........”
말도 안 돼. 그런 사실을 넌 어떻게,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울드는 예상외로 엄청난 안나들의 정보수집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라 열린 입은 쉽게 다물어지질 않았다.
“문제는 두 번째이다. 첫 번째의 목적은 너희들의 케이를 골탕 먹이는 것이었으니까. 두 번째로 나타난 마족들은 나와 대등하게 싸우며 너희들의 집을 박살 내버렸다. 여기서 문제점~!”
갑자기 밝아진 얼굴로 손가락 두 개를 들고 문제를 내는 사회자 모드로 돌변한 안나. 울드는 안나의 말을 멍하니 경청하였다. 날카로운 바람이 울드의 뺨을 스쳐 지나갔지만 너무 집중 하고 있는 터라 느껴질리 전무했다.
“힐드녀석이 너에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반갑다고 인사하러 온 것은 아니었어. 그것도 묠니르 녀석이 떠난 것을 알았는데도 쳐들어올 리 만무하지. 가장 유력한 원인은 바로 우리 때문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천만의 말씀.”
“네놈이 걱정돼서 온 것뿐이다. 울드. 힐드녀석은 지금 우리 그라스나야에 반했던, 귀찮은 존재이다. 과거 혁명 당시에 우릴 배신한 나쁜 놈이니까. 녀석하고 얽히는 것 자체를 극구 꺼리고 있다. 물론 우리 때문에 너희 집에 쳐들어왔다는 것이 거짓은 아니라는 거야.”
“그럼?”
울드가 반문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안나는 키득거리며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탄력있는 피부가 느껴졌다. 그녀의 피부를 어루만지며 안나는 장난을 지우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는 증오라는 날카로운 대검이 겨누어져 있었다.
“우리와 적대적인 그녀석이 온 이유 간단하지 않아? 우리가 네놈에게 해코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이 바보녀석아!”
“..........”
“크크크크. 하긴 부모와는 사이가 안 좋으니 그런 것까지 생각이 미치진 못하겠지? 아무렴!
그러니까 주원인은 네놈에게 있다. 소동의 원인 제공자는 내가 아니라 너다. 울드“
그런. 엄마가 날 위해서? 울드는 한편으론 놀라워하며, 한편으론 씁쓸한 얼굴이 되어 광소를 짓는 안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안나는 할 말을 잃은 울드를 보고 더욱 기세등등하며 말을 이었고 울드는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딱히 뭐라 할 변명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그러니 물불 안 가리는 성격 좀 고쳐라. 나같은 녀석에게 놀림 당하고 싶지 않다면. 클클클!”
제길! 울드는 힐드가 쓸데없이 저지른 지난 일(명목상 자기보호라면서 쳐들어온)에 분노를 느끼며 이를 갈았다. 생각도 못한 안나의 설명에 그녀는 힘이 축 늘어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대로 끝날 그녀가 아니었다. 울드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물러서.”
“뭣?”
“물러서!”
퍽~
이번에는 울드의 반격이었다. 울드는 허리를 돌리며 정확히 다리를 안나의 허리에 꽂았다. 안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안나는 끙끙거리며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자신의 마수에서 벗어난 울드를 노려보았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무기를 뽑아내 사살할 것 같은 악랄한 눈이었다.
“그래. 그건 인정하지! 하지만...”
“뭐?”
“이왕 살 거면 조용히 살아. 괜히 베르단디의 눈물을 터뜨리지 말고! 겉으론 내색하지 않지만 베르단디를 굉자앙~히 증오하고 있다는 것 알아. 왜 그러는 거지?”
“.......”
“이 사진 속 여자 때문이야?”
“시끄러. 그녀는...그녀는 베르단디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상관도 없다고? 그런데 화는 왜 내는 것이지?”
“.......”
“너 혹시 다른 이의 슬픔이나 고통을 즐기면서 사는 변태 아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어떻게 얘가 그렇게 변할 수 있지? 베르단디는 다른 이를 위해서 슬픔의 눈물을 흘릴 줄도 알고,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아이다. 그런 착한 아이를 왜 건드리는 것이냐!.”
“쳇.”
울드의 잔뜩 화난 목소리에 안나는 으르렁거리며 울드가 들고 살랑살랑 흔들던 사진을 가로챘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누르며 휠체어에 올라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추위나 약기운이 떨어져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아닌 듯 했다. 안나가 사진 때문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 울드는 생각했다. 안나의 말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아. 그리고 베르단디에 대한 걱정은 걱정 말라.”
“흥~?”
“.......내일 떠날 거다. 최대한 빨리.”
이 빌어먹을 곳을! 그래!! 잘들 행복하게 살아봐라. 우린 네놈들을 위해서 열심히 전쟁을 벌인다!!
안나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휠체어를 움직여 재빨리 하산해버렸다. 울드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방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법술을 몇 번 외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울드. 그녀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는 아직 덜 마셔 1/3가량 남아 있는 보드카 술병과 다 먹어버린 당근으로 담근 까수프타가 남겨져 있었다.
‘저 녀석...’
울고 있잖아? 각종 연구약품들이 유리컵에 들어 있는 연구실로 돌아온 울드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에 마지막으로 비춰진 안나의 얼굴에는 눈물 같은 것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니.”
“아? 미, 미안. 뭐라 불렀어?”
이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울드는 고개를 새차게 흔들며 한밤중에 있었던 소동을 머릿속에서 지어버렸다. 그래. 오늘 떠난다고 했던 녀석인데!! 돌아오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어? 울드는 이렇게 생각하며 고소하다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얼굴은 그렇지 않았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물 한모금을 마셨다.
“어, 얼른 밥 먹자!”
“그, 그래. 안나 녀석은 나중에 생각하고 모두 밥 먹자고.”
울드 뿐만 아니라 모두들 심각한 표정이었다. 보다 못한 케이가 울드와 같은 떨떠름한 미소를 억지로 지으며 화재를 밥상머리로 바꿨다. 생각에 빠져 있던 베르단디도 화들짝 놀라 고개를 끄덕이며 어설픈 어조로 케이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어젯밤 케이의 걱정이 담긴 추긍에 그녀는....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도대체 베르단디는 안나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케이는 지난밤의 의문을 떠올리며 조용히 젓가락을 들었다. 지난밤에 흘린 베르단디의 눈물이 그의 가슴속에 빗금처럼 새겨진 것이다. 지금이라도 베르단디의 사정을 털어놓아줬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슬픔을 파고들 수는 없었다. 베르단디는 남의 사정도 자신의 것처럼 아파하는 이였기에 더욱 파고들 수 없었던 것이다.
“자 빨리 먹고 기운 차리자고!”
다행히 울드, 케이, 베르단디의 노고로 페이오스를 비롯한 다른 이들도 젓가락을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밥상 어디에서도 지난날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겨우 외국인 한명의 부재로 인해서 화기는커녕 냉기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로지 딸그락 거리며 내는 식기 소리만이 들려왔다. 황당하고 기이한 사건을 생산해내는 일등공신들(?) 또한 조용하기는 마찬가지.
“..........”
“그 바보 녀석!”
침묵만이 자리를 지키는 응접실에 터져 나오는 소녀의 한탄에 모두들 소녀로 시선을 돌렸다. 딸그락 거리는 소리도 모두 멈추고 여자의 이어지는 말에 케이 일행의 귀가 뜨였다. 소녀의 정체는 안나와 말만 했다 하면 일단 부딪치고 보는 스쿨드였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주르륵 흘릴 것 같은 눈을 하고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뭐라 중얼거렸다.
“바보같기는. 방금 일기예보에서 그러던데...추위가....주말까지 간다고 했어! 풀리는게 아니라고. 인공위성이 틀렸단 말이야. 이번주 내내 추위라고!! 그 바보는 내기 따위는 기억도 못하는 바보 천치인거야?”
“......”
“내가 틀렸다니까! 그런데 이 얼어죽을 것 같은 날씨에 지금 뭘 하는 거지? 그 바보 군인 녀석!!”
결국 스쿨드의 눈에서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졌다. 그것들이 다다미 위에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스쿨드의 눈물에 모두들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입맛도 다 달아나 있었다. 근 하루 동안 쌓여 있던 화를 마침내 폭파시킨 스쿨드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져 내렸다. 비록 그녀와 부딪치는데는 도사지만 미운 정 고운 정 다든 스쿨드에게 안나의 부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센다가 없는 것보다는 훨씬 덜 하지만 안나의 존재는 그녀에겐 꽤 중요한 의미였다. 스쿨드의 여린 마음에 금을 그어 놓은 이 나쁜 여자는 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울드는 자신과 주먹으로 서로를 어루만지며(?) 정답게(??)이야기를 주고받던(???) 안나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
그냥 떠나면 죽인다! 이 분위기 책임져!!!
하지만 울드의 마음 속 경고는 안나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
까푸스타...원래는 동유럽을 비롯한 차가운 눈에 뒤덮인 유럽국가들의 부식이었다. 러시아에도 널리 알려진 이 음식의 일부는. 까례이스키라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더욱 맛있게 개량되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까례이스키들은....누구란 말인가.
약 반세기 전. 그러니까 아직 공산주의VS자본주의란 냉전구도가 생기기 전. 안나들이 나치의 훌륭한 협력자로 일하는 2차 세계대전 직전. 군국주의와 공산주의, 자본주의가 한데 어울려 민중의 피를 핍박하던 암울한 시절....
이 세상에는 수많은 난민들이 힘겹게 살길을 찾고 있었다. 그들을 부르는 이름도, 국적도, 인종도 다양했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하나...그들은 힘이 없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핍박 받는 자들이었다. 그 난민들의 대열에는 매우 조그만 나라에서 열강에게 핍박 받으며, 하등하다는 유치하다 못해 어이없는 이유로 땅을 빼앗긴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빼앗긴 땅에서 자신들을 부려먹는 외국인 주인들과, 매국노 주인들의 아래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개중에는 이들에게 대항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세는 그들에게 기울어져 있었고 결국 북쪽으로 도망쳐 화전을 일구는 삶을 희망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한반도....지금은 망해서 없어진 나라. 조선이란 나라가 자리한 곳.
그곳을 떠난 일부는 북방에서 정착하여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현실은 행복이란 것을 제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 했다. 대부분은 자신들을 부려먹는 외국인들과 협조하여 연방을 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인하여 더 춥고, 광활한 대지로 끌려가야만 했다. 이들은 강제 노동, 협동조합 등에서 일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조금씩 키워나갔다.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곧 보상이란 것이 주어졌지만 고국으로의 귀향은 절대로 불가능한 처사였다. 연방인들은 그들의 귀국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조선을 멸망시키고 덥석 집어 삼킨 뒤 자신들의 군국주의를 강화해 나가던 이들이 마침내 대규모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소비에트 연방은 이들의 선전과, 그들의 스파이 역할을 할 것 같은 조선인들을 문제 삼으며 이 힘없는 이들을 서쪽으로, 서쪽으로 더욱 끌고 갔다. 이들은 힘이 없었기에 그저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끌려가는 것을 반대할 것 같은 이들은 미리 사살하거나, 유배형을 보내는 강압적인 강수를 쓰는 것을 연방인들은 잊지 않았다. 마침내 일본이 망하였다. 나치와 일제라는 골칫거리들은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항복해버린 것이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최후의 발악을 시도하며 전 국민의 최종병기화 작전을 개시했지만 인류가 만든 현존하는 최강이자, 최악의 산물 두 개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산물은 ‘핵무기’라는 이름으로.....지구상을 뒤덮어버린다.
조국의 해방소식은 조선인들에게도 들려왔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며 좋아했지만...그것은 대단히 큰 착각이었다. 조국은 약했고, 그들까지 생각해줄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나들이 예상했던 냉전이란 세계가 완성되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중국의 모 현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추운 벌판과 살을 에는 듯 한 영하 3~40도의 추위 속에서도 끝가지 버틴 이들은 특유의 근면함을 무기 삼아 연방에서 세력을 키워나갔다. 그들은 협동농장에서 조합장을 맡기도 하고, 농업을 통해 부자로 성장하기도 했다...물론 이것은 극히 소수의 이야기였다. 대부분은 순수 러시아인들이나 동유럽인들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끝내 돌아갈 수 없었다....
신이란 존재는!! 정말 가증스럽고, 더럽기 짝이 없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헤어진 가족들과 만나는데, 왜 어떤 이들은 저 멀리 추운 얼음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잊히는 고향을 떠올려야 하는가? 이것은 동북아시아의 작은 반도에서 온 난민들의 서글픈 현실의 이야기이다.
-바로 내 앞에 서 있으신 모군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과거는 꺼내 주지 마십시오.
유달리 어두운 그림자를 배경 삼은 의자. 딱딱한 목제 의자에 앉아 턱을 괸 남자. 의자에 앉아있는데다 어둠 속에 가려져 있어 키가 얼마나 크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어린 소년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맑고 총명한 목소리. 허나 그 목소리에는 싸늘함이 담겨져 있었다. 왕좌를 차지한 군주마냥 앉아 있는 소년 앞에는 보좌관같은 검은 양복을 입은 검은색 머리의 중년 남자가 부복하고 있었다. 그는 양 갈래로 기른 길다란 콧수염이 달려 있었다. 남자의 검은색 눈동자가 소년에게 입을 열지마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소년은 남자의 생각을 읽었으면서도 계속 남자의 과거를 들추어냈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할머니처럼.
-조선인들. 어머니와 애인과 아들과 딸을 부르며 울부짖었던 그들. 신은 그들의 절망과 고통을 애써 외면했다. 그들은 서쪽으로! 서쪽으로! 차가운 시빌라스크(시베리아)벌판을 행진해야했지.
-.........
-그중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지식인층에 속하는 사람이었고 함께 온 조선인들의 리더에 속하는 남자였지.
-...........
-소비에트 연방은 이 남자의 선동으로 조선인들이 자신들에게 대항할 것을 염려해 병사들을 동원해 어디론가 끌고 갔다. 아이가 데리고 가지 말라며 울상을 짓고 머리를 조아렸는데도 말이지...
소년이 피식 웃으며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부복한 남자는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과거의 이야기를 신체 해부하듯 끄집어내는 소년의 모습에 남자는 질려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소년은 자신의 두목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꺼내서 가지고 놀던, 우스갯소리를 하던 남자로서는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었다.
-스탈린이란 독종의 명령에 따라 바이칼 호수(러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들중 하나. 물이 굉장히 맑기로 유명하다.)다음 장소는 카스피 해. 여기서 아이는 자리를 잡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지 아마?
-그리고 그 아이는 열심히 공부를 한다. 비록 일과 가장의 부재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는 못했지만 그의 학력은 수준급이었지. 그렇게 소년은 장성해서 청년이 되었다. 결혼도 하게 되었고.
-.......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이 찾아왔다. 너는 특별한 능력자라면서. 그들은 너의 아버지를 빼앗아가듯 너를 빼앗아갔다. 허나 이번에는 좀 틀렸지. 조건이란 것을 내세웠거든. 그 조건이란...
초능력 연구센터에서 각종실험에 협력할 시, 배상과 더불어 가족들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준다. 라는.
남자의 입이 열리며 과거 러시아인들이 강제로 듣게 한 조건을 내뱉었다. 옛날의 끔찍하다 못해 잊고 싶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중년남자는 이를 갈며 그때의 책임자들을 찢어발기는 상상을 떠올렸지만 그것만으로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청년은 자신보다 몇 살 더 어려보이는 사람들을 만나 약 10년간을 모르모트로서 생활한다. 물론 말이 모르모트지. 특별히 한 실험이라곤 별로 없었으니까.
-다.
초자연현상을 이용한 병기와, 최첨단 병기들, 마법과 주술, 법술과 염동력등등. 남자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 단어들은 입 밖으로 나오진 못하고 입주위에서 우물거리다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를 어쩐다?
-.........
-갑자기 가난해진 소련은 자신들의 무기를 감추거나, 팔아넘기는데 급급했지. 그러나 냉전의 산물들인 모르모트들만큼은 버릴 수도, 팔수도 없었어.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병기들을 모조리 보관한다.
-그 계획으로 인해 실험체들의 보관 명령이 떨어지게 되었고, 각 실험체들과 친근했던 사람들까지 보관명령이 떨어진다. 그 보관이란 간단해. 731부대가 포르말린 액에 시체를 담은 것처럼. 재생액과 봉인의 주술이 그어진 유리관에 실험체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집어넣는 것이다. 아주 괜찮은 계획이었어. 그렇게 하면 지하에서 실험을 하든, 정부각료가 교체되든 상관없이 여러 장소에 숨길 수도 있고, 필요할 때 빼내서 실험을 계속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실험체들이 눈치를 챘다. 모두들 탈출을 하였고, 자신들을 잡기 위해 쫓아오는 군대를 능력을 이용해 모조리 학살해버렸다. 그리고 자신들과의 계약을 어기고 가족들을 모조리 끌고 간이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더 이상 혁명 같은 것을 운운하는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마족과의 계약을 어긴 이들은 어떻게 될까? 라는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의문을 단숨에 해결해주는 멋진 답안이었다. 그 답안에 따라 수많은 노몐끌라뚜라(고급 당원층)들이 시체조각조차 찾을 수 없이 가족들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진정한 혁명을 위해서라는 말을 남긴 누군가들에 의해서.
-그들은 개혁, 개방으로 혼란스러워진 러시아의 배신을 잊어버리려 애를 쓰며 마계로 갔다고 하더군. 그곳에서 혁명을 일으켜 정부를 전복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하던데. 이를 어쩌나? 재주는 곰이 구르고 돈은 조련사가 받는 법이지. 결국 실험체들은 최후로 자신들의 에덴동산을 천계로 둔다. 자신들과 똑같은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을 수하로 두며 세력을 키웠지. 그게 바로.
그라스나야. 통칭 ‘천계의 정보부’
-물론 그라스나야는 좀 더 뒤에 정보부가 해체될 때 지은 그들만의 단체 이름이다. 말로는 아직도 천계를 위한 정보수집수단이라지만. 모르지..
-그런데 실험체들 중에 인간 하나. 그 인간은 말이야. 가족들이 죽임을 당했어. 그는 마계로 간 당시의 실험체들에게 진정한 혁명을 일으켜서 체 게바라같이 전세계를 독립시키고 복수하자고 했지. 그러나...그 인간이 따랐던 실험체들의 리더는 이렇게 답했다.
‘......그런 식으로 복수를 한다고 해서. 인간들이 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제 조용히 살 것이다.’
‘묠니르! 당신은!! 정녕 당신의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잊어버리려는 것입니까?’
‘......복수를 한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도 아니지. 이젠 모든게 지겨울 뿐이다.’
‘나약한 놈’
‘.........’
‘흐흐흐. 이것 하나만 알아두시지. 이젠 당신들과는 그 어떤 사이도 아니다. 난 내 방식대로 내 가족들의 죽음을 되돌려 받겠다. 세계의 멸망? 그것도 나쁘지 않다면 좋지. 신이란 존재가 우리를 져버렸듯이 나도 세계를 져버리고 나의 모든 것을 되찾겠다. 크흐흐흐흐.’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묠니르. 네 아들과 딸과 부인이 유린당하고 죽었다. 그런데도 저들을 내버려 둘 테냐? 네정도면 마계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멸망과 저 신이란 자에게 검을 내밀수도.’
‘가라. 신의 잘못 따위.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힘이 있다고 함부로 남발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신이 이렇게 말했다. 가족들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해줄 것이라고. 설마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이양 못 할 리가..’
‘킥! 좋을 대로 생각하도록. 다만 내가 확실히 말하지만.’
-신은.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중년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마디. 소년은 그것을 바라보며 킬킬 거리며 좋아했다. 요즘 군기가 조금 빠진 듯 한 남자의 모습이었는데. 역시 자기가 잘못 본 것이었다. 옛날 일을 떠올리며 분개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소년은 키득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신이란 자는 물론. 세계와, 너를 저버린 묠니르까지. 남김없이 멸망시켜라.
-다!
-그것을 잊지 않는다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니까.
소년이 중얼거리자 남자는 자신의 과거를 끄집어내며 건드린 소년에 대한 화를 풀며 더욱 굳게 충성을 맹세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남자에게 분노를 일으키는 말이었다.
-그라스나야 녀석들. 까푸스타 김장중이라더군.
-!!
-그래. 까푸스타. 바로 너 까쓰빠진 리가 그들에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까푸스타를 말이야. 킥킥킥. 아주 재미있어. 네녀석을 저버렸으면서 네녀석에 관한 것은 잘 잊지 않고 있잖아?
-.......
-참고로 묠니르는 그라스나야를 탈퇴하거나 한 것이 아니다. 실질적인 명예직을 가지고 천계에서 활동한 것뿐. 그 대가로 녀석이 얻은 것이 안정된 삶과 행복, 다른 이들과의 접촉이었다.
-........
-이제 그 행복의 시작을 모조리 밟아버릴 차례이다. 녀석들의 까푸스타 파티를 피와 공포로 절은 김장으로 만들어 주도록!
-....다!
까례이스키(고려인) 까스빠진 리. 원래는 그라스나야 출신이었으나 지금은 변절한 RLO의 부장이었다. 그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흘러나왔다. 어둠 속에 앉아 깔깔거리며 좋아라하는 보스의 명령에 리는 연신 대답을 하며 유쾌한 상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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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 조금 길어졌군요.
문제는 길어진만큼 글이 잘 써져야 하는데.
무지 지루하고. 또 쓰다보면 성질도 나고 그럽니다.
원고를 쓰고 한글로 막상 손을 대면 이게 아냐!!라며 집어던지고, 컴퓨터 모니터를 주먹으로 쳐버리는..[젠장!!]
덕택에 쓰잘데기 없는 부분들이 들어가거나, 엉뚱한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버리기도.
[그럼 또 수정하느라 정신없는...으아아악!!!]
이번에 나온 가스빠진 리라는 까례이스키(고려인)의 이야기도 원래는 나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보스(RLO의 두목)의 과거가 곧 드러날 판인데. 부두목인 녀석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숨기려 했던 녀석의 이미지를 결국 끄집어 내고 말았다는...
그러면서 녀석과 관계가 깊은 사이였던 묠니르들의 이야기도 살짝 끄집어내버린.
으윽!! 이제 슬슬 세계대전을 일으켜야 될 때인데!!!!!
라며 불만을 토로하시거나.
도대체 말이 AMG이지!! 왜 이리 베르단디와 케이의 비중이 작어?!
라며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게 말씀드립니다.
“저도 묘사 잘 하고, 케이와 베르단디들의 이야기를 주로 쓰고 싶어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불평은 하지 마시고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감사.[따끔한 비평과 코멘트도 잊지 마시고!!]
하아~이제 남은 것은 베르단디와 케이. 그녀와 그의 속사정과, 아프간으로 떠난 묠니르 이야기, RLO의 침략전쟁만이 남은 것 같군요.[후덜덜! 너무 스케일이 방대해져!!!!]
그치만. 열심히 해야겠죠?[아자! 힘내자!!! -오늘밤도 끄적끄적.]
즐거운 주말 잘 보내세요!!
“까삐딴은……. 끝내 돌아오지 않는 건가?”
평소와 다른 진지한 표정의 이반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의 옆에 붙어 있는 인줴는 대답 대신 침묵으로 그의 혼잣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였다. 하지만 걱정은 되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안절부절 못 하고 있었다. 인줴는 얼굴에 ‘나 졸립소’라고 쓰인 듯 기나긴 하품을 내뱉으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펴며 이리저리 몸을 몇 번 움직이고 제자리에 앉은 인줴는 아무것도 없는 문밖을 응시하였다. 금방이라도 안나가 빨리 빨리 일 하라고 재촉하며 문을 열 것 같았다.
째깍째깍.
케이네 집안은 평소와 달리 조용하다 못해 침체된 분위기였다. 모두들 자신이 산 주가가 폭락하는 장면을 목격한 주식투자자라도 된 양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밤을 샌 두 마족들처럼 잔뜩 피곤에 절은 눈을 하고 마족들에게 물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론 안나라는 기세등등한 마족은 돌아오지 않았다는 당연한 답변이 돌아왔고 모두들 세면실로 직행하였다.
“도대체 뭘 하고 있길레! 뭘 어떻게 했기에 법술과 마술도 통하지 않는 거죠?!”
“글쎄요. 탄막이라도 친 것일까요?”
“.........”
물어본 내가 바보지! 생기를 잃었지만 특유의 장난기를 잃지 않은 이반의 말투에 페이오스는 자책하며 그의 곁으로 다가와 사정없이 그의 볼을 늘려버렸다. 하얀 살들이 옆으로 쭉 늘어날 때마다 그의 비명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런 식으로 안나에 대한 자신의 화풀이를 맘껏 해댄 페이오스가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세면대로 향하였다. 그녀는 궁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
이상했다. 베르단디와 모두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자신의 아바타(분신)를 뽑아내 뒷산을 쥐잡듯이 뒤졌다. 뿐만 아니라 시내까지 뒤졌고, 그녀가 갈 만한 곳은 모두 뒤져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하여 네코미 시의 약 70%를 뒤졌지만 안나의 코빼기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안나라는 존재가 이 도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아무런 기척도,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풍덩.
‘잡히면…….가만 안 둘거예요. 안나!’
페이오스는 속으로 그녀에 대한 원망을 주문 외우듯 퍼부으며 두 손으로 충혈된 눈동자를 열심히 씻었다.
째깍째깍.
복잡한 심정의 케이 일행들을 자각하지 못하는 물체 ‘시계’의 초침이 분주하게 움직일 뿐. 케이일행의 집에는 어떠한 생명체의 미동도 감지되지 않는 듯 했다.
“......”
안나는 1시간 전부터 더욱 거세지기 시작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기 앞에 서 있는 은발의 여자를 응시하였다. 탐스러운 은발과 탄력 있는 갈색피부는 여자의 잘빠진 몸매를 더욱 자극적인, 신비로운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안나에게 말했다. 평소처럼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짓고 있지만 무뚝뚝한, 냉기가 철철 흐르는 여자의 말투는 굉장히 화가 많이 났음을 안나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무 얼 하 고 계 신 가 요 ? 한 심 한 군 인 나 으 리 ?”
은발이 바람에 날려 옆으로 휘날리고, 안나를 무섭게 노려보는 울드의 모습은 흡사 전투에 흥미를 느끼고 무지막지한 힘을 발산하는 힐드와 똑같았다. 역시 모녀인가? 안나는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울드는 안나의 웃음에 화가 났는지 눈을 더욱 가늘게 뜨고 째려보았다.
“뭐가 그렇게 우습지! 지금 장난하냐”
“훗. 달밤의 체조중. 휠체어 타고 왔다갔다 중?”
“얼어 죽고 싶나?”
“걱정 말라우. 영하 20도 정도야 기본이니까. 오히려 지금보단 더 추워져야 까푸스타의 숙성이 잘 돼서 더욱 먹음직스럽거든.”
울드가 으르렁거리며 그녀를 위협하자 안나는 더욱 세게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위협을 받아쳐냈다. 그녀의 여유로운 미소에 울드가 먼저 달려들었다. 로켓부스터라도 단 것처럼 재빨리 날아와 순식간에 안나 앞에 나타났다. 울드의 두 눈이 새빨갛게 물든 것처럼 보였다. 안나는 순간 긴장하며 뭐라 말하려 했다.
척.
“큭”
“너. 대체 여기 온 목적이 뭐지? 묠니르가 온 것은 그렇다 쳐. 페이오스를 따라 휴가 왔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묠니르를 찾으러 왔다고? 그녀석이 떠난 지 얼마 안돼서 너희가 왔다.”
울드는 안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과시하며 그녀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안나는 울드의 괴력에 자신의 몸이 휠체어에서 허공으로 떠오름을 느끼며 발버둥을 쳤다. 숨이 텁텁 막혀왔다.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흔들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고통은 멈추지 않고 더욱 목을 세게 조여 왔다. 현기증이 나는 것을 느끼며 안나는 울드의 말을 들었다. 울드는 안나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었다.
“너. 뭘 원하는 거냐. 이곳에 와서는 네멋대로 집안을 들쑤시질 않나? 난데없이 식객들을 늘리지를 않나. 돈 이야기를 꺼내면서 우리 여신들을 농락하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흐흐.”
“내 동생을 울려? 너. 정체가 뭐야!”
그런 것인가? 안나는 울드가 오밤중에 여기까지 쫓아온 이유를 깨닫고 웃음인지, 신음소리인지 모를 이상한 소리를 흘렸다. 그녀의 행동은 울드를 더욱 화나게 만들었지만 여기서 힘을 더 주면 질식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분화하려는 분노를 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너. 까푸스타를 맛있게 먹자고 제의해놓고서는 여기서 사진 한 장 놔두고 보드카와 당근가지고 뭘 하는 거냐?”
“킥킥킥....네 녀석이 알바 아니다 이 더러운 잡종아!”
“!!!”
안나가 내뱉은 욕지거리에 울드의 눈이 번뜩여졌다. 어라? 이상하다. 아까까지만 해도 힘겨운 듯 말도 못하고 자신의 화난 눈만 똑바로 쳐다보던 녀석이 힘이 빠진 듯 축 늘어진 채 말을 하고 있었다. 숨이라도 쉬지 않는 시체마냥 말이다. 하지만 분명 힘이 빠진 것이 아니었고, 시체가 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 힐드 녀석의 자식답군. 확실히 성격하나는 묠니르보다 더 물불안가리는 성격이군. 아니 생각이 없다고 봐야 정확할까?”
“뭐?!”
그게 무슨? 으악!! 울드는 안나의 말에 어리둥절하며 그녀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의 힘을 풀어버렸다. 울드의 힘이 풀리기 무섭게 안나의 주먹이 울드의 가슴에 꽂혔다. 콜록. 울드는 가슴에 정확히 파고든 주먹을 맞고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 이제 쥐와 고양이가 바뀌어 있었다. 안나는 군화발로 울드의 허벅지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훗. 말 안 하고 있으면 네가 힐드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 같았나?”
“콜록. 콜록.”
안나는 가슴을 부여잡고 기침만 하는 울드를 내려다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안나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미소를 지으며 울드에게 부드럽게 말하였다. 그러나 울드가 느끼기엔 안나의 미소는 미소가 아니라 비웃으며 킥킥 거리고 있었다. 마치 책속에 나온 인간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다고 여기는 소악마같은 웃음이었다. 안나는 쥐가 되어 쓰러져 있는 울드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무시하며 계속 말하였다.
“이상하지 않나? 묠니르가 온 뒤에 그동안 조용했던 마족들이 두 번씩이나 나타났다.”
“콜록. 1번일텐데? 기억력에 문제가...”
“분명히 2번이다. 한번은 묠니르가 너희들을 데리고 외식 하러 대형매장에 갔을 때. 물론 그 때의 그 하급마족(상급이라니깐! -마라 왈)은 너희들이 파악하지 못 했을 것이다. 직원으로 변신해 있었다고 들었거든.”
“........”
말도 안 돼. 그런 사실을 넌 어떻게,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울드는 예상외로 엄청난 안나들의 정보수집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라 열린 입은 쉽게 다물어지질 않았다.
“문제는 두 번째이다. 첫 번째의 목적은 너희들의 케이를 골탕 먹이는 것이었으니까. 두 번째로 나타난 마족들은 나와 대등하게 싸우며 너희들의 집을 박살 내버렸다. 여기서 문제점~!”
갑자기 밝아진 얼굴로 손가락 두 개를 들고 문제를 내는 사회자 모드로 돌변한 안나. 울드는 안나의 말을 멍하니 경청하였다. 날카로운 바람이 울드의 뺨을 스쳐 지나갔지만 너무 집중 하고 있는 터라 느껴질리 전무했다.
“힐드녀석이 너에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반갑다고 인사하러 온 것은 아니었어. 그것도 묠니르 녀석이 떠난 것을 알았는데도 쳐들어올 리 만무하지. 가장 유력한 원인은 바로 우리 때문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천만의 말씀.”
“네놈이 걱정돼서 온 것뿐이다. 울드. 힐드녀석은 지금 우리 그라스나야에 반했던, 귀찮은 존재이다. 과거 혁명 당시에 우릴 배신한 나쁜 놈이니까. 녀석하고 얽히는 것 자체를 극구 꺼리고 있다. 물론 우리 때문에 너희 집에 쳐들어왔다는 것이 거짓은 아니라는 거야.”
“그럼?”
울드가 반문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안나는 키득거리며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탄력있는 피부가 느껴졌다. 그녀의 피부를 어루만지며 안나는 장난을 지우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는 증오라는 날카로운 대검이 겨누어져 있었다.
“우리와 적대적인 그녀석이 온 이유 간단하지 않아? 우리가 네놈에게 해코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이 바보녀석아!”
“..........”
“크크크크. 하긴 부모와는 사이가 안 좋으니 그런 것까지 생각이 미치진 못하겠지? 아무렴!
그러니까 주원인은 네놈에게 있다. 소동의 원인 제공자는 내가 아니라 너다. 울드“
그런. 엄마가 날 위해서? 울드는 한편으론 놀라워하며, 한편으론 씁쓸한 얼굴이 되어 광소를 짓는 안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안나는 할 말을 잃은 울드를 보고 더욱 기세등등하며 말을 이었고 울드는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딱히 뭐라 할 변명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그러니 물불 안 가리는 성격 좀 고쳐라. 나같은 녀석에게 놀림 당하고 싶지 않다면. 클클클!”
제길! 울드는 힐드가 쓸데없이 저지른 지난 일(명목상 자기보호라면서 쳐들어온)에 분노를 느끼며 이를 갈았다. 생각도 못한 안나의 설명에 그녀는 힘이 축 늘어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대로 끝날 그녀가 아니었다. 울드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물러서.”
“뭣?”
“물러서!”
퍽~
이번에는 울드의 반격이었다. 울드는 허리를 돌리며 정확히 다리를 안나의 허리에 꽂았다. 안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안나는 끙끙거리며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자신의 마수에서 벗어난 울드를 노려보았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무기를 뽑아내 사살할 것 같은 악랄한 눈이었다.
“그래. 그건 인정하지! 하지만...”
“뭐?”
“이왕 살 거면 조용히 살아. 괜히 베르단디의 눈물을 터뜨리지 말고! 겉으론 내색하지 않지만 베르단디를 굉자앙~히 증오하고 있다는 것 알아. 왜 그러는 거지?”
“.......”
“이 사진 속 여자 때문이야?”
“시끄러. 그녀는...그녀는 베르단디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상관도 없다고? 그런데 화는 왜 내는 것이지?”
“.......”
“너 혹시 다른 이의 슬픔이나 고통을 즐기면서 사는 변태 아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어떻게 얘가 그렇게 변할 수 있지? 베르단디는 다른 이를 위해서 슬픔의 눈물을 흘릴 줄도 알고, 기쁨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아이다. 그런 착한 아이를 왜 건드리는 것이냐!.”
“쳇.”
울드의 잔뜩 화난 목소리에 안나는 으르렁거리며 울드가 들고 살랑살랑 흔들던 사진을 가로챘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누르며 휠체어에 올라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추위나 약기운이 떨어져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아닌 듯 했다. 안나가 사진 때문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 울드는 생각했다. 안나의 말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아. 그리고 베르단디에 대한 걱정은 걱정 말라.”
“흥~?”
“.......내일 떠날 거다. 최대한 빨리.”
이 빌어먹을 곳을! 그래!! 잘들 행복하게 살아봐라. 우린 네놈들을 위해서 열심히 전쟁을 벌인다!!
안나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휠체어를 움직여 재빨리 하산해버렸다. 울드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방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법술을 몇 번 외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울드. 그녀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는 아직 덜 마셔 1/3가량 남아 있는 보드카 술병과 다 먹어버린 당근으로 담근 까수프타가 남겨져 있었다.
‘저 녀석...’
울고 있잖아? 각종 연구약품들이 유리컵에 들어 있는 연구실로 돌아온 울드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에 마지막으로 비춰진 안나의 얼굴에는 눈물 같은 것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언니.”
“아? 미, 미안. 뭐라 불렀어?”
이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울드는 고개를 새차게 흔들며 한밤중에 있었던 소동을 머릿속에서 지어버렸다. 그래. 오늘 떠난다고 했던 녀석인데!! 돌아오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어? 울드는 이렇게 생각하며 고소하다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얼굴은 그렇지 않았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물 한모금을 마셨다.
“어, 얼른 밥 먹자!”
“그, 그래. 안나 녀석은 나중에 생각하고 모두 밥 먹자고.”
울드 뿐만 아니라 모두들 심각한 표정이었다. 보다 못한 케이가 울드와 같은 떨떠름한 미소를 억지로 지으며 화재를 밥상머리로 바꿨다. 생각에 빠져 있던 베르단디도 화들짝 놀라 고개를 끄덕이며 어설픈 어조로 케이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어젯밤 케이의 걱정이 담긴 추긍에 그녀는....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도대체 베르단디는 안나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케이는 지난밤의 의문을 떠올리며 조용히 젓가락을 들었다. 지난밤에 흘린 베르단디의 눈물이 그의 가슴속에 빗금처럼 새겨진 것이다. 지금이라도 베르단디의 사정을 털어놓아줬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슬픔을 파고들 수는 없었다. 베르단디는 남의 사정도 자신의 것처럼 아파하는 이였기에 더욱 파고들 수 없었던 것이다.
“자 빨리 먹고 기운 차리자고!”
다행히 울드, 케이, 베르단디의 노고로 페이오스를 비롯한 다른 이들도 젓가락을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밥상 어디에서도 지난날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겨우 외국인 한명의 부재로 인해서 화기는커녕 냉기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로지 딸그락 거리며 내는 식기 소리만이 들려왔다. 황당하고 기이한 사건을 생산해내는 일등공신들(?) 또한 조용하기는 마찬가지.
“..........”
“그 바보 녀석!”
침묵만이 자리를 지키는 응접실에 터져 나오는 소녀의 한탄에 모두들 소녀로 시선을 돌렸다. 딸그락 거리는 소리도 모두 멈추고 여자의 이어지는 말에 케이 일행의 귀가 뜨였다. 소녀의 정체는 안나와 말만 했다 하면 일단 부딪치고 보는 스쿨드였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주르륵 흘릴 것 같은 눈을 하고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뭐라 중얼거렸다.
“바보같기는. 방금 일기예보에서 그러던데...추위가....주말까지 간다고 했어! 풀리는게 아니라고. 인공위성이 틀렸단 말이야. 이번주 내내 추위라고!! 그 바보는 내기 따위는 기억도 못하는 바보 천치인거야?”
“......”
“내가 틀렸다니까! 그런데 이 얼어죽을 것 같은 날씨에 지금 뭘 하는 거지? 그 바보 군인 녀석!!”
결국 스쿨드의 눈에서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졌다. 그것들이 다다미 위에 떨어져 바닥을 적셨다. 스쿨드의 눈물에 모두들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입맛도 다 달아나 있었다. 근 하루 동안 쌓여 있던 화를 마침내 폭파시킨 스쿨드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져 내렸다. 비록 그녀와 부딪치는데는 도사지만 미운 정 고운 정 다든 스쿨드에게 안나의 부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센다가 없는 것보다는 훨씬 덜 하지만 안나의 존재는 그녀에겐 꽤 중요한 의미였다. 스쿨드의 여린 마음에 금을 그어 놓은 이 나쁜 여자는 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울드는 자신과 주먹으로 서로를 어루만지며(?) 정답게(??)이야기를 주고받던(???) 안나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
그냥 떠나면 죽인다! 이 분위기 책임져!!!
하지만 울드의 마음 속 경고는 안나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
까푸스타...원래는 동유럽을 비롯한 차가운 눈에 뒤덮인 유럽국가들의 부식이었다. 러시아에도 널리 알려진 이 음식의 일부는. 까례이스키라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더욱 맛있게 개량되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까례이스키들은....누구란 말인가.
약 반세기 전. 그러니까 아직 공산주의VS자본주의란 냉전구도가 생기기 전. 안나들이 나치의 훌륭한 협력자로 일하는 2차 세계대전 직전. 군국주의와 공산주의, 자본주의가 한데 어울려 민중의 피를 핍박하던 암울한 시절....
이 세상에는 수많은 난민들이 힘겹게 살길을 찾고 있었다. 그들을 부르는 이름도, 국적도, 인종도 다양했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하나...그들은 힘이 없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핍박 받는 자들이었다. 그 난민들의 대열에는 매우 조그만 나라에서 열강에게 핍박 받으며, 하등하다는 유치하다 못해 어이없는 이유로 땅을 빼앗긴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빼앗긴 땅에서 자신들을 부려먹는 외국인 주인들과, 매국노 주인들의 아래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개중에는 이들에게 대항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세는 그들에게 기울어져 있었고 결국 북쪽으로 도망쳐 화전을 일구는 삶을 희망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한반도....지금은 망해서 없어진 나라. 조선이란 나라가 자리한 곳.
그곳을 떠난 일부는 북방에서 정착하여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현실은 행복이란 것을 제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 했다. 대부분은 자신들을 부려먹는 외국인들과 협조하여 연방을 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인하여 더 춥고, 광활한 대지로 끌려가야만 했다. 이들은 강제 노동, 협동조합 등에서 일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조금씩 키워나갔다.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곧 보상이란 것이 주어졌지만 고국으로의 귀향은 절대로 불가능한 처사였다. 연방인들은 그들의 귀국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조선을 멸망시키고 덥석 집어 삼킨 뒤 자신들의 군국주의를 강화해 나가던 이들이 마침내 대규모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소비에트 연방은 이들의 선전과, 그들의 스파이 역할을 할 것 같은 조선인들을 문제 삼으며 이 힘없는 이들을 서쪽으로, 서쪽으로 더욱 끌고 갔다. 이들은 힘이 없었기에 그저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끌려가는 것을 반대할 것 같은 이들은 미리 사살하거나, 유배형을 보내는 강압적인 강수를 쓰는 것을 연방인들은 잊지 않았다. 마침내 일본이 망하였다. 나치와 일제라는 골칫거리들은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항복해버린 것이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최후의 발악을 시도하며 전 국민의 최종병기화 작전을 개시했지만 인류가 만든 현존하는 최강이자, 최악의 산물 두 개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산물은 ‘핵무기’라는 이름으로.....지구상을 뒤덮어버린다.
조국의 해방소식은 조선인들에게도 들려왔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며 좋아했지만...그것은 대단히 큰 착각이었다. 조국은 약했고, 그들까지 생각해줄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나들이 예상했던 냉전이란 세계가 완성되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중국의 모 현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추운 벌판과 살을 에는 듯 한 영하 3~40도의 추위 속에서도 끝가지 버틴 이들은 특유의 근면함을 무기 삼아 연방에서 세력을 키워나갔다. 그들은 협동농장에서 조합장을 맡기도 하고, 농업을 통해 부자로 성장하기도 했다...물론 이것은 극히 소수의 이야기였다. 대부분은 순수 러시아인들이나 동유럽인들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끝내 돌아갈 수 없었다....
신이란 존재는!! 정말 가증스럽고, 더럽기 짝이 없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헤어진 가족들과 만나는데, 왜 어떤 이들은 저 멀리 추운 얼음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잊히는 고향을 떠올려야 하는가? 이것은 동북아시아의 작은 반도에서 온 난민들의 서글픈 현실의 이야기이다.
-바로 내 앞에 서 있으신 모군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과거는 꺼내 주지 마십시오.
유달리 어두운 그림자를 배경 삼은 의자. 딱딱한 목제 의자에 앉아 턱을 괸 남자. 의자에 앉아있는데다 어둠 속에 가려져 있어 키가 얼마나 크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어린 소년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맑고 총명한 목소리. 허나 그 목소리에는 싸늘함이 담겨져 있었다. 왕좌를 차지한 군주마냥 앉아 있는 소년 앞에는 보좌관같은 검은 양복을 입은 검은색 머리의 중년 남자가 부복하고 있었다. 그는 양 갈래로 기른 길다란 콧수염이 달려 있었다. 남자의 검은색 눈동자가 소년에게 입을 열지마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소년은 남자의 생각을 읽었으면서도 계속 남자의 과거를 들추어냈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할머니처럼.
-조선인들. 어머니와 애인과 아들과 딸을 부르며 울부짖었던 그들. 신은 그들의 절망과 고통을 애써 외면했다. 그들은 서쪽으로! 서쪽으로! 차가운 시빌라스크(시베리아)벌판을 행진해야했지.
-.........
-그중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지식인층에 속하는 사람이었고 함께 온 조선인들의 리더에 속하는 남자였지.
-...........
-소비에트 연방은 이 남자의 선동으로 조선인들이 자신들에게 대항할 것을 염려해 병사들을 동원해 어디론가 끌고 갔다. 아이가 데리고 가지 말라며 울상을 짓고 머리를 조아렸는데도 말이지...
소년이 피식 웃으며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부복한 남자는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과거의 이야기를 신체 해부하듯 끄집어내는 소년의 모습에 남자는 질려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소년은 자신의 두목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꺼내서 가지고 놀던, 우스갯소리를 하던 남자로서는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었다.
-스탈린이란 독종의 명령에 따라 바이칼 호수(러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들중 하나. 물이 굉장히 맑기로 유명하다.)다음 장소는 카스피 해. 여기서 아이는 자리를 잡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지 아마?
-그리고 그 아이는 열심히 공부를 한다. 비록 일과 가장의 부재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는 못했지만 그의 학력은 수준급이었지. 그렇게 소년은 장성해서 청년이 되었다. 결혼도 하게 되었고.
-.......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이 찾아왔다. 너는 특별한 능력자라면서. 그들은 너의 아버지를 빼앗아가듯 너를 빼앗아갔다. 허나 이번에는 좀 틀렸지. 조건이란 것을 내세웠거든. 그 조건이란...
초능력 연구센터에서 각종실험에 협력할 시, 배상과 더불어 가족들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준다. 라는.
남자의 입이 열리며 과거 러시아인들이 강제로 듣게 한 조건을 내뱉었다. 옛날의 끔찍하다 못해 잊고 싶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중년남자는 이를 갈며 그때의 책임자들을 찢어발기는 상상을 떠올렸지만 그것만으로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청년은 자신보다 몇 살 더 어려보이는 사람들을 만나 약 10년간을 모르모트로서 생활한다. 물론 말이 모르모트지. 특별히 한 실험이라곤 별로 없었으니까.
-다.
초자연현상을 이용한 병기와, 최첨단 병기들, 마법과 주술, 법술과 염동력등등. 남자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 단어들은 입 밖으로 나오진 못하고 입주위에서 우물거리다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를 어쩐다?
-.........
-갑자기 가난해진 소련은 자신들의 무기를 감추거나, 팔아넘기는데 급급했지. 그러나 냉전의 산물들인 모르모트들만큼은 버릴 수도, 팔수도 없었어.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병기들을 모조리 보관한다.
-그 계획으로 인해 실험체들의 보관 명령이 떨어지게 되었고, 각 실험체들과 친근했던 사람들까지 보관명령이 떨어진다. 그 보관이란 간단해. 731부대가 포르말린 액에 시체를 담은 것처럼. 재생액과 봉인의 주술이 그어진 유리관에 실험체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집어넣는 것이다. 아주 괜찮은 계획이었어. 그렇게 하면 지하에서 실험을 하든, 정부각료가 교체되든 상관없이 여러 장소에 숨길 수도 있고, 필요할 때 빼내서 실험을 계속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실험체들이 눈치를 챘다. 모두들 탈출을 하였고, 자신들을 잡기 위해 쫓아오는 군대를 능력을 이용해 모조리 학살해버렸다. 그리고 자신들과의 계약을 어기고 가족들을 모조리 끌고 간이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더 이상 혁명 같은 것을 운운하는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마족과의 계약을 어긴 이들은 어떻게 될까? 라는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의문을 단숨에 해결해주는 멋진 답안이었다. 그 답안에 따라 수많은 노몐끌라뚜라(고급 당원층)들이 시체조각조차 찾을 수 없이 가족들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진정한 혁명을 위해서라는 말을 남긴 누군가들에 의해서.
-그들은 개혁, 개방으로 혼란스러워진 러시아의 배신을 잊어버리려 애를 쓰며 마계로 갔다고 하더군. 그곳에서 혁명을 일으켜 정부를 전복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하던데. 이를 어쩌나? 재주는 곰이 구르고 돈은 조련사가 받는 법이지. 결국 실험체들은 최후로 자신들의 에덴동산을 천계로 둔다. 자신들과 똑같은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을 수하로 두며 세력을 키웠지. 그게 바로.
그라스나야. 통칭 ‘천계의 정보부’
-물론 그라스나야는 좀 더 뒤에 정보부가 해체될 때 지은 그들만의 단체 이름이다. 말로는 아직도 천계를 위한 정보수집수단이라지만. 모르지..
-그런데 실험체들 중에 인간 하나. 그 인간은 말이야. 가족들이 죽임을 당했어. 그는 마계로 간 당시의 실험체들에게 진정한 혁명을 일으켜서 체 게바라같이 전세계를 독립시키고 복수하자고 했지. 그러나...그 인간이 따랐던 실험체들의 리더는 이렇게 답했다.
‘......그런 식으로 복수를 한다고 해서. 인간들이 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제 조용히 살 것이다.’
‘묠니르! 당신은!! 정녕 당신의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잊어버리려는 것입니까?’
‘......복수를 한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도 아니지. 이젠 모든게 지겨울 뿐이다.’
‘나약한 놈’
‘.........’
‘흐흐흐. 이것 하나만 알아두시지. 이젠 당신들과는 그 어떤 사이도 아니다. 난 내 방식대로 내 가족들의 죽음을 되돌려 받겠다. 세계의 멸망? 그것도 나쁘지 않다면 좋지. 신이란 존재가 우리를 져버렸듯이 나도 세계를 져버리고 나의 모든 것을 되찾겠다. 크흐흐흐흐.’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묠니르. 네 아들과 딸과 부인이 유린당하고 죽었다. 그런데도 저들을 내버려 둘 테냐? 네정도면 마계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멸망과 저 신이란 자에게 검을 내밀수도.’
‘가라. 신의 잘못 따위.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힘이 있다고 함부로 남발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신이 이렇게 말했다. 가족들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해줄 것이라고. 설마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이양 못 할 리가..’
‘킥! 좋을 대로 생각하도록. 다만 내가 확실히 말하지만.’
-신은.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중년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마디. 소년은 그것을 바라보며 킬킬 거리며 좋아했다. 요즘 군기가 조금 빠진 듯 한 남자의 모습이었는데. 역시 자기가 잘못 본 것이었다. 옛날 일을 떠올리며 분개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소년은 키득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신이란 자는 물론. 세계와, 너를 저버린 묠니르까지. 남김없이 멸망시켜라.
-다!
-그것을 잊지 않는다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니까.
소년이 중얼거리자 남자는 자신의 과거를 끄집어내며 건드린 소년에 대한 화를 풀며 더욱 굳게 충성을 맹세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남자에게 분노를 일으키는 말이었다.
-그라스나야 녀석들. 까푸스타 김장중이라더군.
-!!
-그래. 까푸스타. 바로 너 까쓰빠진 리가 그들에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까푸스타를 말이야. 킥킥킥. 아주 재미있어. 네녀석을 저버렸으면서 네녀석에 관한 것은 잘 잊지 않고 있잖아?
-.......
-참고로 묠니르는 그라스나야를 탈퇴하거나 한 것이 아니다. 실질적인 명예직을 가지고 천계에서 활동한 것뿐. 그 대가로 녀석이 얻은 것이 안정된 삶과 행복, 다른 이들과의 접촉이었다.
-........
-이제 그 행복의 시작을 모조리 밟아버릴 차례이다. 녀석들의 까푸스타 파티를 피와 공포로 절은 김장으로 만들어 주도록!
-....다!
까례이스키(고려인) 까스빠진 리. 원래는 그라스나야 출신이었으나 지금은 변절한 RLO의 부장이었다. 그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흘러나왔다. 어둠 속에 앉아 깔깔거리며 좋아라하는 보스의 명령에 리는 연신 대답을 하며 유쾌한 상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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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 조금 길어졌군요.
문제는 길어진만큼 글이 잘 써져야 하는데.
무지 지루하고. 또 쓰다보면 성질도 나고 그럽니다.
원고를 쓰고 한글로 막상 손을 대면 이게 아냐!!라며 집어던지고, 컴퓨터 모니터를 주먹으로 쳐버리는..[젠장!!]
덕택에 쓰잘데기 없는 부분들이 들어가거나, 엉뚱한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버리기도.
[그럼 또 수정하느라 정신없는...으아아악!!!]
이번에 나온 가스빠진 리라는 까례이스키(고려인)의 이야기도 원래는 나오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보스(RLO의 두목)의 과거가 곧 드러날 판인데. 부두목인 녀석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숨기려 했던 녀석의 이미지를 결국 끄집어 내고 말았다는...
그러면서 녀석과 관계가 깊은 사이였던 묠니르들의 이야기도 살짝 끄집어내버린.
으윽!! 이제 슬슬 세계대전을 일으켜야 될 때인데!!!!!
라며 불만을 토로하시거나.
도대체 말이 AMG이지!! 왜 이리 베르단디와 케이의 비중이 작어?!
라며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게 말씀드립니다.
“저도 묘사 잘 하고, 케이와 베르단디들의 이야기를 주로 쓰고 싶어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불평은 하지 마시고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감사.[따끔한 비평과 코멘트도 잊지 마시고!!]
하아~이제 남은 것은 베르단디와 케이. 그녀와 그의 속사정과, 아프간으로 떠난 묠니르 이야기, RLO의 침략전쟁만이 남은 것 같군요.[후덜덜! 너무 스케일이 방대해져!!!!]
그치만. 열심히 해야겠죠?[아자! 힘내자!!! -오늘밤도 끄적끄적.]
즐거운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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