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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공간 - 돈과 힘의 관계식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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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역시 밤공기는 기분이 좋구려."

 "음. 역시 그건 그렇지."

 설경과 태상은 테라스에 있는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때에 카렌이 접시에 음식을 수북이 쌓아올린채 테라스의 커튼을 젖히고 나타났다. 그리고는 태상의 옆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오~ 좋은 자리를 찾았네요."

 "흠, 자네는 식성도 참 좋구만. 허허허."

 설경이 나지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거야 그렇죠. 그런데, 두분은 식사 않하세요?"

 "우린 됐다네. 아직까진 몸의 상태가 좋질 않아서 말야. 그보다 시아와 시엘, 하이드는 어떻게 된게지? 아직도 돌아오지 않다니."

 "아까 시엘씨가 연락을 줬어요. 브리지움에 머물고 있다구요. 내일이면 돌아올 수 있다는데요?"

 카렌은 포크를 포크를 한쪽손에 들고서 설명한 뒤에 그대로 얼굴을 숙인채 다시 음식에 빠져 들었다. 태상은 주머니에서 구슬을 꺼내들고서는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하늘을 운행하는 열두 별이여. 지금 내가 보기를 원하노니, 내 앞에 비추어라. 천리의 구슬!(Insight Orb)"

 그러자 태상의 손위에 있는 구슬로부터 환한 빛이 새어나오더니 이윽고 머나먼 브릿지움의 성당 안쪽이 들여다 보였다. 그리고 이내에 침대에 누워있는 시엘과 하이드가 보였다. 설경은 그 모습을 보더니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저 두사람도 뭔가 일이 있었던 모양이오."

 "그런데 시아씨가 없네요?"

 어느새 카렌도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카렌의 말에 태상은 집중을 하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러자 구슬은 태상의 손에서 살짝 떠올랐다가 다시 내려 앉았다. 태상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눈을 뜨자 설경이 물었다.

 "어찌 되었소?"

 "일단 성당 안에는 없는 모양이군요. 어딘가 나간듯 싶은데."

 "그러면 시아씨로 바꿔보죠."

 카렌의 말에 태상은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자 아까보다 훨씬 높에 구슬이 태상의 손에서 떠올랐다가 다시 내려 앉았다. 그러자 구슬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환한빛을 살짝 뿜어내고서는 다시 화면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약간은 흐릿했지만, 그래도 사물을 구별하는데에는 그다지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여, 여긴!?"

 "엄청난 사람들이 있군요. 뭔가 대회장 같은데."

 "투기장이군."

 태상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태상의 단 한마디에 설경도 역시 인상을 찌푸렸고, 카렌은 입에 물고 있던 포크를 떨어뜨렸다.

 "맙소사. 거긴 PK에 전문인 녀석들이 우글거리는 암흑의 경기장 이잖습니까!?"

 카렌은 입안에 물고 있던 음식물을 튀겨가면서 외쳤다.
 
 "글쎄. 뭐, 시아의 성격으로 봐서는 저런 것에 말려들기는 쉽상 아니겠는가. 일단 우리도 브릿지움으로 가봄세. 태상 자네는 괜찮겠나?"

 설경의 말에 태상은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입을 열었다.

 "움직이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일단 시엘의 동생이니 구해줘야겠지. 카렌? 그만 먹고 일어나자."

 "잠시만요. 이것 까지만 먹고──"

 그러나 태상은 설경을 향해서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고, 설경은 매몰차게 카렌의 뒷덜미를 붙잡고서 가게를 나섰다.


* * *


 "흐응! 과연, 그런 방식이란 말이지?"

 투기장의 방식은 단순했다. 우선 두명이 나간다. 그리고 나서 한쪽이 패배를 하면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한다. 그런식으로 해서 끝까지 살아남는 일종의 서바이벌과 토너먼트를 섞어놓은 방식이었다. 게다가 경기에서 지면 대부분이 목숨을 잃는 경우였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방식이군. 역시 사신의 공간 다운 결투 방식이야."

 시아는 하이드의 대검을 들고서 이리저리 휘둘러 본다음에 결투장으로 나아갔다. 방금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 광전사가 온몸에 피칠갑을 한채로 포효하고 있었다. 피의 문신이 완전히 개방된 듯이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나서질 못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한 사람이 경기장 위로 올라선 것이다.

 그러자 경기장의 둘레로 푸른 벽이 생겨나면서, 더 이상의 개입을 완전히 차단시켜 버렸다. 이후는 정말이지 참혹했다. 광전사의 일방적인 공격아래에 기사로 보였던 사람은 그대로 죽음을 맞이해 버렸다. 게다가 플레이어 인듯이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어 허공중에 생겨난 어두운 공간으로 빨려들어갔다. NPC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플레이어들은 죽는 순간, 그 영혼을 사신이 회수해 가버린다.

 "크와아아아아아앙!"

 다시한번 거대한 포효소리가 투기장을 가득매웠다. 다시 모두들 꺼리는 분위기. 시아는 어깨에 검을 걸친채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다가, 한계에 달한듯이 무대위로 올라섰다. 호리호리한 여성이 올라서자, 갑작스레 주위는 조용해졌다. 푸른 보호막이 경기장 둘레를 감싸고 완전히 폭주한 광전사는 시아를 바라보며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시아는 하이드의 대검을 꽉 쥐고서는 땅바닥을 두어번 정도 탁탁 내려친 다음에 한손을 들어서 도발을 하듯이 광전사를 향해서 내밀었다. 물론 다른 손가락들은 접혀있고, 오로지 가운데 손가락만 펴진채로 말이다.

 "C'mon. Dirty Monster~♡"

 "크와아아!"

 도발이 먹힌 것일까? 광전사는 마치 들개처럼 손을 땅바닥에 짚으며 거칠게, 하지만 빠르게 시아를 향해서 뛰어오고 있었다. 시아는 마음 속으로 강한 힘!을 외치며 대검을 크게 휘둘렀다.

 부우웅! 카아아아앙!

 아직 대검에 익숙하질 못한 시아였기에 대검이 살짝 비틀어 지면서 옆면으로 적을 가격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광전사는 단 한팔로 대검을 막아내고서는 시아를 거칠게 들이받아 버렸다. 시아는 아차! 하면서 뒤로 날아가 버렸다.

 "커흑!"

 [류르 - 시아님. 괜찮으세요?]

 주머니 속에서 류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아는 목에서 비집고 나오려는 피를 그대로 꿀꺽 삼킨채로 대검을 지팡이 삼아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류르에게 중얼거렸다.

 "체, 역시 광전사는 엄청난데.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지. 이대로 주저 앉아 버리면 나의 돈이.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시아는 도박꾼들 사이로 보이는 자신의 이름으로 달아둔 돈주머니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광전사를 향해서 비릿한 미소를 날리면서 말했다.

 "힘만 무식하게 좋은 아저씨. 어서 덤벼보시죠?"

 "크와아아아아아!"

 피를 원하는 짐승이 다시한번 사이를 향해서 덮쳐왔고, 시아는 좀 전처럼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 의해서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뻗어버렸다. 생명력은 이제 거의 남질 않았다. 어느새 시아의 위에는 검은 공간이 서서히 그 입구를 벌리고 있었다. 시아는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돈주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대검을 굳게 잡았다. 뭔가, 골렘을 잡을때처럼 시아의 몸에서는 괴이한 기운이 퍼져나왔다.

 "후, 후후, 후후후후후후후───"

 "일어났다!" / "엄청난 아가씨군!" / "쯧쯧, 심각한 부상이야." / "이제 끝이라서 웃는건가? 안됐어. 저 투기장의 지존인 아랑을 상대로 덤비다니."

 시아가 비틀거리면서 일어나자, 광전사는 낮게 으르렁 거리면서 시아의 주위를 뱅글뱅글 맴돌았다. 시아는 다시한번 더 자신의 돈주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피를 토하던 사람의 목소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맹렬하게 외쳤다.

 "감히 내 돈을 훔쳐 갔겠다아아아아아아!"

 시아의 눈빛에서 짙은 살기가 배어나왔다.

 때 맞춰 태상과 설경, 그리고 카렌은 투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시아의 외침을 들었다. 그러자 카렌은 손바닥을 탁치면서 말했다.

 "저거다. 그날 풀무장을 하고 나갈때도 저 상태였거든요?"

 "흐음. 그 유순하던 시아양이 저리도 사납게 변하다니. 역시 돈의 힘이란──"

 새삼 돈의 위력을 달리보게된 설경이었다. 그러나 태상은 구슬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새로운 힘. 시아는 새로운 힘을 얻게된 것이군."

 "하아?"

 "새로운 힘이라. 사신이 말했던 우리들의 몸속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인가?"


* * *


 [류르 - 시아님의 고유 능력이 개방되었습니다. 능력명은 돈독(毒). 현재 소지하고 있는 골드의 양과 반비례하여 능력치가 상승됩니다. 스킬 유형은 토글. 능력을 활성화 상태로 변경하시겠습니까? 일정량의 정신력이 10초마다 요구됩니다. 현재 소유 골드량은 0골드.]

 "활성화시켜."

 시아는 묵묵히 말했다. 순간, 시아의 몸에서 퍼져나오던 기운은 다시 시아를 향해서 응집되었고, 이윽고 시아의 주위로는 황금빛의 링이 떠올랐다. 마치 돈을 연상시키는 것과 같은 황금빛의 링이었다.

 "크르르르릉?"

 광전사는 잠깐 놀란듯 싶었지만, 개의치 않고서 다시 덤벼들었다. 시아는 가볍에 한번 숨을 내쉬고서는 대검을 꼬옥 움켜쥐었다. 하지만 가벼운 동작과는 달리, 시아가 잡은 대검의 손잡이는 끼릭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괴로워했다. 그리고 광전사가 짐승처럼 높이 뛰어올라 시아를 덮치려 할때, 시아는 대검을 그대로 휘두르면서 말했다.

 "내 돈은 절대로 못가져간다아아앗!"

 쿠왕! 빠지지지직!

 역시나 대검의 옆면으로 가격을 했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피의 거인으로 화한 광전사의 오른팔이 그대로 뭉개지면서 시아의 왼편으로 쭈욱 날아가 푸른 보호벽에 그대로 쳐밖혀 버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광전사의 영혼이 빠져나가 어두운 공간으로 사라져 버렸다.

 "───────."

 투기장은 고요함으로 물들어버렸다. 원샷킬. 여린 몸에서 뿜어져나온 엄청난 기운에 아랑이라고 불리우던 꽤나 유명한 투기장의 광전사가 죽어버렸다. 아무도 나설 생각을 하지도 못했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황금빛의 고리만이 시아의 주위를 돌며 찬란한 빛을 뿌려댈 뿐이었다.

 "──────드디어!──── 탄생했습니다! 제 164회 암흑 투기장의 승리자! 이름은 시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탄성같기도 하고, 혹은 비명같기도 한 소리가 투기장을 한동을 뒤흔들었다.


* * *


 "여어, 완전히 벼락부자가 되었군요. 시아씨. 시아씨만 시아씨의 이름으로 걸었으니, 얼마나 많은 돈입니까?"

 카렌의 말에 시아는 씨익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브이표시를 할 뿐이었다.

 "고유능력이라. 어쩐지 시아양에게 딱 어울리는 능력이군."

 "놀리는 거에요?"

 그러자 설경은 빙그레 웃으면서 장난을 치듯이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어이구, 시아양 용서해주게나."

 "헤헤헤헤── 그럼 퀘스트를 완료해볼까요?"

 다음화는 시아의 차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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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돈독이라니...어쩌면 나보다 더욱  강력한 스킬이 될지도 모르겠구나 커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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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단디ㅋ♡님의 댓글

베르단디ㅋ♡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돈독....ㅇ _ㅇ.. 돈에 대한 집착이 이제 스킬로.. 에구..
큭큭.. 이제 전설의괴수와 맞먹는 사람이 등장..(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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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등님의 댓글

수은등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푸핫 돈독..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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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더경님의 댓글

베이더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수고하시는군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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