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의 세계 'Tiberium' - AMG회원들의 생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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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가이버님!!"
알카드가 가이버의 옷깃을 잡고 엉엉 울며 가상 시뮬레이션의
작동을 멈추려 하였다. 그러나 가상시뮬레이션은 절대 멈추지 않았고
이 X같은 더러운 X색 하늘은 여전했다. 가끔씩 내리치는 번개는
두 사람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었다.
"푸흣. 알카드군 나한테 매달린 모습을 보니 왠지 어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캥거루같군. 내가 호주에서 그 동물들을 만났는데.."
-퍼퍽.
"그냥 나가 죽어욧."
알카드는 엉뚱한 헛소리로 화재를 돌리는 가이버를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작은 발로 그의 복부를 새차게 걷어찼다. 한방에 제대로 맞은 가이버는
부들부들 온 몸을 떨며 배를 감싸쥐었다.
알카드는 혀를 끌끌 차며 한숨을 내쉬었다.
와르릉 쿠쿵.
"으악!!"
또 한번 푸른색 번개가 빠지직 내리치자 놀란 알카드는 경악 하며
서둘러 폐허 속으로 들어갔다. 무슨 폭격이라도 맞았는지, 혹은 부식된 것인지
몰라도 건물은 폭삭 내려 앉아 TV 속에서 자주 보는 분쟁지역에 온 듯한 느낌
이었다. 건물에 24시간..어쩌구 저쩌구라고 쓰여진 걸로 보아 편의점이었던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갈까요?"
알카드가 가이버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하자 그는 건물의 상태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런 곳에 잘못 들어갔다가 위험한 자라도 만나거나, 건물이
무너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가만히 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꼬르륵~밥먹을 때가 6시간이나 지났다고 배가 아우성을 치고 있었기 떄문이다.
사람 사는 흔적은 보이지도 않고, 조용한 가게 내부를 보자 군침이 절로 흐른다.
유통기한이 흠이긴 하지만. 잘 찾아보면 먹을 수 있는게 나올지도 모른다.
"에휴. 그냥 들어가세. 알카드군."
"만세~!"
알카드가 쾌재를 부르며 문을 끼익 열었다.
검은 먼지와 기분 나쁜 모래바람이 손에 묻어 찝찝했지만 애써 무시하고
두르고 있던 복면을 풀었다. 하필이면! 사막같은데에 떨어지다니...
알카드는 투덜대며 진열장에 보이는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스펨 햄을 비롯하여, 동원참치 통조림, 일제 라멘과, 기타 등등.
"이보게 알카드군. 운좋게 물이 나온다네!"
"그것 참 다행이네요."
"거의 다 무너지는 생김새와는 다르게 며칠전까지는 사람이 살았던 모양이네.
곳곳에 먹고 치우지도 않은 흔적이 널려 있구만!"
가이버는 엉망이 된 편의점 바닥을 살피며 말했다.
알카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엉망으로 널져부러진 포르노 잡지와, 군사도감, 신문들이 널려 있었다.
알카드는 혀를 끌끌 차며 포르노와 군사도감같은 다소 엉뚱한(?)것들을
파는 서양인들을 이해 못하겠다며 투덜댄 뒤 신문을 잡았다.
"우와! 2047년대? 정말 우리가 입력한 프로그램이 뭔가 잘못되기는 했군요. 거기다 타이베리움이라요!! 이거 사신의 공간이 아니라 다른 게임속에 들어온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컴퓨터가 우리가 집어넣은 CD가 아닌 나의 컴퓨터에 깔려 있던 ISO파일을 읽어들인 모양이야. 젠장! 분명히 엉뚱한 게임프로그램은 다 지우라고 말했을텐데!!"
가이버는 그렇게 말하곤 스펨햄을 뜯어 먹으며 자신의 설명을 듣지도 않고 대충 컴퓨터만 놓고 간 사람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런뒤 자신을 자책하며 애꿎은 카운터에 화풀이를 하였다.
카운터의 벽이 쾅쾅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잠깐 조용히 해봐요. 뭔가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요?"
한참 라멘의 면발을 후후 불던 알카드가 무언가를 들었다며 가이버를 불렀고
어리둥절해진 가이버도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에 집중하였다.
무언가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굴러가는 엔진 소리.
혹시 사람일까? 알카드와 가이버는 다급한 마음에 문을 살짝 열고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부릉. 부르릉.
"자동차 소리다!"
"뭐여. 저건? 탱크? 아니면 험비인가??"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차량은 전신을 장갑으로 무장한 뒤 두개의 기관포만
천장에 장착해둔 차량이었다. 태상이 정체불명의 군인들에게 끌려갈때 탄
APC(Armored Personnel Carrier : 보병 수송 장갑차량)였다. 그들의 것과
다른점이 있다면 황급색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듯한 표식 대신 붉은색 십자
와 하얀색 바탕이 그려져 있다는 것 뿐이었다.
"만세 살았다! 적십자다."
"정말요?"
"너. 전쟁영화도 안 보냐? 저런 표시를 단 차량들은 적십자밖에 없어."
"에? 그치만 적십자가 왠 기관포에요? 저거 한방 맞으면.."
알카드는 무턱대고 나왔다가 골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들었지만
가이버는 무작정 뛰쳐나가 APC앞에 멈춰섰다. 끼익.
절대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6륜 구동 차량의 바퀴들이 일제히 멈추고
뒤에 장착된 자동램프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한무리의 병사들과
방어복을 입은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모두들 독수리 표식과 함께 의료상자와
적십자 마크를 달고 있었다.
"그대로 움직이지 마!"
"넷. 안 움직일테니까 제발 밥하고 잠자리좀 주십시오. 피곤해요!"
"움직이지 말라니까!!"
병사의 다그침에 가이버는 씨익 미소를 드러내며 천연덕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알카드는 저러다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하얀 이를 씨익 드러내고 문제 없다는 식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SF소설속에서나 볼법한 방어복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번쩍 손을 든
가이버와 알카드를 끌고 APC 속으로 들어갔다.
"우와. 의료장비네요?"
"GDI에서 우리 블루존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위해서 지급한 장비입니다."
"?"
가이버와 알카드는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둠이 드리운 좌석에는 한 남자가 미소를 띈채 그들에게 자상하게 설명을
하였다. 남자는 따뜻한 미소에 걸맞는 푸른색 방호복과 적십자 마크를 가슴에
당당하게 달고 있었다. 알카드가 그 남자를 알아보고 놀라워했다.
"시, 시엘님!!"
"뭐? 시엘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가이버님."
시엘과 알카드는 서로를 바라보며 긍정을 답한 플레이어를 바라보았다.
시엘의 미소는 가뜩이나 옐로우 존을 돌아다니느라 지쳐있는 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시엘 소위님. 잠시 후면 거주구로 들어가게 됩니다.
"타이베리움 협곡을 조심해서 들어갑시다."
-옛 써!
"시아가 왜 여기에? 그러고보니까 거주구는 또 뭐고 타이베리움은 또 뭐야?"
"하하. 그건 거주구에 들어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피곤하시죠?"
"아 네."
"다행히 우리 GDI 소속 거주구로 들어가면 따뜻한 음식과 식수가 충분히 지급될테니. 푹 쉬실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GDI와 NOD는 우리같은 능력자들을 찾고 있을테니까. 여러분들이 잘만 하면 좋은 처우를 받으실수도..."
"엑? 처우? NOD? 시엘군.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가이버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시엘에게 물었고.
시엘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띄운채 그에게 쿠키를 권했다.
"시아양이 만든 쿠키입니다. 맛은 보장 못하지만요..."
시엘의 미소에는 뭔가 날카로운 조소가 담겨 있었지만 가이버와
알카드는 그의 호의에 기뻐하느라 그것을 보지 못했다.
[옐로우존 J-43. 중립 거주구.]
"우와! 고층 건물이다!"
알카드가 놀라워하며 가이버를 돌아보았다.
그도 놀라워하는 얼굴로 곳곳에 보이는 빌딩들을 바라보았다. 어떤 건물은
굉장히 커다란 버섯을 보는듯 했다. 시엘은 그들을 바라본 뒤 그 버섯같은 고층
건물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였다.
"타이베리움 스파이크. 예컨데 석유를 물리치고 우리를 배부르게 만들어주는
건물입니다."
"타이베리움..이라고 아까부터 말하던데. 그게 대체 뭐야?"
"후훗. 글쎼요. 저도 잘은 모릅니다. 약 50여년 전쯤에 지구에 날아와서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광물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덕택에 이 세계는 전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아.."
시엘은 미소를 여전히 띄운채 저멀리 뛰노는 사람들과 막사건물들을 가리켰다.
천막이 쳐진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나 볼법한 내전이 심한 국가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
이었다. 거지인양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 배가 고파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
좀비같은 쾡한 눈과 가느다란 팔들.
"다행히 여기 옐로우존 J-43 거주구는 그나마 안전한 편이랍니다. 타이베리움 돌연변이나, 노드의 침공 또한 없고, 타이베리움 스파이크가 4개나 세워져 있어서 이 곳 빈민들은 제법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시엘은 그동안 무슨 일을 해온 거야? GDI라는 곳에 들어간거야? 아니면 적십자야?"
가이버가 의문을 표하자 시엘은 둘다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GDI는 (Global Defence Infantry) 예컨데 지구방위대를 뜻하는 말이죠."
"후하하. 지구방위대? 지구방위대~프레에~쉬이 매앤!"
알카드가 폭소를 터뜨리며 엉뚱한 포즈를 취하자 시엘과 가이버, 군인들과
우는 아이를 달래며 주사를 맞히려는 자원봉사자, 빈민들까지 그를 바라보았다.
순간 싸늘해진 분위기에 알카드는 난감하다는 듯 땀을 흘리며 뻘줌한 시선을
그들에게 보냈다.
"아아~신경쓰지 말게 시엘군. 이 알카드군은 원래 이러니까."
"시, 시끄러욧!"
"푸히힛. 알았습니다. 어쩄든 숙소로 갑시다. 다행히 여러분들은 능력자입니다.
GDI에서 여러분들을 우대 해줄 겁니다."
"자, 잠깐 시엘군. 능력자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가이버는 뭔 외계인이 탭댄스 추는 소리여? 라고 묻는 듯한 표정이 되어
눈만 껌뻑 거렸다. 시엘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뭐라고 표현하며 좋을까? 라고
생각하던 중 뒤에 다가온 사람을 보며 다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알카드와 가이버는 그의 알 수 없는 미소를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붉은 머리와, 오른쪽 눈에 그어진 흉터자국이 튀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또한 알카드와 가이버가 잘 아는 사람이었기 떄문에 모두들 기뻐했다.
"다크엔젤님!"
"그, 그 흉터는 또 뭔가?!"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뭔 소리인가? 불과 6시간 전에 헤어지지 않았는가?"
"하하..그건 가이버님과 알카드군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랍니다."
다크엔젤은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어 씁쓸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어깨에는 커다란 총이 위협적으로 들려 있었다.
그의 복장은 다른 보병들이 입고 있는 갑옷같은 보호복보다 더욱 단단하고
무거워 보였는데..그들을 끌고 온 보병들이 경보병이라면
다크엔젤의 생김새는 마치...
"중갑 보병같죠? 그렇죠? 가이버씨?"
"아. 응."
가이버는 눈만 껌뻑거리며 다크엔젤을 바라보았다.
알카드가 가이버의 옷깃을 잡고 엉엉 울며 가상 시뮬레이션의
작동을 멈추려 하였다. 그러나 가상시뮬레이션은 절대 멈추지 않았고
이 X같은 더러운 X색 하늘은 여전했다. 가끔씩 내리치는 번개는
두 사람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었다.
"푸흣. 알카드군 나한테 매달린 모습을 보니 왠지 어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캥거루같군. 내가 호주에서 그 동물들을 만났는데.."
-퍼퍽.
"그냥 나가 죽어욧."
알카드는 엉뚱한 헛소리로 화재를 돌리는 가이버를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작은 발로 그의 복부를 새차게 걷어찼다. 한방에 제대로 맞은 가이버는
부들부들 온 몸을 떨며 배를 감싸쥐었다.
알카드는 혀를 끌끌 차며 한숨을 내쉬었다.
와르릉 쿠쿵.
"으악!!"
또 한번 푸른색 번개가 빠지직 내리치자 놀란 알카드는 경악 하며
서둘러 폐허 속으로 들어갔다. 무슨 폭격이라도 맞았는지, 혹은 부식된 것인지
몰라도 건물은 폭삭 내려 앉아 TV 속에서 자주 보는 분쟁지역에 온 듯한 느낌
이었다. 건물에 24시간..어쩌구 저쩌구라고 쓰여진 걸로 보아 편의점이었던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갈까요?"
알카드가 가이버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하자 그는 건물의 상태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런 곳에 잘못 들어갔다가 위험한 자라도 만나거나, 건물이
무너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가만히 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꼬르륵~밥먹을 때가 6시간이나 지났다고 배가 아우성을 치고 있었기 떄문이다.
사람 사는 흔적은 보이지도 않고, 조용한 가게 내부를 보자 군침이 절로 흐른다.
유통기한이 흠이긴 하지만. 잘 찾아보면 먹을 수 있는게 나올지도 모른다.
"에휴. 그냥 들어가세. 알카드군."
"만세~!"
알카드가 쾌재를 부르며 문을 끼익 열었다.
검은 먼지와 기분 나쁜 모래바람이 손에 묻어 찝찝했지만 애써 무시하고
두르고 있던 복면을 풀었다. 하필이면! 사막같은데에 떨어지다니...
알카드는 투덜대며 진열장에 보이는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스펨 햄을 비롯하여, 동원참치 통조림, 일제 라멘과, 기타 등등.
"이보게 알카드군. 운좋게 물이 나온다네!"
"그것 참 다행이네요."
"거의 다 무너지는 생김새와는 다르게 며칠전까지는 사람이 살았던 모양이네.
곳곳에 먹고 치우지도 않은 흔적이 널려 있구만!"
가이버는 엉망이 된 편의점 바닥을 살피며 말했다.
알카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엉망으로 널져부러진 포르노 잡지와, 군사도감, 신문들이 널려 있었다.
알카드는 혀를 끌끌 차며 포르노와 군사도감같은 다소 엉뚱한(?)것들을
파는 서양인들을 이해 못하겠다며 투덜댄 뒤 신문을 잡았다.
"우와! 2047년대? 정말 우리가 입력한 프로그램이 뭔가 잘못되기는 했군요. 거기다 타이베리움이라요!! 이거 사신의 공간이 아니라 다른 게임속에 들어온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컴퓨터가 우리가 집어넣은 CD가 아닌 나의 컴퓨터에 깔려 있던 ISO파일을 읽어들인 모양이야. 젠장! 분명히 엉뚱한 게임프로그램은 다 지우라고 말했을텐데!!"
가이버는 그렇게 말하곤 스펨햄을 뜯어 먹으며 자신의 설명을 듣지도 않고 대충 컴퓨터만 놓고 간 사람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런뒤 자신을 자책하며 애꿎은 카운터에 화풀이를 하였다.
카운터의 벽이 쾅쾅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잠깐 조용히 해봐요. 뭔가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요?"
한참 라멘의 면발을 후후 불던 알카드가 무언가를 들었다며 가이버를 불렀고
어리둥절해진 가이버도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에 집중하였다.
무언가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굴러가는 엔진 소리.
혹시 사람일까? 알카드와 가이버는 다급한 마음에 문을 살짝 열고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부릉. 부르릉.
"자동차 소리다!"
"뭐여. 저건? 탱크? 아니면 험비인가??"
그들의 눈앞에 보이는 차량은 전신을 장갑으로 무장한 뒤 두개의 기관포만
천장에 장착해둔 차량이었다. 태상이 정체불명의 군인들에게 끌려갈때 탄
APC(Armored Personnel Carrier : 보병 수송 장갑차량)였다. 그들의 것과
다른점이 있다면 황급색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는 듯한 표식 대신 붉은색 십자
와 하얀색 바탕이 그려져 있다는 것 뿐이었다.
"만세 살았다! 적십자다."
"정말요?"
"너. 전쟁영화도 안 보냐? 저런 표시를 단 차량들은 적십자밖에 없어."
"에? 그치만 적십자가 왠 기관포에요? 저거 한방 맞으면.."
알카드는 무턱대고 나왔다가 골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들었지만
가이버는 무작정 뛰쳐나가 APC앞에 멈춰섰다. 끼익.
절대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6륜 구동 차량의 바퀴들이 일제히 멈추고
뒤에 장착된 자동램프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한무리의 병사들과
방어복을 입은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모두들 독수리 표식과 함께 의료상자와
적십자 마크를 달고 있었다.
"그대로 움직이지 마!"
"넷. 안 움직일테니까 제발 밥하고 잠자리좀 주십시오. 피곤해요!"
"움직이지 말라니까!!"
병사의 다그침에 가이버는 씨익 미소를 드러내며 천연덕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알카드는 저러다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하얀 이를 씨익 드러내고 문제 없다는 식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SF소설속에서나 볼법한 방어복으로 무장한 병사들은 번쩍 손을 든
가이버와 알카드를 끌고 APC 속으로 들어갔다.
"우와. 의료장비네요?"
"GDI에서 우리 블루존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위해서 지급한 장비입니다."
"?"
가이버와 알카드는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둠이 드리운 좌석에는 한 남자가 미소를 띈채 그들에게 자상하게 설명을
하였다. 남자는 따뜻한 미소에 걸맞는 푸른색 방호복과 적십자 마크를 가슴에
당당하게 달고 있었다. 알카드가 그 남자를 알아보고 놀라워했다.
"시, 시엘님!!"
"뭐? 시엘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가이버님."
시엘과 알카드는 서로를 바라보며 긍정을 답한 플레이어를 바라보았다.
시엘의 미소는 가뜩이나 옐로우 존을 돌아다니느라 지쳐있는 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시엘 소위님. 잠시 후면 거주구로 들어가게 됩니다.
"타이베리움 협곡을 조심해서 들어갑시다."
-옛 써!
"시아가 왜 여기에? 그러고보니까 거주구는 또 뭐고 타이베리움은 또 뭐야?"
"하하. 그건 거주구에 들어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피곤하시죠?"
"아 네."
"다행히 우리 GDI 소속 거주구로 들어가면 따뜻한 음식과 식수가 충분히 지급될테니. 푹 쉬실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GDI와 NOD는 우리같은 능력자들을 찾고 있을테니까. 여러분들이 잘만 하면 좋은 처우를 받으실수도..."
"엑? 처우? NOD? 시엘군.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가이버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시엘에게 물었고.
시엘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띄운채 그에게 쿠키를 권했다.
"시아양이 만든 쿠키입니다. 맛은 보장 못하지만요..."
시엘의 미소에는 뭔가 날카로운 조소가 담겨 있었지만 가이버와
알카드는 그의 호의에 기뻐하느라 그것을 보지 못했다.
[옐로우존 J-43. 중립 거주구.]
"우와! 고층 건물이다!"
알카드가 놀라워하며 가이버를 돌아보았다.
그도 놀라워하는 얼굴로 곳곳에 보이는 빌딩들을 바라보았다. 어떤 건물은
굉장히 커다란 버섯을 보는듯 했다. 시엘은 그들을 바라본 뒤 그 버섯같은 고층
건물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였다.
"타이베리움 스파이크. 예컨데 석유를 물리치고 우리를 배부르게 만들어주는
건물입니다."
"타이베리움..이라고 아까부터 말하던데. 그게 대체 뭐야?"
"후훗. 글쎼요. 저도 잘은 모릅니다. 약 50여년 전쯤에 지구에 날아와서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광물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덕택에 이 세계는 전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아.."
시엘은 미소를 여전히 띄운채 저멀리 뛰노는 사람들과 막사건물들을 가리켰다.
천막이 쳐진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나 볼법한 내전이 심한 국가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
이었다. 거지인양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 배가 고파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
좀비같은 쾡한 눈과 가느다란 팔들.
"다행히 여기 옐로우존 J-43 거주구는 그나마 안전한 편이랍니다. 타이베리움 돌연변이나, 노드의 침공 또한 없고, 타이베리움 스파이크가 4개나 세워져 있어서 이 곳 빈민들은 제법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시엘은 그동안 무슨 일을 해온 거야? GDI라는 곳에 들어간거야? 아니면 적십자야?"
가이버가 의문을 표하자 시엘은 둘다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GDI는 (Global Defence Infantry) 예컨데 지구방위대를 뜻하는 말이죠."
"후하하. 지구방위대? 지구방위대~프레에~쉬이 매앤!"
알카드가 폭소를 터뜨리며 엉뚱한 포즈를 취하자 시엘과 가이버, 군인들과
우는 아이를 달래며 주사를 맞히려는 자원봉사자, 빈민들까지 그를 바라보았다.
순간 싸늘해진 분위기에 알카드는 난감하다는 듯 땀을 흘리며 뻘줌한 시선을
그들에게 보냈다.
"아아~신경쓰지 말게 시엘군. 이 알카드군은 원래 이러니까."
"시, 시끄러욧!"
"푸히힛. 알았습니다. 어쩄든 숙소로 갑시다. 다행히 여러분들은 능력자입니다.
GDI에서 여러분들을 우대 해줄 겁니다."
"자, 잠깐 시엘군. 능력자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가이버는 뭔 외계인이 탭댄스 추는 소리여? 라고 묻는 듯한 표정이 되어
눈만 껌뻑 거렸다. 시엘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뭐라고 표현하며 좋을까? 라고
생각하던 중 뒤에 다가온 사람을 보며 다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알카드와 가이버는 그의 알 수 없는 미소를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붉은 머리와, 오른쪽 눈에 그어진 흉터자국이 튀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또한 알카드와 가이버가 잘 아는 사람이었기 떄문에 모두들 기뻐했다.
"다크엔젤님!"
"그, 그 흉터는 또 뭔가?!"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뭔 소리인가? 불과 6시간 전에 헤어지지 않았는가?"
"하하..그건 가이버님과 알카드군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랍니다."
다크엔젤은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어 씁쓸한 미소를 흘렸다.
그의 어깨에는 커다란 총이 위협적으로 들려 있었다.
그의 복장은 다른 보병들이 입고 있는 갑옷같은 보호복보다 더욱 단단하고
무거워 보였는데..그들을 끌고 온 보병들이 경보병이라면
다크엔젤의 생김새는 마치...
"중갑 보병같죠? 그렇죠? 가이버씨?"
"아. 응."
가이버는 눈만 껌뻑거리며 다크엔젤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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